머릿속이 복잡해…

IMG_2431.JPG

아이들이 짐을 싸면서 남은 돈을 내게 준다.

일주일 먼저 미국으로 날아간 큰놈은 제법 많은

돈을 쥐어주고 떠났고 둘째는 6만원이 좀 넘는 돈을

내게 준다.

딸은?

3일전 3권의 책을 읽고 15만원을 받아가더니 오늘 달랑

10000원과 100원을 준다.

성격을 말해주는 부분인데 딸은 그저 돈이 있으면

다 써버리고 늘 모자라는 아이다.

하긴 나도 그랬으니 뭐 야단칠 마음은 없다.

그래도 부수입이 짭짤하다고 생각하는 어리석은 엄마.

IMG_2422.JPG

콜라와 카라멜 팝콘을 들고 ‘최종병기 활’이라는 영화를

보려고 자리를 잡고 앉아 바삭바삭 팝콘을 먹기 시작하는데

스크린에 뱃살, 허벅지..하면서 누런 지방 덩어리 흡입병원

선전이 나오는 게 아닌가.

갑자기 입맛이 뚝 떨어지면서 내 다시는 이 팝콘이나 콜라를

먹지 않으리라 싶은 게 팝콘인지 무슨 종인지 맛이 구분이 안된다.

입맛에 대한 정리를 하지 않으면 안되겠다 싶다.

자리가 없어서 나만 앞에 앉고 뒷자리에 아들과 아비를 앉히고

옆을 보니 혼자 온 여성이다.

그 여자..혼자서 중얼거리면서 영화를 보더니 급기야는 큰소리로

전화까지 5초 정도받는다.

딸은 안본 영화가 거의 없는지라 하는 수 없이 혼자 너무나

재미없다는 공포영화를 보고 우리를 기다리려야만 했다.

딸과 같은 영화를 보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IMG_2421.JPG

이번 벌초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내려가리라 다짐을 했다.

그런데 날을 잡고보니 바로 아이들이 가기 전 날이다.

하는 수없이 또 가질 못했다.

엄마, 아빠…죄송해요.

언니 꿈에 아버지가 나타나 주변의 나무들을 다 베는 꿈을

꾼 후라 오늘 가서 할아버지와 아버지 주변의 나무들을 죄다

베어버렸다고 한다.

묘소 주변에 나무가 너무 많은 것도 안좋다고 한다.

그러잖아도 늘 그 나무들이 걸렸노라고 언니는 말한다.

나무들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하나하나 예를 따지자면 그런 것도 다 이리 재고 저리 재고 해야할지도

모를 일이지만 우리집은 그다지 장묘문화나 제사관습 같은

부분에는 자유롭다.

IMG_2424.JPG

추석이 가까와지는데 남편과 나는 갈 곳이 없다.

우리끼리 제사를 지내고 나면 그 다음이 없다.

이번에는 그냥 조용한 곳으로 떠나고 싶어서 여기저기

알아봤지만 소셜커머스로 알아봐도 추석연휴여행경비는

전부 터무니없이 비싸기만 하다.

하긴 대목이니 여행사측에서도 이럴 때 돈을 벌어야지

언제버나 싶을 게고, 언뜻 눈에 띄는 가격을 쳐서 자세히

보면 결국은 낼 돈 다 내고 가는 여행이다.

그래서 못가고 저래서 못가고 갈 곳도 오라는 곳도 없다.

나는 낙숫물 떨어지는 소리라도 들리는 곳으로 가서

아무 잡념없이 푹 자고 책이나 읽고, 또 자고 그러다

오고픈데 잘 될지 모르겠다.

아무도 가지않는 곳을점찍어 두긴 했는데 글쎄—-나무아미타불.

IMG_2423.JPG

20 Comments

  1. 오를리

    2011년 8월 28일 at 5:46 오후

    내 품에 있을때의 자식들이 대견하고
    예쁘고, 사랑스럽 습니다….

    올 추석은 어떤일이 있어도 특별한 일이
    없는한 부모님 차려를 올리고…

    하와이에 부모님 묘소가 있어도 성묘는
    그저 꿈못꾸고 가을을 맞이하게 생겼습니다…

    더위에 건강챙기시고~~~

       

  2. 김삿갓

    2011년 8월 28일 at 10:10 오후

    추석이 언제죠? 아이들 가고 나면 집도 조용 할텐데 오랜만에
    부부님 두분이서 못다 핀 꽃송이 피우리라 같은 노래도 좀 하시며.
    같이 놀면 좋치 안을까요? ㅋ

    좋은 시간 되세유!!! ^________^ 구우벅!   

  3. 벤자민

    2011년 8월 28일 at 10:39 오후

    아~~~추석이오는군요
    그런거올때마다 서글퍼집니다

    요즘 중국슈퍼앞에 산더미처럼쌓여잇는
    월병을보고도 별생각없이 지나쳤는데
    그런게닥아오고있었군요

    이제애들이 다 미국으로돌아가 적적하시겟읍니다
    우리어릴적에는
    한가정두자녀하는 무슨캠페인이잇엇던것같은데
    요즘은 한가정한자녀이상 해외유학보내기가
    한국의 대세인거같읍니다^^
    내조카들도 전세계적으로 태평양으로 대서양으로 인도양으로
    아주 골고루 유학나가잇읍니다^^
    그래서 우리집안은 앞으로
    아마작은 U.N 을하나만들지않을까싶네요
    누나가말합니다
    앞으로 우리집안에는 통하지않는 언어가없을거라고 ㅎㅎ
    그런데과연 앞으로 본전을뽑을수있을지도..   

  4. TRUDY

    2011년 8월 28일 at 11:24 오후

    꿈 깨시요.. 리사 아지매~~
    아무도 안가는 곳이 이 세상 어디메 있겠시요??
    다른 사람들도 다 그리 생각할껄요. 후후   

  5. 김술

    2011년 8월 29일 at 12:11 오전

    이제 세 쌍동이가 떠나고,
    집에 적막(?)이 오는건가요?
    그럴리가 없겠지…
    천하의 슈퍼초울트라캡숑빠떼리 외계인 아지맨데.ㅋㅋ
    저도 일요일 저녁에 ‘최종병기 활’ 보았습니다.
    나름 긴박감있게 재미있더군요.
    웬일로 큰 놈이 예매했다고, 보라해서
    마님이랑 공짜 영화 함 봤슴다.   

  6. 나를 찾으며...

    2011년 8월 29일 at 2:57 오전

    아우~ 리사님~
    잠시 동안 부비부비하시던 자제분들
    다아 떠나시면 잠시 적적해지시면 어떡하나요?ㅎ

    김술님 말씀따나 천하의 슈퍼초울트라캡숑빠떼리 외계인 아지매라서
    금방 떨치시리라 믿어요.

    구엔히~ 이런 말이 그런 분위기를 더 조장하는 건가?ㅎㅎ

    암튼 걱정스런 맘에…

    와~이럴 땐 많은 이웃들이 도움이 될 수도 있는거구나아!!!!   

  7. Hansa

    2011년 8월 29일 at 3:38 오전

    아이들 키우는 마음에 공감합니다.

    부모님 살아계실 적에 잘했어야 하는디..
    돌아가시니 그저 잘못한 것만 마음에 남습니다.

       

  8. Lisa♡

    2011년 8월 29일 at 4:15 오전

    오를리님.

    이번 여름 텍사스 고생 쫌 하셨지요?

    하와이에 부모님 산소가 있다니 낭만적으로
    들리지만 가기는 쉽지 않겠군요.
    그래도 나이가 드셨어도 그렇게 부모님을 그리워
    하시니 정말 효자세요.

    샌 안토니오 체이스 뱅크에서 뭐가 날아와서
    잠깐이나마 오를리님 생각했네요…ㅎㅎ   

  9. Lisa♡

    2011년 8월 29일 at 4:17 오전

    삿갓님.

    요새 남편과는 무언이 대화입니다.
    그다지 나눌 얘기가 없어요.
    우리가 문학을 논하기도 글코
    시사교냥을 토론하기도 글코
    참….난감합니다.
    말없음이 말하는 거랍니다.
    아이들 이야기나 가족이야기 외에는
    글쎄–못다핀 꽃 한송이가 있을랑가
    모르겠어요.   

  10. Lisa♡

    2011년 8월 29일 at 4:19 오전

    맞아요—벤자민님.

    요즘은 모이면 각나라 말이 다 될 정도입니다.
    아이들 주변에는 모로코에서 온 형을 비롯
    페루에서 온 친구, 각 나라에 우리 교민들이
    없는 곳이 없더라구요.
    유럽에서 학교 다니는 아이들은 기본 4개국어를 하니
    그들과 대화하면 못할 언어가 없겠어요.
    그래도 더 내보내고 능력이 닿는 한 많이 돌아다녀야
    이득이 더 많을 겁니다.
    아무래도 경험을 쌓는 것만큼 좋은 교육은 없다고봐요.   

  11. Lisa♡

    2011년 8월 29일 at 4:19 오전

    트루디님.

    있어요.
    발견했어요.
    갔다와서 말씀 드릴께요.
    근데 아무나 가는 곳은 아니라서
    아마도 조용할 겁니다.   

  12. Lisa♡

    2011년 8월 29일 at 4:20 오전

    술님.

    초강력 울트라 캡숑 밧데리 나갔습니다.
    이제 좀 쉬려구요.
    그게 잘 될런지 모르지만.
    이미 울릉도 노래를 부르고 곰배령 노래를 부릅니다.
    근데 활요—-박해일 눈 한 번 성깔 드럽게 보이던 걸요.   

  13. Lisa♡

    2011년 8월 29일 at 4:21 오전

    나찾님.

    공항 다녀오는 길입니다.

    시원섭섭하네요.

    멋들을 어찌나 내는지 드러워서..

    핸드캐리는 하지 않으려고 해서
    나 참……으그~~~그래도 섭섭!!!   

  14. Lisa♡

    2011년 8월 29일 at 4:22 오전

    한사님.

    양가 부모님이 다 안계시니 추석 명절에는
    그저 서운한 게 뭔가가 빠진 느낌이랍니다.
    이번 추석은 조용히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려구요.   

  15. 김진아

    2011년 8월 29일 at 6:06 오전

    돈을 돌려주는 것에서 웃음이 ….

    성격 나오죠. 전부 다는 아니래두요.ㅎㅎ

    저희 애들 심부름 값 모아서 사용하는 모습 생각나서 웃었습니다.

    조용한 곳에서 ..쉬고 오세요.

    ^^   

  16. Lisa♡

    2011년 8월 29일 at 6:08 오전

    진아님.

    심부름값을 모아서 사용하는 거 어릴 때
    하던 거지요.
    어제는 시누이가 거금을 아이들 용돈으로
    준다기에 제가 킾한다고 우름짱을 놓았지요.
    거기에 별 대꾸도 없더군요.
    가끔 그런 일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말이지요.   

  17. 화창

    2011년 8월 29일 at 12:21 오후

    우린 작은 아버남 살아계실 때까지 제사와 설날, 추석 차례를 지낼겁니다.

    그 이후에는 명절에 여행을 다니려고 합니다.

       

  18. Lisa♡

    2011년 8월 29일 at 3:53 오후

    화창님.

    그래도 되겠어요?
    저희는 남편이 도저히 그런 게 안통하는 사람이지요.
    그렇다고 너무 근엄하지도 않지만.   

  19. 강정애

    2011년 8월 30일 at 6:18 오전

    리사님!
    아이들은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쓸쓸한 갯벌
    적막감과 피로감만 ㅡ
    울트라 빳데리가 나갈 만도 하지요

    리사님!
    그러잖아도
    어디 조용한 데 가서
    먹고자고 먹고자고 하고 만 싶다
    책도 읽고 기도도 많이 하고 싶다는
    메일을 친구에게 보낸 참이랍니다

    너나 없이 휴식과 재충전이
    필요한 시간인 가 봅니다
    마침 조용한 곳을 찾아 내셨다니
    그거 다행이네요
    저처럼 곱게 들국화가깔린
    오솔길 저편에?
    리사님의 천국을 숨겨둔 건 가요?
    벌써 들국화가 저리도
    곱게 피었을 리는 없고ㅡ

    좋은 휴식되세요   

  20. Lisa♡

    2011년 8월 30일 at 2:43 오후

    정애님.

    찾아보면 있을 겁니다.
    저는 일단 비스무리한 곳을
    찾기는 했는데 가봐야 어느 정도인지
    알 것 같습니다.
    산으로 들어가는 겁니다.
    나중에 알려드릴까요?

    코스모스는 피었더라구요.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