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메랄드 벌판이 가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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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 꼭대기에서 내려다보이는 땅은 온 몸을 드러내고 따뜻한

봄 오후의 햇살 속에서 졸고 있었다. 북쪽으로 뻗은 커다란 만灣은

파랗게 반짝거리고 있었다.

수많은 동전처럼 햇살을 튀겨 눈이 부셨다…..

읽고 있는 책의 한 부분이다.

수많은 동전처럼 햇살을 튀겨 눈이 부시다는 말에

한참을 거기서 머물다가 줄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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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곧 올텐데 자전거 손 좀 보라고 하자

남편은 이내 맞다며 바람 속으로 자전거를 몰고

나갔다 바람을 흠뻑 맞고 돌아왔다.

바람이 벽을 때리는 소리가 종일 나더니급기야는

거친 바람속에 눈마저 보인다.

3월이 오자 내가 봄이네- 라고 하자 혜숙이 그랬다.

눈도 한 번오고 바람도 불고 그래야 할 거라고~~

덤보의 귀를 가진 남편이 많이 추웠나보다.

나는 종일 녹두를 껍질채 갈아서 녹두전을 준비했다.

미리 삶아서 김치냉장고에 넣어 둔 숙주가 얼었다.

다시 쓸 수 있을까 하고 녹여봤더니 아 글쎄—

양재동 유명식당의 녹두전에 들어간 숙주가 왜그리

실처럼 되었나했더니 미리 삶아서 냉동시킨 녹두라

그렇다는 걸 알게 되었다.

것도 모르고 나는 속으로 어떻게 하면 저렇게 하나

골몰했던 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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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남을 때는 책을 읽고 그리고 나누어서 재방송

드라마를 봤다.

요즘 드라마를 보면서 많이 느끼게 되는 것중의 하나가

연기력인데’빛과 그림자’에서 전광렬이 맡은 악역, ‘아내

의 남자’에서 장현성이 맡은 악역남편에 꽂혔다.

자세, 표정에서 부터 비열함이 묻어나는 연기가 압권이다.

인간이 나빠도 저렇게 악랄할까 하는 게 전광렬이 맡은 역이고

같이 살던 아내에게 저렇게 매정할까, 어쩜 사랑이라곤 눈꼽만큼도

없는지 하는 마음이 절로 들게하는 역이 장현성이다.

웃기거나 말투나 사투리로 튀거나 하는 연기보다 표정이나

성격연기로 눈에 띄는 연기자를 보는 건 즐겁다.

그리고 마치 그래왔던 인간형처럼 어쩌면 그렇게도 잘 어울리는지.

배역담당자의 눈이 매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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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남편과 어디로 꿏을 보러가나..그냥 있다는 건

뭔가 발전적이질 못하지 않나해서 이리저리 머리를 굴렸다.

나는 대구쪽을떠올리고 팔공산 어쩌고 하는데 남편은

안면도가 어쩌고 한다.

교통체증이 어쩌고 하니 그럼 강원도는 어떠냔다.

아직 꽃 구경가기엔 이른 나이가 확실하다.

지금쯤 꽃을 보려면 어디를 가야하는지 모르는 게 확실하다.

광양을 떠올리지 않아도괜찮다.

어쩌면 회먹으러 가는 것도 아니고 강원도야?

그럼 꽃 말고 강구항이나 영덕으로 게를 먹으러?

아니아니아니되지….남편의 나온 배를 생각하자 크게 엑스표가.

결국 그냥 집에서 뭉게고 만다.

사실 주말에 일하는 남편과 어딜 간다는 건 무리 중에 무리다.

아침부터 고속도로는 막힌다는 방송에… 포기부터 하게된다.

그러니 나혼자라도 평일에 놀러 다녀야 마땅하단 거.

에궁~~불쌍한 직장가진 남편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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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Comments

  1. 나무와 달

    2012년 3월 25일 at 2:32 오전

    불쌍한건 남편..이란 말씀이 맞지요…ㅎㅎㅎ

    점심때 가끔 손님이랑 괜찮고 이름난 식당엘 가 보면요…남자들은 거의 없더라구요.
    아지매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서 음식 먹고, 수다 떨고…

    남편들은, 한끼 식사에 몇천원도 아까운데, 아지매들은 한끼 1만원~1만 오천원 하는
    음식들을 먹습니다.
    동네 음식점에 가더라도 마찬가지에요.

    먹이사슬로 치자면, 요즘의 남자들 맨하위 群에 속하는데 말이에요…그 옛날 기운차고 당당한 남자들, 다 어디갔어…어디갔어~~~!!!!   

  2. 한들 가든

    2012년 3월 25일 at 3:43 오전

    튀어 나온 배를
    블로그 사진의 사라진 배꼽처럼
    싸~악 다무릴순 엄나~ ㅎ

       

  3. Lisa♡

    2012년 3월 25일 at 4:47 오전

    나무와 달님.

    그래도 남자들은 저녁시간에 돈을 많이 쓰잖아요.
    저도 요즘은 그렇게 점심에 써대는 돈이 아깝기 시작했어요.
    지난 몇 십년간을 그리 살았으니 이젠 참을 때도 됐죠.
    직장 다니는 남자들이 불쌍한 건 이렇게 주말에는 교통지옥이라
    어디 좋고 가까운 곳 한 번 가족과 놀러가기 힘들다는 겁니다.
    제 경우엔 해외여행조차 남편과는 같이가기가 힘드니까요.
    나중에 가려면 그땐 힘도 없고 귀찮아지겠죠.   

  4. Lisa♡

    2012년 3월 25일 at 4:48 오전

    한들가든 오라버니.

    깜딱이야.
    내 블로그 사진들이 다 안보인다는 말로
    들려서…
    튀어나온 배는 운동이거나 안먹어야지.   

  5. 벤조

    2012년 3월 25일 at 6:28 오전

    봄이 되니까 봄’철’이 나는거유?

       

  6. Lisa♡

    2012년 3월 25일 at 8:27 오전

    벤조님.

    철은 맨날 나는데 실행이~~ㅋㅋ

    봄이 오고 계절도 바뀌고 해도 바뀌었으니
    철 좀 나야지요.   

  7. 오현기

    2012년 3월 25일 at 9:06 오전

    햇살 튀기는 수많은 동전… 그림이 그려집니다. 아름다운 텍스트.    

  8. Lisa♡

    2012년 3월 25일 at 11:04 오전

    그러니까요~~~

    그 유명한 ‘조개줍는 아이들’을 쓴
    로자문드 필처의 문장이지요.   

  9. 나를 찾으며...

    2012년 3월 25일 at 11:47 오후

    어젠 저 입술을 훔치어 가고 싶단 생각에…ㅎㅎ
    월욜 아침부터 나 …왜? 이럴까?ㅎㅎ^^   

  10. Lisa♡

    2012년 3월 26일 at 12:23 오전

    보석 때문이겠죠?

    다이아몬드.

    여성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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