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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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우에있는2층우에있는3층우에있는옥상정원에올라서남쪽을보아

도아무것도없고북쪽을보아도아무것도없고해서옥상정원밑에있는3층

밑에있는2층밑에있는1층으로내려간즉동쪽에서솟아오는태양이서쪽

에떨어지고동쪽에서솟아올라서쪽에떨어지고동쪽에서솟아올라서쪽

에떨어지고동쪽에서솟아올라하늘한복판에와있기때문에시계를꺼내

본즉서기는했으나시간은맞는것이지만시계는나보담도젊지않으나하

는것보담은나는시계보다는늙지아니하였다고아무리해도믿어지는것

은필시그럴것임에틀림없는고로나는시계를내동댕이쳐버리고말았다.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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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이해불능의 인간도 이해불능의 글도 많다.

아 물론 이해불능인 그림도 더욱 많다.

시인 이상의 ‘선에관한 각서’를 옮기려다 그 점…

이런 점들을 좀 더 굵게 가운데 찍는 법을 몰라 헤매

다가 그냥 운동이라는 詩를 올려봤다.

<날개>나 <권태>가 아닌 이상의 詩를 이해한다는 것은

엄청난 시간과 정신적 집중을 요한다.

나같은 물탕으로는 절대 이해가능한 일이 아니다.

나의 한계에 대해 절망이나 후회도 없는 것은 나 뿐 아

니라 그 누구도 이해가능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상이 죽고 없는 한 그를 이해한다는 것은 더 힘들다.

장석주 시인의 말처럼 그냥 보여지는대로 느끼는 것조차

힘들다. 왜 이상을 읽기 시작한걸까?

정말 이상하다고 아니하지 아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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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날들을 다 흘려보내다가 기어코 강남의

어느 장소에서 고쳐야 할 것들과 바꿔야 할것

들의 목록을 적어서 대충챙겨서약속을 하려고

보니 하필이면 딱 걸리는운행금지구역이다. 늘

머피는 나만 따라다니는 건지..왜 나는 이런날

만 골라서 할 일을 하려고만 하는건지. 맨날 놀

면서 미루고 미룬 일을큰맘먹고 하려는데 핵인지

획인지 때문에 다시 날을 잡아야 할 판이다. 끙~

어쩌다 미술관을 삼빡한 마음으로 콧노래를 부르며

발걸음도 가비얍게 가면 월요일 휴무이다. 머릿속

깊이 박혀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런 날 가는 것이다.

오늘은 백화점에 가서 꼭 이걸 교환해야지 하고

가면 월 2번 노는 휴일이다. 내가 하는 게 꼼꼼치

못함에서 오는 일인데 히긴 그러면다른 것이라도

근처에서 하고야 마는 성격이거나 또 다른 구실을

찾아서 때우겠지만 주로주로 나는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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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암수술로 입원해 있는 숙이남편인 훈뜨가

입맛이 안돌아온다고 호출이다. 내가내가 이러는 건

어딜가서 맛있겠다 싶으면 사서 들어오는 길에 병원

에 떨궈주고 오거나엉터리 쥬스 마시지말고 리얼 100%

쥬스를 마시라고 사다준다거나 하면서 입맛을 버려논

까닭이니 누가 뭐라해도 할 말이 없다. 얼렁 집으로

들어와서 갈아 논 녹두에 굴을 얹어 빈대떡을 몇 장 굽고

그것마저 켜켜에 기름종이를 넣어 기름도 뺄겸, 하나씩

덜어먹을 때부서지지 말라고 해서 통에 넣고 쌀을 불려

대충 갈아 굴과 대하를 얇고 길게 포를 떠서 넣고(그럼

동그랗게 말리면서 먹음직스러워보인다) 죽을 쒔다.

식기 전에 병원으로 부리나케 들고 가서 먹였다.

발음도 안되는데 "음..마시따" 하면서 먹는 걸 보니

므흣~~흐뭇하다. 에구 내가 친정엄마가 된 기분이다.

목 마른다, 사과쥬스 마셔….그리고 천일염쓰고 설탕은

절대 아가베시럽으로 교체해..알았지? 녹차 많이 마시고.

내가 마치 엄마나 건강챙기는 의사샘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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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Comments

  1. 김술

    2012년 3월 28일 at 1:12 오전

    저도 머피랑 친한 편인데 반갑습니다.ㅎㅎ
    잘 사귀어놓으면 그런대로 괞찮습니다.
    설암수술하신 분 빨리 완쾌되시면 좋겠습니다.
    리사님 정성땜에 그리 되실겁니다.
    오지랖도 그런거는 쓸만하군요.   

  2. 김진아

    2012년 3월 28일 at 1:13 오전

    ‘운동’이라는 시…읽다가 빵! 터졌어요.
    얼른 일어나서 준비해야 하는데 그만..잠시 앉았네요.

    준혁이가 가끔 보단 자주, 무슨 말인지 이해 불가한 말을 할 때가 있는데..
    올려 주신 ‘운동’ 시를 읽어 내려오다보니..

    준혁이와 닮았네요. 했습니다.

    녀석의 일기장도 몰래 읽어보면 무슨 암호와 같은 문자와 문장에 상형문자까지 합체해서
    혼자 보다가 숨 넘어 갈 것 같아..아주 나중에 이 녀석 성인이 되면 물려줄려고 보관중이죠. 녀석은 버린 걸로 알 겁니다.

    오늘 하루도 건강한 하루 보내시구요.
    늘 부지런하신 모습은 본 받을만 하셔요. ^^

       

  3. Lisa♡

    2012년 3월 28일 at 7:15 오전

    술님.

    오지랍이 아니고 부탁….
    부탁이랍니다.
    하는 수없이 들어줘야 하고
    즐겁게 들어줘야하는 부탁요.
    ㅎㅎㅎ…덕분에 오늘 아침에도
    입원준비 선물을 대신 사다 나르기도
    했어요. 떡고물도 생겼지만…ㅎㅎ   

  4. Lisa♡

    2012년 3월 28일 at 7:16 오전

    진아님.

    준혁이가 천재일 가능성도 있어요.
    잘 모아두고 잘 지켜보세요.
    이상이 천재잖아요.
    그러니..그리고 이상도 그림을 썩 잘 그렸답니다.
    준혁이가 또 시대의 획을 그을 천재화가가 될지
    시인이 될지 아무도 모를 일입니다.   

  5. 말그미

    2012년 3월 28일 at 10:45 오후

    흔히 뒤통수도 잘 치고
    어쩌다 가면 백화점 쉬는 날,
    나만 그런 줄 알았습니다. ㅎ~~~   

  6. Lisa♡

    2012년 3월 28일 at 11:10 오후

    말그미님.

    고맙습니다.
    같은 부류가 있다는 것으로도 충분히
    위로가 됩니다.
    아마 조블에 그런 이들 많을 겁니다.ㅎㅎ   

  7. 벤조

    2012년 3월 29일 at 2:53 오전

    나도 블로그를 저렇게 써야겠다.
    그러면 조블천재 나왔다고 하려나?
       

  8. Lisa♡

    2012년 3월 29일 at 10:41 오전

    벤箱이 되려나..

    조영남이 한 때 이름을
    조상으로 하려고 무지 고민했답니다.
    이상에게 완전 반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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