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아들이는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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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시간 우연히TV채널을 돌리다가 어느 여자 탈렌트

두사람이 토크쇼에서 주고받는 말 속에 연기연습에 관한

대화가 있었다.

거울을 보며 연습을 하면 아무래도 웃거나 우는 장면에서

예쁘게 보이기 위한 연습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니 거울을 보지않고 연습을 하는 것이더 낫다고 하는데

후배들이 거울을 보며 연습을 하면 선배로서 그건 아니고

거울을 보지말고 연습하라고 말해주어야 선배역할을 그나마

하는 게 아니겠냐고 했다.

그럴 경우 후배 입장에서 "선배면 선배지 그리 연기 잘 하는

선배도 아니면서 뭘 감놔라 배놔라 훈계야~~" 할 수도 있다.

받아들이기 나름이라는 말인데 그 후배가 배울 각오가 있고

개념이 있는 후배라면 아…그렇구나 하고 받아들일 것이며

개념이 없는 후배라면 쳇…하고 지 맘대로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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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퍼머를 하러 가서 책을 읽고 있는데 미용사가 보더니

"어머 그 책 로맨스 소설로 유명한 거 아닌가요?" 했다.

그때 읽고 있던 책이 아가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이었다.

사실 아가사 크리스티를 모를 수도 있고 겉표지만 봐도

척 아는 이들이 있듯이누구나 그걸 다 알 수는 없다.

그럴 때 딸 입장에서 " 아…네" 하고 말았는데 그럴 경우

그 미용사는 틀린 내용을 누구에게나 말할지 모르고 아닌데

맞다고 알 수도 있는 엉터리를 갖고 있을 것이다.

그러면 그런 경우 "네–이건 그런 로맨스 소설은 아니고

추리소설로 유명한 영국의 작가책이랍니다"

"아가사 크리스티라는 분 책 구해서 다음에 읽어보세요"

하는 게 정석일까?

나라면 후자에 속한다.

그건 잘난 척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말해주는 것이고 길게

보면 그 미용사에게도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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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르트르나 지드같은 지성인들이나라를 대표하는 지성인

이라면 국민들이 뭘 모르거나, 나라적으로 파탄인 시기이거나

방황하는 시기, 혹은 경제적으로 힘든 경우 그냥 나만 괜찮으면

된다면 가만 있는 게 겸손일까?

하나라도 근사한 말이나 지적인 어느 부분, 즉 위로가 되는

철학적 문구나 용기를 주는 말들을 해서 위안이 조금이나마

되는 게 나을까?

지식은 자기 혼자 갖고 있을 땐 지식이 아니다.

같이 나누고 모르는 이들에게 전파하고 알려주는 지식인이 될 때

그 사람도 지식인이고 그의 지식도 비로소 지식이 되는 게 아닌지.

다들 양반입네 하고 입 다물고 있거나 재산도 마찬가지로 나누어

쓰고 기부하는 문화가 될 때 그게 진정한 재산이라고 생각한다.

같이 나누고 같이 알아갈 때 그런 것이야말로 참지식인 참재산이

아닐까 하는 생각 잠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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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아들이기 나름이라는 문제도 그렇다.

어떤 이는 쉽게 부드럽게 받아들이는 일을 어떤 이는

눈꼴신다던가, 듣기싫다던가, 꼴값이라던가, 너나 잘하세요

라던가, 그냥 가만있지 라던가 받아들이는 입장들이 다르다.

다 다른 세상이다.

누가 손자이야길 하면 누구는 웃으며 재미있어하고 누구는

자랑한다고 한다.

그렇다고 너무 자기 이야긴 않고 가만 있다면 재미없는

세상이 될 게 뻔하다.

喪을 당해도 가만, 賞을 타도 가만, 좋은 일은 남이 알면

자랑한다하니 가만, 나쁜 일은 창피하니 가만…이렇게

사는 이들도 있긴 하더라만 그럼 너무 건조하다.

갈수록 뭐든 나에게 득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뭐든

쉽게 입력이 되고 진짜 그게 도움이 된다.

아무도 가지않는 강연회에 지루하게 가서 앉아 있어도

진짜 도움이 되는 번개같은 촌철살인의 한마디를듣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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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Comments

  1. Hansa

    2012년 9월 1일 at 2:30 오전

    배운 사람(?)이라면 현실 참여가 늘 화두가 되겠습니다.
    안철수 교수도 그점 때문에 뭔가를 할려하는 듯하고요..

    한국은 배운 사람 , 안 배운 사람 할 거 없이 모두들 너무 나서서 문제인 듯.. 하하
    저 사는 곳 무슨무슨 의원나리들, 단체장의 사고방식과 행태를 보면 기가 막힙니다..

       

  2. Lisa♡

    2012년 9월 1일 at 3:09 오전

    한사님.

    그런 분들은 지적 사고에서는
    점 뒤떨어진 분들 아닌가해요.
    그저 감투에혈안이 된.
    안철수 교수는 이미 백신으로 하고
    있었고 토크콘서트로 하고 있었죠.
    그런 부분은 좋게 생각하고 있답니다.   

  3. Lisa♡

    2012년 9월 1일 at 3:10 오전

    관료주의적 사고가 문제이고

    대체적으로 높은 자리에 있는 분들 경우
    그 가족들이 더 그런 사고에 접근한 삶을
    사는 경우가 종종~~   

  4. 커피좋아

    2012년 9월 1일 at 9:08 오전

    한지인이 싫은 사람이 호의를 제의할때 단칼에 싫다고 한다고
    자랑스럽게 말하길래
    그래도 상대가 연세도있으시고 가급적 기분상하지않게
    거절하는게 좋지않겠냐고 말했다가 곧 후회했어요
    물론 여러 사람이 있는 자리였지만 담박에 새초롬해지는 표정에
    너 아직 멀었구나 하는 느낌이……
    아직도 절 대하는 태도가 냉냉한…..언제풀어지려나……
    머 영원히 안풀어져도 아쉬울것 없지만   

  5. Lisa♡

    2012년 9월 1일 at 11:37 오전

    저도 단칼 스타일인데 결국 그게 자신에게
    손해라는 걸 알았지요.
    그래서 되도록이면 기분 상하지 않게 돌려서
    말하는 방법을 연구중인데 잘 안되어요.
    버릇인지라.
    저 같으면 그리 말해주시면 고마워할 것 같은데..ㅎㅎ   

  6. 리나아

    2012년 9월 1일 at 4:19 오후

    아…나같아도 `그건 로맨스가 아니고 추리…`.하는 게 낫다 싶은데 …
    근데 그렇게 말할때 좀 친절하게 얘기해야 듣는사람이 무안하지 않겠다 싶구요..
    때로..상대적인것 같아요
    아는척 잘난척 하는 사람이라면 …틀린대로 살든지말든지…아는척하든지말든지…말섞고싶지않고요… ^^

       

  7. Lisa♡

    2012년 9월 2일 at 1:01 오전

    네에~~리나아님..

    조심할께요~~헤헤   

  8. 벤조

    2012년 9월 2일 at 1:30 오후

    이건 그 미용사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문제일 수도 있죠.
    세상에는 아가사 크리스티를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을수도 있다는 것을
    내가 모르고 있다는 겁니다.
    길에 가서 물어보세요.
    누구? 영화배우인가요? 할 사람도 있을거예요.

       

  9. Lisa♡

    2012년 9월 2일 at 1:56 오후

    그러니까요.

    모르는 이가 더 많지요.
    그렇다고 뻔히 틀리게 말하는 걸
    그냥 수긍하기도 편하지 않고.
    그런 문제가 많죠?
    벤조님의 생각이 옳은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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