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그문트 그로븐 하모니카 연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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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넥타이와 빨간 헹거치프를 한 그가 피아노 반주자와 함께

무대 위로나올 때 나는 그들의 얼굴에서 ‘평화’를 읽었다.

46년 생인 ‘지그문트’와 그와 함께 25년간 반주로 같이 호흡을

맞춰 온 ‘이바르 안톤 와고르’의 얼굴엔 세상의 평화와 0.1%도

팻이라고는 없어보이는 순수함으로 다가왔다.

어쩌면 인간이 60년이 넘게 살고 저런 얼굴을 하고 있나 부럽다가

아니라 내가 부끄럽다였다.

얼굴에 넘쳐나는 욕심과 부질없는 욕망들이 난무하는데 그들은

먼 천국에서 온 듯 순백의 표정을 지닌 천사들 같았다.

내가 제일 앞에서 두번째 줄에 앉아 그의 주름까지 다 보였다.

사진은 완전 분위기 안나온 것임을…

그리고 이바르가 피아노 치는 동안 그의 옆모습을 보며 참 설레였다.

늘 변함없이 곁에서 빙그레 웃고 있을 것만 같은 남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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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그문트의 손에서 하모니카는 아름다움과 섬세함을 지닌 악기가 된다.

한 시대 앞선 ‘토미 라일리’와 ‘래리 애들러’와 같이

하모니카가 낼수 있는 광범위한 음색의표현이 가능한 연주자로

그의 음악적인 기교는 더랑 나위 없는 최상의 것이며,

하모니카에 있어서 세계의 가장 뛰어난 연주자임에 틀림이 없다"

–조지 마틴 경(영국 음반제작자& 작곡가:비틀즈 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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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마틱 하모니카로는 세계 1인자로 불리는 지그문트 그로븐.

자작곡인 노르웨이의 밤은 정말 좋았다.

자작나무 숲이 연상되기도 하고 오슬로의 눈오는 밤이 그려지기도 했다.

작곡에서도 뛰어난 기량을 보이는 그로븐은 우리가 흔히 들어 온

‘솔베이지의 노래’나 ‘런던데리 에어(대니보이)’와 ‘아베마리아’

‘예스터데이’등을 연주할 때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연주였고 마지막 곡

‘하바 나길라’는 퍼펙트한 기교를 보여주었다.

벌떡 일어날 뻔 했다.

40년간 얼마나 많이 연주했으면 그렇게 완벽하게 할까.

나는 ‘솔베이지의 노래’가 그렇게 슬프게 아름답게 들린 건 처음이었다.

눈물 한 방울이 나도 모르게..뺨을 타고 흘렀다.

레오도르의 발라드를 들을 땐 고독한 남자가 골목길을 마구 걸어가는

영화같은 장면을 떠올렸다. 남자에게 어울리는 곡이라는 생각.

바이에른의 딱따구리는 독일 여름의 무성한 싱싱한 숲이 그려졌다.

다음엔 전제덕의 연주회를 꼭 가리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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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나다

노르웨이의 밤

톨레도

솔베이지의 노래

노르웨이 무곡

수련

아베마리아

가보트와 론도/무반주 바이올린을 위한 파르티타 제 3번 중

아리아

귀향

불빛너머로

불가리아 결혼식 댄스

런던데리 에어

옛날 그 옛날에

바이에른의 딱따구리

썸머타임

무지개 너머

예스터데이

‘비긴’이 시직되면

레오도르의 발라드

봄을 기다리며

하바 나갈라

* 이바르 솔로 피아노 연주

안단테/ 피아노 소나타no.15, KV.545, C장조.2악장-모짜르트

Gershwin Songbook중에 Piano Solo -거쉰

2 Comments

  1. Hansa

    2012년 9월 7일 at 1:17 오전

    빨간 타이, 행거치프.. 정겹습니다. 하하

    레퍼토리가 모두 낯이 익군요..
    저는 그로븐의 ‘하바나길라’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리사님

    아름다운 연주, 멋진 시간이었을 듯.
    부러워요. 리사님.
    이럴 땐 서울 살아야하는디.. 하하

       

  2. Lisa♡

    2012년 9월 7일 at 9:58 오전

    그렇지요?
    부럽지요?
    이럴 땐 문화적인 공간이
    옆에 있다는 게 정말 좋습니다.
    그 두 분 봤다면 한사님도 상당히
    좋아하셨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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