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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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가 어렵게 말한다.

"….너무…길어…길어"

인생이 너무 길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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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전세계에 공통으로 문제시되는 노인문제를 말하지 않겠다.

둘만 사는 노인은 혼자사는 노인보다 조금은 더 나을지도 모른다.

유럽이라 아이들에게 의지하지않고, 추한 모습 보이고 싶지않아하는

지적인 부모역할도 굳이 말하고 싶지않다.

오랜만에 찾아와 휄체어에 탄 스승의 모습에충격먹은제자에게 나이

들면 다 이럴 수 있다면서 그 이야긴 그만하자는 아름다운 스승님에

대해서도 그냥 무시하자, 두 노인이 한 때 음악가였다는 사실마저도

무시하자, 외딸도 음악가라 유럽을 돌며 연주한다고 부모를 자주 못보는

것도 이해하고 영국식 조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사위가 오는 것을

편치않게 생각하던 엄마도 무시하자구..그런데 미카엘 하케네 작품치고

너무나 사실적이다.

지극히 사실적임에도 불구하고 빨아들이는 힘과 무시할 수 없는 경지가

있었던 영화다. 하케네 나이가 주는 경륜과 이해가 주는 마력일까?

꾸미지도 않고 그저 오래된 엄마의 난로처럼 혹은 양탄자처럼 다가오는

영화이지만 깊은 아픔과 감동과 삶에 대한 피할 수 없는 답이 없는 답을

주었고 아이들에게 나와 남편을 위해 꼭 보여주고픈 영화다.

두 노부부가 부축하며 걸음 연습을 할 때내 부모생각에 많이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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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케네를 존경하는 건 자연스러운 모든 배경과 음악과 사람이다.

그의 수준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오래되고 낡은 것들만이 주는 편안함과 아름다움이 담겨 있었다.

손때가 묻은 오래된 녹음기와 오디오세트, 격조는 있지만 약간씩

끝이 닳아보이는 거실의 소파들과 액자들의 모습과 우아하고 낡음이

주는 그 형언키 어려운 양탄자의 깊은 색깔.

많은 이들이 만지고 때가 녹아든 문들과 창틀과 유리조차 우아했다.

비싸고 화려한 것들과는 달리 존재만으로도 차분해지게 하는 가구들,

좁은 부엌엔 오래되어 반들거리는 그들을 닮은 의자가 있었고, 거실엔

두 사람이 치던,추억이 가득한 고급 그랜드 피아노가 놓여있었다.

건물들 사이에 마당으로 난 창엔 스테인드글라스가 튀지않게 박혀있고

그 창을 통해 두 번이나 비둘기가 들어온다.

창과 비둘기의 우연을 가장해 말하고자하는 감독의 심리는 무얼까 생각했다.

그리고 부모들 이야기, 또한 나의 이야기, 모든 사람의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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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여에 나왔던 장 루이 트린티냥의 모습은 세월의 흔적을

말해주고 두거장의 연기력에 두 사람과 함께 영화를 찍은 이자벨

위페르조차 존재감이 크게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마지막 장면이 슬프지만 아주 근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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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에서 마비가 되지않은 왼 손으로 식사를 하던 안나가

갑자기앨범이 보고싶다고 한다.

오래된 가족들의 사진을 보다가 그녀는 말한다.

"인생은 참 아름다워~~"

2 Comments

  1. Hansa

    2012년 12월 31일 at 12:44 오전

    장 루이가 노인이 되었군요..

       

  2. Lisa♡

    2012년 12월 31일 at 11:56 오전

    그게 그렇더군요.

    하지만 나이들어도 두 주인공 인물이
    아주 볼만하더군요.

    연기 또한 정점에 도달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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