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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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 사는 조카가 아이를 데리고 잠깐 서울에 왔다.

시누이는 인형을 키우느라 난리가 났고 날더러 빨리

인형을 보러 오라고 성화였다. 주말에 그 인형을 보러

갔다. 자기 자식이 아이를 낳으면 누구나 다 세상에서

최고의 아이가 태어난 듯 한바탕 법석을 떨기 마련이다.

그리고 자랑하고 싶고 다른 이들에게 보여주고픈 게 모

든 이의 행동처럼 당연하게 여겨진다.

더러는손주자랑 하려면 돈을 내고 하라고 하고 그게

지나면 돈을 주면서 입을 막거나 차비해서 먼저 가라고

한다면서 우스개를 한다.

자기 자식보다 더 예쁜 게 손주이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는 말이 있듯이 시누이도 난리블루스다.

아기김태희라고 못 박듯이 말해서 뭐라 항변도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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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받을 아이는 다르다. 울지도 않고 낯도 가리지

않고 하루종일 낑소리한 번 내지 않는다. 뉴욕서 아빠는

빨리 오라고 성화이고 여기선 할머니가 더있다가면 안

되냐고 딸을 꼬셔보는 중인데 아무래도 아빠가 우세하다.

옷을 선물로 사려다가 도대체 높은 눈높이에 맞추기가 뭣

해 그냥 유기농 장난감으로 아기선물 준비를 했다.

영국산인데 뭐가 그리 비싼지 깜짝 놀랠 정도였고 나도

아기를 키운지 이제 20년이 지나다보니 기억이 가물거린다.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을 맞은 조카는 결혼 전보다 더

예뻐 보이고 성숙해 보인다.

그 세련된 눈에 아기 옷을 내가 골랐다가는 발에 채일 게

분명해서 그냥 최고 비싼 장난감으로 골랐더니 마음에 드

는 모양인지 아기도 엄마도 다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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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가까운 친척들에게 아기를 선 보이고 그

다음엔할머니 친구들과 엄마가 그나마 알고 지

낸다면 지낸다고 할 수 있는 한국의 지인들에게

자랑삼아 선을 보이는 나날들이다.

할머니는 온갖 아기가 좋아할 것들을 사다가 집

이 유치원으로 변했고 벽엔 커다란 아기 사진이

걸려있으며 식탁 위엔 유치찬란한 장난감들이 펼

쳐져 있어서 웃음이 절로 난다. 아기는 집 안의

웃음 보따리에 행운을 가져다주는 천사이다.

친척인데 이리 예쁜데진짜 내 아이들이 아기를

낳으면 얼마나 예쁠까 싶다.

흐뭇한 눈으로 아기를 바라보고 안아 보고 데리고

얼러보기도 하고 종일 시간이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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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빨은 6개월 때 나고, 이유식은 5개월부터 시작하고

TV는 안 보게 하고, 뭐 정해진 대로 척척 엄마표가

되어가는 조카를 보니 신기하다. 그렇게 다들 변한다.

멋만 부리고 아기에게 헌신하리라고 기대도 하지않

았는데 영락없이 헌신하는 엄마이다.

무거워도잘 안고 업고 둘러매고 다니고 뉴욕 지하철도

혼자 아기안고 잘도 타고 다닌다고 한다.

아기를 보고 있자니 세월의 빠름에 나의 나이를 실감.

조카가 유치원 때 내가 결혼을 했고 이제 그 조카가

아기엄마가 되었으니 세상이치가 다 그렇다.

재미없을만하면 이렇게 새로운 인물탄생으로 다들 즐거

워하고 그 이야기로 꽃을 피운다.

시누이가 닭살이라도 용서하라기에 요즘 못생긴 부산 조카

아기 동영상에 전화로 들려주는 목소리에 이골났다며 우린

웃고만다. 그리 자랑하고픈 아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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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Comments

  1. 안영일

    2013년 2월 24일 at 2:46 오후

    주인장 리사님이 아기 바구니 (안전 벨트의자) 서둘러 하나 보내주셔야 할것 같습

    니다, 6개월짜리 공기돌 놀듯이 어른들 소홀희 생각하면 큰일남니다, *이곳에서

    는 1살 미만의 갓난이 전문 종합병원도 있고 그리 어린애기들 다루기 힘들다는

    이야기 입니다, 주인장이 사준 프라스틱 작난감 6개월 짜리용 맟습니다, 영향상태는

    6개월 포동포동한 아이들 보다는 아직 우유안지 ?젖살이 부족해봄입니다,

    주인장집에 줄경사 나는날 웃음이 함박많은 주인을 생각해봄니다,    

  2. 김진아

    2013년 2월 24일 at 3:03 오후

    세상엔 내 아기가 제일루 예쁘죠.

    그게 당연한 것이고, 그 순간이 참 인 것이죠. ^^

    엄마가 된다는 것…그것은 축복입니다.   

  3. 사랑詩

    2013년 2월 25일 at 4:51 오전

    ㅎ~~추천입니당…^^   

  4. 옛멋

    2013년 2월 25일 at 8:34 오전

    제 딸 어렸을때 보다 조금^^ 아주 쪼끔~!^^이지만 정말 예쁩니다.
    아이들은 천사같아요.
    저도 우리 아이들 어렸을때는 딸 바보처럼 자랑질만 하고 살았던 기억이 납니다 ㅎ~   

  5. Lisa♡

    2013년 2월 26일 at 8:52 오전

    안영일님.

    아 저 장난감 제가 사준 것 아닙니다.
    제가 사준 건 토끼인형이지요.
    오르골이 들어 있는..   

  6. Lisa♡

    2013년 2월 26일 at 8:54 오전

    진아님.

    맞아요,
    축복,
    제일 아름다운 순간이라봐요.
    요즘 주변에 새로 아기를 얻은 집들이
    좀 있는데 행복한 비명들을 질러서
    귀가 아파요.ㅎㅎ   

  7. Lisa♡

    2013년 2월 26일 at 8:54 오전

    사랑시님.

    올해 복 가득히 받으세요.   

  8. Lisa♡

    2013년 2월 26일 at 8:55 오전

    옛멋님.

    천사들이 있어 우리가 그나마 삶에서 위안을 받아요.
    바보가 되어도 좋을 것 같죠?
    딸바보, 아들바보,리사바보도..ㅋㅋ   

  9. Hansa

    2013년 2월 27일 at 12:19 오전

    부러워요. 리사님
    맨 아래 애기 자는 사진, 이쁩니다! 하하

    저도 빨리 손자를 안아보고 싶은데요…

       

  10. 벤조

    2013년 2월 27일 at 2:15 오전

    리사님 애들도 예쁩니다.
    조카의 딸도 리사님 닮았어요.
    예뻐요.
    벌써 자기가 김태희 인걸 아는 표정인데요?   

  11. Lisa♡

    2013년 2월 27일 at 4:23 오전

    한사님.

    저도 부러워요.

    오늘 뒤집었다네요. ㅎㅎ   

  12. Lisa♡

    2013년 2월 27일 at 4:24 오전

    벤조님.

    아기들은 어쩌면 저리도 다 예쁜지

    진짜 계속 만지고 싶어요.   

  13. 나의정원

    2013년 2월 27일 at 5:12 오전

    아기가 주는 선물이 바로 웃음이 아닐까요?

    그래서 인화초라고 하쟎아요.

    정말 귀엽고 깨물어주고 싶네요.

    살아있는 그야말로 그대로 인형입니다.    

  14. 푸나무

    2013년 2월 27일 at 12:58 오후

    인형이고
    천사고
    김태희고
    웃음이고
    기쁨이고
    꽃입니다.

    나두 안아보고 싶다요…….   

  15. Lisa♡

    2013년 2월 27일 at 2:02 오후

    나의 정원님.

    인화초 맞습니다.
    아기들의 침방울도 예뻐요.
    오늘 뒤집었다고 난리가 났어요.
    걸으면 방송타겠어요.   

  16. Lisa♡

    2013년 2월 27일 at 2:03 오후

    푸나무님.

    안아보고 싶지요.
    친손주로….후후
    아기가 태어나 저렇게 웃고
    말하고 기어다니고 걷고..
    그럴 때 참 행복한 순간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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