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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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백인 이들의 머리를 뒤에서 가만보자면

정수리 부분에 꼭 한 두가닥이 튀어 올라와

있는 머리카락은 반드시 하얀색이다.

흰머리가 힘이 더 세다는 뜻인지 거의사람들의

머리 가운데 뻗쳐 있는 머리카락은 하얗다.

나야 뭐…흰머리가 아직 그 정도도 아니고

귀 옆으로 송송 나는 정도이지만 주변에 반 이상

하얗게 되어버린 이들의 머리를 보다보면 그

하얀 머리를 탁 뽑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내 머린 흰머리가 생겨도 힘이 없어서 아마 축

처져서 누워있겠지만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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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처럼 예쁜아가씨가 말하길 "이번에는 벤틀리 타는 남자랑

사귀다가 헤어졌으니 이젠 마세라티 타는 남자를 사귈래요"

그 말을 전하며 사촌시누이가 재밌어 한다. 그 아이는 인형같은

외모라며 다리도 어디 튀어나온데 없이 완벽한 바비인형이란다.

마치 그 아이에게 반한듯 하는 사촌시누이를 보니 기가 찬다.

내가 그 아이 아는데 머리에 든 게 하나도 없다는 시셋말이 딱

들어맞는 아이고예쁘다는 생각보다는 그냥 가볍게 보인다.

그야말로 청담동 바닥에서 노는 여자아이를 두고 칭찬을 하는

누님을 보자니 내가 잘못된건지 그 공예성에 기준을 모르겠다.

내가 꼬인건지, 내 성격상 그런아이를 싫어하는건지 뭐가 정답

인지 알 수없다. 만약 내 아들이 돈이 많아 외제차를 몰고 다니며

그런 여자아이를 사귄다면 기절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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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 엑기스를 담궈 보겠다고 황설탕 3키로짜리를 사고

길다란 망에 든 양파를 사다두고 그냥 썩혀 누런 양파껍질

물만 타일에 들었다. 그리고 3키로 설탕은돌이 되었다.

천일염을 사다두고 잊고는 다시 사고 하길 여러 차례다.

가장 오래된 천일염 봉투가 까만색으로 변했다. 본래 흰색.

포도를 상자째 사다두고 반을 먹고 그 위에 다른 과일을 얹어

두길 여러 박스째…포도의 반이 건포도로 변했다.

그런데 만지기도 싫어 그대로 두고 있다.

감자는 괜히 10키로를 시켜 반도 먹지 못해 거의 싹이 나서

이젠 감자보다 싹이 더 많아진다.

나 이렇게 살아도 되는거야? 지옥 갈런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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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성당에서 차동엽신부님 강연이 있다고 문자다.

부리나케 달려가 제일 앞에 앉아 즐거운 마음으로 집중.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달리 사도신경만을 파는 신부님 덕에

사도신경에 대해 좀 알게 되었다.

사실은 나는 다른 강연을 기대했던 것인데 내가 오버했다.

마치고 그날따라 밤부터 추워져 바람이 불고 나의 의상은

먋은 편이라 추위를 안타는 나도추위에 떨고 있었다.

윗집 여자를 만났다. 밤 10:30분.

너무나 얌전한 그녀에게 용감하게도 "차 갖고 오셨죠?"

그러자 대뜸 눈빛이 흔들리더니 "어디 들렀다 가는데.."

한다. 어찌나 어찌나 섭하던지..그리고 어찌나 저찌나

물어본 내가 후회되던지…내가 미쳤지, 미쳤지..그 얌전한

여자에게 감히 말을 걸다니…미쳤지, 미쳤지.

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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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1. 말그미

    2013년 2월 28일 at 11:21 오전

    아직 염색을 안 해도 되는 리사 님이 참 부럽습니다.

    차동엽 신부 강의는 꼭 한 번 듣고 싶었는데 한 번도
    실행을 못했습니다.

    얼마나 서운하셨어요, 그 차 가져온 이웃에게…
       

  2. Lisa♡

    2013년 2월 28일 at 12:02 오후

    말그미님.

    물론 일이 있어 다른 곳 들릴 수 있는데
    좀 섭섭했답니다.
    다른 곳 잠깐 들렀다 가도 되면 타세요~
    했다면 아마 타지않았을 겁니다.
    워낙 항상 심각할 정도로 조용한 분이라.
    후후후..사람을 싫어하더라구요. 보통 때.
    차동엽 신부님은 책이 더 좋은 듯..저는요.   

  3. 벤조

    2013년 2월 28일 at 3:05 오후

    말씀이 좋은 분이 있고, 글이 좋은 분이 있고…
    저같으면,
    리사 러브 얼릉 태우고
    머얼리 강변도로까지 돌아갔다 올텐데…뭘 모르네, 그 얌전이!

       

  4. Lisa♡

    2013년 3월 1일 at 12:49 오전

    벤조니임….쵝오!

    근데 그 분이 절 싫어하나봐요.
    무서워하거나..그 분 동네분들
    다 무서워하거든요.
    그냥 혼자만 평화주의자예요.
    다 피하고 보는…ㅋㅋ
    그래도 부러운 건 저도 그런 면이
    좀 있었으면 해요.
    비온 후, 맑은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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