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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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초록이 좀 더 자라면 말이지 정말 초록벼 사이로

초록바람이 분다…뼈 속 깊이까지 문학적이야..게다가

시골에 태어났다면 정말 그 맛을 아니 행운이지 뭐야.

초록색 바지를 입은 그녀가 그 초록바람을 얘기할 때

믿을까 몰라, 살짝 초록맛이 나는 바람이 부는 척 했다.

그런 말을 할 줄 아는 사람을 어찌 지척에 두었는지 나도

대단하게 느껴지는 게 아니던가. 알아듣는자와 알아듣지

못하는 자의 차이는 삶의 재미가 다를게야.

좀 더 보이는 자와 척하면 알아듣는 자들은 사는 게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한층 재미나고 정신적 풍요를 느끼는 거지.

초록바람의 향과 색과 맛은 어떨까를 아는거지.

아침의 보라와 저녁의 블루도 알아보는 사람인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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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로반사’

돌길이 반은 모래가 되었다는 말이라고 했다.

늘 앞에서 나서서체하는 이보다 뒤에서 가만있는 이들에

고수는 숨어있기 마련이다. 그 내공의 고수가 말해주었다.

찬찬한 전설스런 설명까지 곁들여. 두고두고 가슴에 박혀

잊혀지지않을 말과 모습과 숨은 내공과 깊이까지 보여주더라.

‘석로반사’를 아무리 기억해내려해도 기억나지 않던 아침에

문자를 했다. 척하면 삼척이라고 내공을 가진 이는 설명까지

멋붙여 답을 보내온다.TV에나 나오고 남 앞에 나서길 좋아하는

이들보다 숨어있는 이들에게 더 뛰어나고 내공을 갖춘 멋진

이들이 많다며 그런 사람을 찾을 줄 아는 안목을 기르라고

윤교수님은 말했다. 얄팍한 나를 뒤에서 한껏 보듬어 주던

내공의 소유자가 아침내내 그리워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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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꾼아저씨였다면 아마도 더 어울렸을 법한 남자를 봤다.

어중띤 반바지에 아무나 줒어 쓸 모자같은 것을 걸친 납작한 코.

그리고 허술하고 가늘고 떨리기까지 하는 목소리를 지닌 위가

약하고 과민성대장염을 갖고 있기까지 하다는..그 남자.

제법 괜찮은 인간이라는 걸 알아봤다.일부러 잰 체 하지않고

일부러 모양도 내지않는, 거기다 세포까지 소박하고 그냥 겸손한

그런 그가 내일 개인전을 연다. 화가였단 말이지. 그리고 개인전을

자주 열다보니 사람 초대에도 미안스럽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

뉴페이스를 초대한단 말이지. 내가 아들 수술관계로 못갈지 모른다하니

급실망하면서 그럼 개인전을 취소하겠다는 농담을 슬그머니 할 줄 안다.

국전작가, 국립미술관 소장작가였다고?

정말 귀엽잖아..낚시꾼어중띤 아저씨가 말이야. 꽃, 과자..전부

사양품목이라니 그럼 뭘로 써프라이즈를 해주나, 비음섞인 그가 화들짝

놀래도 놀란 척 하지않을 그런 신선한 선물을..미리 골라놨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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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해도 밉지않은 사람이 있고, 웬간하면 귀염성이 있는 이가 있다.

처음엔 눈에 띄지않으나 자꾸 보면 보이는 꽃이 있듯, 네가 그렇다.

라고 말해주고픈 이가 있다.자신이 갖지 못한 성품이라 나는 비교적

그런 이들을속깊이 좋아한다. 그렇다고 대놓고말하지 못할 적도 많다.

속으로는 정말 좋아하고 있다. 하지만 표현하지않은 사랑은 사랑이 아니듯

우정이나 친분관계에서도 적어도 마음만은 확실하게 보여주어야 한다.

하지만 눈빛이나 은근한 교감으로 표현하기도 하니 서로가 알아본다.

자꾸보니 정말 볼매라고 은근히 매력적인 여성들이 있었다.

이미 만나지 9개월이 되어가지만 몰랐던 부분을 갈수록 새록새록 숨겨

두고 꺼내먹는 곶감처럼 맛보고 있는 중의 여성들이 있다.

같이 미술사 강의를 듣는 이들인데 진흙 속의 진주들이 있었던 것이다.

자꾸만 보면 보이는…모르고 지나치면 보이지 않았을 법한 꽃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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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by 경훈

10 Comments

  1. 김술

    2013년 6월 25일 at 1:06 오전

    이미 알고 계신 분들…
    새로이 아시게되는 분들…
    모두 소중하고 아름다운 관계 유지하시길…
    그런데 말입니다.
    장강의 앞 물결이 밀려나듯
    그렇게 예전 분들을 밀어내시면
    아니되신단 말입니다.   

  2. Lisa♡

    2013년 6월 25일 at 1:15 오전

    술님.

    군대식 어법이다 말이십니까?
    밀어내다뇨~~본래 더 일찍
    아시던 분들이란 말입십니다.

    ㅋㅋㅋ   

  3. Hansa

    2013년 6월 25일 at 1:16 오전

    둘러보면 리사님 말씀처럼 들과 산이 모두 ‘초록’이에요.

       

  4. 말그미

    2013년 6월 25일 at 5:11 오전

    리사 님,
    난 시골에서 태어나 초록냄새도 알아 행운아?
    정말 그런 거 느낄 때가 있어요.

    리사 님은 도시냄새에 좀 더 가까운 거 같은데 맞나요?
       

  5. Lisa♡

    2013년 6월 25일 at 9:08 오전

    한사님.

    초록만….일부러~~
    초록을 보면 눈이 좋아진다지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색이지요.   

  6. Lisa♡

    2013년 6월 25일 at 9:09 오전

    말그미님.

    저는 완전 도시녀.
    시골에 아는 사람도 하나없는
    가엾은…시골서 태어났다면
    글도 잘 썼을 겁니다.
    모든 유명작가가 대부분 시골출신.   

  7. 오드리

    2013년 6월 25일 at 9:48 오전

    무슨 선물? 살짜기 귀뜸해 주세용   

  8. Lisa♡

    2013년 6월 25일 at 10:04 오전

    전화로~~~~   

  9. 푸나무

    2013년 6월 27일 at 2:20 오후

    초록맛이 나는 바람…..
    아이구 리사님이 문학적이셔 베리베리…ㅎ

    그 선물 나도 궁금
    카톡으로?    

  10. Lisa♡

    2013년 6월 28일 at 1:09 오후

    그 선물요.

    그 화가가 도시 씨리즈를 하더라구요.
    이번이 샌프란시스코더라구요.
    그래서 MLB에 가서 샌프란시스코 신형 모자를 했어요.
    그 분이 이마가 넓다고 모자를 즐겨 쓰더라구요.
    오늘 아침 인증샷까지 보냈네요.
    머리에 딱 맞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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