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얄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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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21일.

한국에서는 처음이라는 베토벤 교향곡 전곡연주.

관객도 대단한 체력을 소유한 이들만의 기회이기도 하다.

둘째 날.

피곤함이 가시지않은 나는 중간중간에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안되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베토벤을 사랑하는 이들었고

기대감을 가득 안은 얼굴로 홀 안을 가득 메웠다.

네델란드 악단이다보니 아무래도 키들이 크고 기럭지가 길었다.

악기의 배치가 다른 오케스트라와는 달랐는데지휘자인 이반 피셔는

악기 하나하나를 손으로 가르키며 지휘를 했고 손가락마저

정교하게 지적을 하면서 확실하게 지휘를 했다.

제 3번 ‘영웅’을 연주할 때는낯익은 주제에 친근한 느낌마저 들었고

나폴레옹을 떠올리고 루돌프공을 기억하기도 했다.

제 4번을 먼저 연주하고 3번을 나중에 연주를 했는데 4번을 작곡할

즈음엔 베토벤의 귓병이 극히 악화될 시기였다고 한다.

멘델스존과 슈만은 이 4번 교향곡을 두고 ‘날씬한 그리스의 미인’같은

곡이라고 했다고 한다.

날씬한 그리스의 미인을 연상하면서 들으니 그럴 듯 하기도 했다.

관객들 중에는 하얀 머리를 한 분들이 눈에 많이 띄였는데

어느 길죽한 모딜리아니 그림의 모델같은 한 여성은 하얀 머리에

살구색 니트상의를 입고, 까만 주름치마를 입었는데 커다란 샤넬 가방을

매고 고고하게 앉아 있었다.

어김없이 장일범씨는 귀여운 밝은 모습으로 나타났다.

내 자리 오른쪽으로는 작고 음악대학 교수이신 분이 앉았고

오른쪽으로는 가죽상의에 진바지를 입은 멋쟁이 외국인이 앉았는데

양쪽에 앉은 남성들로 인해 공연내내 신경이 쓰였는데 외국인의 긴 다리가

내 가방을 약간 짓누르고 있었기에 더욱 더 그랬다.

공연이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는 알 수 없는 감정이 가득 차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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