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스덴 필하모닉과 백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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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독지휘자.

명장 쿠르트 잔데를링의 아들, 미하엘 잔데를링.

동독의 느낌을 간직한 드레스덴 연주자들.

진지하고 소박하고 실력을 갖춘 이들로 보였다.

말하자면 참 좋았다.

백건우도, 미하엘도, 오케스트라도.

허세가 낄 수 없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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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26일>

루드비히판 베토벤

피델리오 서곡 Fidelio Op. 72:Overture

피아노 협주곡 3번 C단저, Op. 37

요하네스 브람스

교향곡 1번 C단조, Op. 68

<6월27일>

루드비히 판 베토벤

피델리오 서곡 Fidelio Op. 72:Overture

피아노 협주곡 4번 G장조, Op.58

교향곡 7번 A장조, 0p.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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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건우.

2000년 베토벤 전곡을 연주했고, 베토벤이라면 해석이 탁월하다.

피아니스트를 가까이서보니 그는 때론 바보 같았다가, 소년 같았다가

열정적이었다가 미쳤다가 몽상적이었다가 하는 변화를 보였다.

내 눈에는 적어도.

멋있었고, 얼마나 피나는 연습을 했기에 악보도 없이 베토벤을 저리

유려하고, 거슬림없이 치는지 존경스러웠다.

상업적인 천재 랑랑이 떠올랐고, 글렌 굴드도 떠올랐지만 그가 우리의

피아니스트라는 게 정말 자랑스러웠다.

전혀 속물스럽지 않은 사람.

가까이서 보니 표정 하나하나에 손놀림 하나하나까지 얼마나 심취했는지

보였고 한 번은 열중한 나머지 손이 공중에서 잠시 떨리기 까지 했다.

본래 그에 관한 일화나 가까이서 여러 번 봤지만 이렇게까지 몰입해본 적

없었고, 숨소리 하나까지 느낄만치 와닿았다.

완전 한 피아니스트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리고 베토벤의 이 협주곡-너무나너무나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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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생겼다고 미리 소문이 자자했다.

아버지와두 명의 형들까지 모두 지휘자이며

첼로연주로 쿠르트 마이어에게 열광적인 찬사와 총애를받고,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수석 첼리스트로 취임한 그다.

그리고 베를린 방송교향악단 수석 첼리스트를 거쳐 2001년부터 지휘자로

전향을 했다.

깨끗한 외모에 열정적으로 지휘를 하는데 지휘를 아주 잘한다.

피델리오때는 어쩐지 연주자보다 반박자 빠르게 하나싶었는데

나중에 보니 정말 지휘를 잘했다.

2013년에 율리아 피셔와 내한공연을 한 번 했다.

마지막 연주후, 밖에 있던 금관악기들이 우르르 들어오는 진풍경이

이미 명랑한 기운을 주었는데 연이어 지휘자가 걸어들어오는데 금관악기들이

낮고 풍성하게 울려퍼지기 시작했고 지휘자는 뭐지? 하는 표정으로

들어오며 우리를 금관악기의 연주로 안내했다.

나라 전체가 많이 가라앉은 분위기인데 라데스키 행진곡은 즐거웠다.

풍성하고 낮게, 그리고 마음을 들썩이게 행진곡 연주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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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스트라를 보면 멋쟁이들로 화려한구성원으로 되어있나하면

진지하고 약간은 촌스러울만치 멋과는 거리가 먼 구성원들도 있고

어느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자기 핸드백을 매고 나와 의자에 걸쳐놓기도 했다.

아무래도 런던심포니나 뉴욕같은 경우엔 어딘지 모르게 멋이 스며들어있고

독일 단원들은 멋보다는 실기를 우선으로 하게 보인다.

이번 드레스덴도 각각의 색들이 확실한 단원들로 구성되어보이는데

어쩌면 다들 그리고 마음씨가 좋아보이던지.

바이올린주자 여성 한 분은 활이 깨지면서 연주를 할 수 없게 되자 옆의 남성 바이올리니스트가

부드럽고 표나지않게 도와주었다.

그래도 안되자 1악장이 끝나자 바로 나가 2악장이 끝날 때 새 활을 들고 들어왔다.

저럴 때 가만있는 연주자를 보면 지휘자가 얼마나 놀랠까? 그래서 지휘하다가

음을 잃어버리지는 않을까하는 걱정도 괜스레했다.

참으로 기분 좋은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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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역시 베토벤!!!

3 Comments

  1. 지안(智安)

    2015년 6월 29일 at 2:23 오후

    역쉬 베토벤이지?
    지휘자 미하엘을 더 잘보려고 합창석으로 간 친구도 있지만
    백건우를 그렇게 가까이에서말이지..
    횡제를 한 느낌?
    알흠다운 밤이었어요!!
    쌩유!!   

  2. 지안(智安)

    2015년 6월 29일 at 2:24 오후

    오타 횡재!   

  3. Lisa♡

    2015년 6월 29일 at 4:12 오후

    ㅎㅎㅎ

    횡재맞아.

    정말 샅샅이 느꼈으니까.

    돈벌면 VVIP석만 앉아서 봐야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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