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여덟….[서른이 되기전에 가봐야할 여행지 28]

..사랑도일도대충하던시절이있었다.

제대로해보지도않고는투덜대기만했다.

누군가가이런말을했다.

‘무언가를사랑하는만큼위대해진다.’

모든일의성공에있어가장필요한것은뜨거운심장이다.

뜨거운열정이있는한실패한다해도후회는없을것이다.

사랑,일,우정에대한뜨거운심장을갖자.

내뿜는열정만큼모든것이커질것이다….

[태백태백산]을만나기전에먼저만난

조선의글이나를움찍거리게만들었다.

[서른이되기전에가봐야할여행지28]

책의첫머리에는빙긋웃게만드는글귀가나름상큼하게여행의바람을일으켜준다.

..우여곡절끝에느림보여행가네명의이야기가마무리되였다.

서로다른색깔의여행가들은현재각자다르게여행을하고있다.

우리네사람에게여행은언제나현재진행형이다….

제1장서른이되기전에황금빛들판을보아라의유정열씨의글귀가그랬다.

바야흐로여름방학이다.책의제목을거듭읽으면서숫자28을자꾸만’스물여덟,스물여덟’로

곱씹어서읽고또읽는다.것도소리내어서,지나간지명의숫자보다,지나간내나이의스물여덟로

난잠깐동안그나이대로의여행을다녀왔다.보송한베이비파우더가그느낌마저생생하게..

우리큰아이가세상에나왔던그해의내나이였다.ㅎ벌써…

책을펼치자마자,얄미워서..정말그들이왜그리얄미웁게느껴졌는지ㅎㅎㅎ

한장,한장을넘어갈때마다,난더욱샐쭉해져갔고,더욱심술궂어갔다.

어떡하면좋아,가본곳이없으니말이야하면서,괜시리바닥에굴러다니는레고부속을

발바닥으로쿠욱눌러선아프게내현실로돌아오라주문하며밟아서야정신을차렸다.

그래,욕심만큼가볼순없지만,그래떠나보자…

세아이들을증인삼아내앞으로쭈욱앉혀놓고,눈을감고제일먼저펼쳐지는곳을

우리의여행지로잡아보자약속했다.내심제주도가나오면어쩌나..그곳은절대안돼요~~!ㅜㅜ

드디어펼쳐진페이지를차마바로눈뜨고볼수없어,큰녀석에게먼저확인시키자니,

녀석들이깔깔거리고웃는다.오잉?설마제주도인것이야??

엄마가직접확인해보라는소리에한쪽눈을살포시뜨고,또다른한쪽을마저뜨고보니..

[뜨거운심장을가져라]그글자가내눈속을파고들어오는것이였따.

..왜태백이우리민족의젖줄이되고기원이되는지로시작해서,

눈꽃의설경과봄에는철쭉이여름에는울창한수목이,가을에는색색의단풍이..하며

뒷페이지로순간이동하듯빠르게읽어넘어가는데바로오른편에짙은푸른색의하늘과

높다란바람개비가휭휭돌아가는듯한느낌이나는사진이더이상책을읽어나갈수없게만든다.

한참을뚫어지게아이들과바라보면서그제서야아주작은글귀가얼른차를타고오라는것같았다.

-파란하늘과잘어울리는하얀풍력발전기-

커다란바람개비가아니라,풍차라고불리우기도하는풍력발전기였다.

아빠의여름휴가가이제시작되었고,마침휴가떠나기전날까지쉬고있는차도

제공받을수있다는생각은일급수타자수마냥머릿속에탁!소리나게박히듯이…

그렇게결정되었다.

영동선을쭈욱따라올라서야,중앙선으로쉬이진입할수있는분기점이나온다.

네비게이션도그렇게나왔다.책에나온약도대로가자면거의그리해야했지만,

매일같이뉴스에나오는서울간강릉거리가8시간걸렸다느니,9시간이라느니..

벌써도로위엔빨간색등이마치바람계곡의나우시카에나오는오무떼들의무리처럼

그리느껴지게될정도로꽉막힌사정인지라,할수없이방향을돌렸다.

그리고,정말우리만의여행방식대로움직이기로했다.

경기도여주분기점에서국도를찾아태백으로가기로한것이였다.

38번국도를타고올라가다보면,책에서지명한제천을지나치게되어있다.

휴가철이아니라면,책에나온그대로중앙고속도로를이용하여제천을통해

쉽게태백으로들어갈수있지만,현상태와같은휴가철엔도로위에서시간여행을보내야할판이다.

아무튼,용케도시원하게잘뚫어진38번국도를타고제천을지나,영월을향해순조롭게

진행이되었는데문젠신동에서31번국도를타서태백시로들어가야할것을그저길이밀리지않는다

하여아차하다싶으니정선을지나가게되었다.결국은알려준길의정반대의길로태백을만난것이다.

(국도의불편함은고속도로처럼휴게소가구역마다있는것이아닌것만빼곤별다른것은없다.)

그런데,뜻밖의기쁨은정선에서태백으로넘어가는구간에서만나게되었다.

고속도로위바깥온도33도,국도변온도27도,태백으로가는구간온도17도..

우와~!창문을모두내리고아이들은차가다니지않는반대편으로일제히손을뻗어

그차갑고,생소한공기를피부로마음껏만끽하기시작한것이다.

숨막히도록아름다운풍경보다,시리도록산뜻한해발1038미터에서주는공기가주는그기쁨…

(오늘같이더운날에도눈을감고잠시동안그곳을생각하면고마살짝온몸에소름이돋는듯하다.)

내내거의같은풍경에서오는국도변을지나치면서난,이미이책을모두다읽은터였다.

남편모르게,나만이아는기호로,난이미가을에도겨울에도그리고내년봄에도

또내년여름에도가보고싶은여행지를마음속메모장에꼭꼭새겨놓았다.

어쩌면기약없이미루어지고,또미루어질수있을것이지만서도..

더디걸린시간을단박에해소시켜버린그공기를마음껏느끼고마신아이들은

그제서야눈에생기가지나치게들어얼른풍차가있는그곳으로가고자하였다.

그리곤다시두번의길잘못들음을해서야오른태백시화정동9번지의주소가되어있는

책에서언급한그대로,고랭지배추밭이끝없이펼쳐지는산을따라오르고,오르고…

짙은안개가우릴먼저맞이했지만,아이들도,남편도어느누구도다음에오자는

소리를하지않는대신,끝까지가보자는말을하며조심스럽게

구비구비산길을거슬러올라가기시작했다.

(태백시에들어서면태백역가기전좌측편에검룡소가는길이라는작은표지판이나온다.

지나치지말고그곳으로바로길을따라올라가면역시좌측편으로풍차를만나러가는길이라는

아주작은안내판이보인다.일차선길이라,욕심보단천천히와양보를우선시해야오를수있는길이다.)

[바람의언덕]이라는이름이주어진곳에,

새하얀바람개비조각상같다던조선의말처럼,

안개비가조용히내리는그곳엔마치신화속의용의느낌마저드는

함부로다가설수없을만큼커다란풍차가눈에조금씩,아주조금씩그윤곽이

잡혀들어오기시작했다.사진과같은푸른하늘에하이얀풍차를물론기대했었다.

그러나,이얼마나또다른감동을주는순간이였는지모른다.

‘뜨거운심장’이라던조선그의말은틀림이없을것같다.

태백을다돌아보지못하고,매봉산끝자락도제대로보지못한이어설픈여행을하는

나조차도가슴의쿵쾅거림은그의느낌과유사했을거란혼자생각에빠져도들면서..

..풍력발전기가내는바람과태백의바람에마음속찌꺼기가저밑으로내려가는듯하다..

페이지289…

비록하이얀풍차가내는바람은아쉽지만느껴보지못하였다.

허나,난이번한번의여행이꼭한번으로단정되어끝나지는않을것이란생각이든다.

내마음속찌꺼기도저어밑으로내려보내고싶으니까…

[서른이되기전에가봐야할여행지28]에는

1징,2장,3장으로나누어지고,네명의작가가함께한책이다.

-억새를보면장기하가떠오른다-는유정열씨의여행기가

올가을을절대그냥넘기도록하질않을것이다.

"사는게재미있니?"

사는게재미없을때는여행을한다.

여행은삶이혹시기대에못미친다해도,

어지러울정도로이리저리흔들린다해도,

충분히살아갈수있음을알게한다.

흔들흔들흔들거리는억새,

앞으로펼쳐질삶을위한한판춤사위다…

-소리칠곳을마련하라-는김정화씨는포황의내연산의계곡의사진과함께

고민하지만,그렇다고다털어버릴순없는삶의돌아봄을함께할수있는여행의이야기를남겨놓았다.

‘어른으로살아간다는것은무엇일까,

어른의모습으로살아가고있지만

진정한어른이되기에는아직부족한면이많다.

성년이지난지꽤오랜시간이흐른지금돌이켜보니,

그의미를곱씹을만한여유도없이지나온듯하다.

타인의시선에갇히내가아닌,진짜나를찾아야한다.

내면의진실한소리를듣기위해선

맘껏소리를질러봐야한다.

소리칠곳이필요할땐그곳에가봐라.’

-[나에게혼자걷기를선물하라]

‘서른에가까워지면서부쩍혼자보내는시간을즐기기시작했다.

왁자함에서벗어나혼자즐기는여백의맛이좋다.

혼자걷기는나에게주는가장큰선물이다.

내가원하는곳으로,

목적이라는부담없이그렇게걷다보면

나를사랑할수있는나를발견한다.

나와소통하는것만큼큰선물이있을까?

그러니가슴으로숨을쉬며가끔은혼자걸어라’

담양의금성산성을오르며,김병희씨는혼자걷는외로움보다,

지나치면서미쳐생각못해보았던나무들의호위를받는다는느낌을갖도록해준다.

왜혼자라면외롭다는생각이먼저드는것일까?

그어디에서도얻지못할혼자만의시간을나는아직누리지못하였지만,

서른이지나고마흔도지났지만..예순이되기전에함나혼자만그와같이

나무들의호위를받으며혼자걸어보리라…

-[뜨거운심장]의태백을알게해준조선,

제일첫머리에그의글을올려놓았다.그중에서도난

‘무언가를사랑하는만큼위대해진다’는글이오래남는다.

또한뜨거운열정이있는한실패해도후회는없을것이다..라는그의말처럼

난,여전히사랑하는나의남편과내아이들과함께서른전에혼자선할수없었던

수많은모든것들을조금씩이루어나갈것이다.

[서른이되기전에가봐야할여행지28]

2009년8월2일매봉산풍력발전기가있는

바람의언덕위에서…

4 Comments

  1. Elliot

    2009년 8월 10일 at 11:38 오후

    마음속에새겨넣은여행지꼭다녀오세요.^^

       

  2. 로키마운틴

    2009년 8월 11일 at 3:12 오전

    안녕하세요.김진아님!
    날씨가많이흐렸군요.
    저는매봉산바람의언덕도아름답지만
    발아래펼쳐지는고냉지채소밭이가슴에더와닫더군요.   

  3. 해 연

    2009년 8월 11일 at 3:50 오후

    가족여행이었군요.
    태백에는늦가을쯤계획하고있어요.
    실행이될지미지수지만요.

    진아님댁은
    식구모두나들이하는게보기좋아요.
    아이들이나이가많아지더라도그랬으면좋겠어요.
    될거에요.
    엄마의결속력이강해서요.
    남은여름방학도가족나들이많이하세요^^   

  4. 파란꽃

    2010년 6월 4일 at 6:18 오전

    좋은글,사진잘보았습니다*^^*행복해보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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