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머리카락 손님이 늘었다.

2월23일아침일찍전화를받고,멍하니정신이없었다.

밥맛도없고,지금당장은나갈수없다곤하였으나,법규상으론주인이들어와살겠다면

어쩔수없이그냥나가야만한다.그렇기에..이곳저곳으로바쁘게전화를넣었다.

아직개발이들어가지않은곳부터해서경기도광주지역까지알아보았지만,

우리가가진보증금으론택도없는상황,월세는50만원이하짜리로는거의없었다.

남양주둘째동생에게상황이이렇다하니,별수있냐며..

그저기다리는수밖에더있겠느냐며,다른사람들처럼좀견뎌보란다.

손해보고살지말라는소리다…(언니나형부나맹해빠져서리갑갑하다그소리다^^)

성질이급한나야,머리아픈것이싫어서안되는것이라면일찌감치생각을접고

현실속으로파고들어다른길을찾을생각을하지만..

무던한남편은정말너무착한사람인게맞을거다.

24일에수원에서장사하다가이미한차례재개발의경험을한남편의친구와

이야기를나누었다.저녁을먹으면서이얘기저얘기하면서정보도많이얻고돌아오는길..

남편이내손을잡으면서씨익웃는다.ㅎㅎㅎ

무슨뜻인지안다.

우리둘다바부탱이다.

앞서가는아이들뒷모습을바라보면서약속을한다.

아침에일어나서학교에가는생각보다,집안걱정이생각나지않게하기로..

‘걱정하지말자,잘될거야,우리몫이아니라면깨끗하게인정하고

앞만보고살자구,여지껏살아온것처럼말이야..’

비가오기전에정리한옥상위화분엔작년에받아놓았던꽃씨를뿌리지않기로하였다.

판교쪽에임대아파트가이미다지어진상황에서바쁘게돌아가는이곳의재개발상황이

빠르면올해안에,늦어도내년초엔완결지어질것같단다.

대신비와바람이자연스럽게뿌려놓은꽃씨가있을터이니..아쉽지만올핸

힘차게올라오는새싹들의작은꽃들의모습을간직하려한다.

다행이라면이사온첫해와작년의해에예쁘게피어올려진꽃들을사진으로나마

많이담아놓았다는것이다.자주들여다볼수있고,그순간의기억들이

올곶이내기억속에담겨져있으니그마저도참감사하다.

모든답답함을우리식으로종결지으니마음이얼마나편안하고가벼운지모르겠다.

제로에서시작한생활이이만큼꾸며진것만으로도감사함이다.

그가운데에꽃보다아름다운아이들이있으니이만한감사함이어디있겠느가..^^

갑작스런전화의시작만큼2월26일에걸려온전화는무어라표현해야할지..

주인아주머니에게분명히난내가들은사실그대로전달했었다.

꾸며낸것도아닌재개발단계의상황그대로,확인해보시라거듭말하기도했었다.

‘애기엄마!있쟎아,내가오늘토지공사에갔다왔거든?자기말대로

이곳의개발이굉장히빨리된다고하더만,소유주필요서류갖다주면서

알아봤는데,애기엄마말대로야…’

‘그래서말인데,뭐,어쩔수없쟎아,이렇게빨리된다면야,

이럴줄알았으면우리가이사가지않고,세를주지않았지이..

그래도말이야,나는정말애기엄마생각해서일층부터전화한건데,

나정말애기엄마한테서운하다아..나는정말로말했는데그렇게오해하다니..

우리아들청첩장보내면결혼식에올껴?아무튼그냥그때말한것

너무서운타말고말이야,지금처럼살고말이지,

아무리재개발된다고해서,집을지저분하게만들어놓지만말아줘,

알았지!아무튼미안하게되었네..그럼우편물오는것좀확인해주고

전화줘요…응?’

….

전화끊고엉엉울었다.

모두다비워놓았다생각했던마음이콕콕바늘쑤시듯이아프면서

구역질이올라왔다.

월세를입금하는현금입출금기앞에서두손모아기도하던순간이

떠오르면서나도모르게소리크게울어버렸다.

내마음의절박함을주인아주머닌모르실거다..

머리좋은아들을둔비난한가정의부모들이등떠밀어

판검사되라고부추기는것을이제사이해가되었다.

상처가많은사람일수록더간절하다는것도말이다.

남편에게문자로주인아주머니의두번째전화내용을알려주었다.

덤덤하게받아들이던첫번째전화와다르게남편은화를내었다.

장난하느냐며….

나와통화를끝낸후아랫층문소리가요란하게들렸다.

창문을통해바깥을바라보니아랫층아주머니의모습이보였다.

핸드폰을귀에대고머리에다른손을얹어머리카락을펼치시면서서서히미소가

번지는모습이보였다.주인아주머니의전화라는느낌이온다.

천국과지옥..몇일사이에내머리카락사이마다흰머리손님이늘었다.

27일토요일,분당의아름소아과에전화를걸었다.선생님의진료시간을확인후..

오랜만의포근한오후를탄천을걸어올라가면서소아과를들리기로했다.

수정구청에서태평역을지나서울공항쪽으로직선으로걸어가는데까지

한시간정도시간이걸린다.다시그곳에서야탑역까지는범준이의걸음걸이를

계산하니두시간정도걸릴것같았다.세아이들은각자의자전거를끌고..

범준이는나와남편사이에서씽씽카를타고올라갔다.

탄천의물소리가들리고,버들강아지의간지러움이느껴진다.

봄이다…

범준이의턱밑의봉긋하게솟아오른것을저녁늦게서야발견했다.

나와있을땐몰랐는데,목욕을시키던동생이발견하곤연락을하였다.

큰일날뻔했다.집이사문제로아이들을제대로못본것이확인된다.에효오..

이튼날유치원예비소집이있어데려가는날이라,동네소아과에일차들려보겠단다.

그리고내게온범준이의턱밑이아무래도수상하게느껴졌다.

소아과에선임파선이야기를하면서약을지어주었다는데…

내가가지고있는소아과학책에나온내용을자세히들여다보니아무래도미심쩍었다.

세형아들과놀면서걸어올라간아름소아과선생님의진찰을받았다.

고개를갸웃하시면서인상이변하신다.

종합병원에서의초음파검사를우선말씀하셨다.

진료의뢰서를부탁드렸고,한통받았다.턱밑의솟아오름이임파선이라고하기엔

지나치게중앙에자리하고또크기가걸린다고하셨다.

신촌세브란스는거리상너무멀고,대기시간이길것같아강남세브란스로정했다.

소아외과선생님을소개받고진료의뢰서를받아나왔다.

꺼내어들여다보니’갑상성낭종’의의중이라적혀있었다.

낭종에머물렀고,갑상선에시선이고정되었다.

일하고있는동생에게전화를걸었다.하루종일일이손에잡히질않았을터이니

우선인터넷예약을해야하니전화를걸어찬찬히설명을해주었다.

애써밝은목소리로대답하는동생의목소리가걱정이다.

3월첫주는이미예약이다되어있다고한다.가장빠른시간인3월8일로잡았단다.

그래도모르니,동생에게외과전화번호를일러주고화요일오전일찍

기다려서라도진료를빨리볼수있다면볼수있게해달라부탁좀해보라일러두었다.

범준이가많이아픈거냐면서우는진웅이에게오늘미사시간에기도하자하였다.

….

3 Comments

  1. 오드리

    2010년 2월 28일 at 10:41 오전

    아들부자진웅이엄마,무슨뜻인지알거유………….^^*   

  2. 광혀니꺼

    2010년 3월 1일 at 1:59 오전

    에고~
    전흰머리가벌써절반이넘었어요~
    근데
    흰머리보다
    갑상선낭종이더문제에요.
    별일없을거예요~
    일찍발견햇으니
    큰일없을거예요.

    휴일잘보내세요^^

       

  3. 데레사

    2010년 3월 1일 at 10:07 오전

    별일없을거에요.
    그래도범준이가좀마음에걸립니다.치료잘받고빠른회복
    있기를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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