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의 향기…

폐점시간이얼마남지않았다.

이제…곧집에갈시간이다.

마음은벌써집앞에머물렀다.

…..

"야!기다려,아빠가골라주는것으로하라고~!!"

매장에들어서기전부터소란스럽다.

남루한옷차람의..키가180정도되는키큰남자가소리를지른다.

긴머리카락이눈에먼저들어오는아무리어림잡아도30대후반이나40대초반즈음으로보이는남자.

두꺼운뿔테안경과코아래로사마귀비스무리한커다란점들이보이고,

옅은소주냄새가흐른다.

"아줌마!저3학년이예요.저한테맞는옷을사고싶어요."

남자의안경과유사한두꺼운뿔테안경의소녀가말을붙여온다.

아이의웃는모습아래로,두꺼운그림자가눈에들어온다.

그림자인줄알았던그것이…몸에드리운때그늘임을옷을갈아입히면서야알아챌수있었다.

훅~!하며가난이가슴을찌르며파고들어왔다.

‘어떡해…..’피곤에지친내두눈이파르르떨려온다.

애써웃음지으며선하게웃는인상의남루한아이들아빠의그남자를바라본다.

"아이들이이쁘네요…."

"예~!아니,이녀석들이자꾸만옷을사달라고해서요.추석도그렇고해서요."

아이들이베시시시…웃는다.

이제3학년이라는큰딸아이의웃음이아프고,

"저는1학년이예요!"하고말하며웃는작은딸아이의밝은목소리가아팠다.

큰딸아이가고르는옷을입히겠다는남자의말을거절할수가없었다.

입혀보고싫다고하면다시팔수있을지모르는옷들을나는…입지말라는소리를할수가없다.

큰딸아이가골라온옷의사이즈를확인하고서아이에게옷을입혔다.

겉옷을벗기고골라온새옷을입히면서내눈에들어오는사실을인정하기가어렵다.

얼굴아래로새까맣게드리운때그늘의그림자가아이를둘러쌌다.

고약한냄새가내코를자극하면서쉬지않는재채기를만들어내었다.

"밥은언제먹었니?"

"학교엔어떻게다니니?"

"누가데려다주니?"

"괴롭히는아이들은없니?"

….쉬지않고묻게되는내질문에아이는그저베시시시웃고만있다.

빨간상의에그려진부엉이의미소가얄굽다.

청색의레깅스바지가아이의마른몸을더마르게보이게한다.

옷을다갈아입힌아이는거울속의자신을바라보면서만족스런표정을짓는다.

그모습을지켜보는남루한그남자도따라웃는다.

초등학교1학년이라는아이의여동생도웃는다.

"아빠!나도사줘어~!!왜?언니만사주는데에…"

"알았어,알았어,아빠가또일해서돈받으면그때네옷을사줄께!"

"싫어~!싫어~!지금내옷도사주라고~~!"

작은딸아이가기어이울음을터뜨린다.

계산대아래작은수납함을열어남편이나를데려다주며배고플때먹으라고넣어주던쏘세지통의

뚜껑을바쁘게열고선우는아이의손에작은소세지를여러개집어주었다.

아이는언제그랬냐는듯이..고맙다며나를바라보곤웃는다.

계산을하면서…미리30프로세일계산으로마무리했다.

아직열흘이나더넘게남은세일을미리해주고말았다.

"제가요.오늘일당을받아서요.이녀석이하도옷이없다고해서.."

"아무튼감사합니다.다음에작은녀석옷을사러다시오겠습니다."

두꺼운때그림자…

그보다더두터운가난의향기를남기고떠난남자와아이들.

누가보거나말거나생각지않았다.

눈물이핑돌다못해흐르고흘러내리는눈물을여러곂으로뽑아낸휴지로꾹꾹눌러냈다.

‘얘들아…너희건강하게잘자라주렴…’

‘하느님맙소사~!’

"도와주세요…’

내마음속기도를들으셨을까?

4 Comments

  1. 안영일

    2013년 9월 18일 at 6:11 오후

    너무마음이아픈글고맙게읽으면서후줄그레한그아저씨아마아이들과잘자랄것

    입니다,지난일이생각남니다,70년대초전라도여수이른봄의현장일하는곳에키

    작은남자가아이셋인가?큰녀석10살미만의젓먹이까지있는조그만군상들하도

    측은해물으니일호리가다(땅기초파는일)일하려해도애가셋이라사연에에미는

    없고마사토모래벽돌찍는작없에일을시키고3아이들은아버지옆모래더미양지

    에서세면벽돌을찍어내면서4부자가현장안에서일하고생활하고그리2-3년

    자리를잡아서콘크리트패로자리잡은분생각이남니다,가난허기배고픔꾀죄죄함’
    아주어려월을적에는굶기도했지만데레사님의호박죽보다더한*피를할머니가훌

    터서깡통에복아서맷돌에갈아서그가루로멀겋게묽은피삼죽한양재기씩

    주며는제일나중에푸는큰놈제몫잧작았읍니다,추석인데남들은설로다즐거운

    데강건너간아버지는돈을못가져오시고이리어렵게자라는모든분들가난을

    거울삼아서이담다잘살것입니다,우리들의자화상이군요항상건강하게들지내

    십시요,   

  2. 데레사

    2013년 9월 18일 at 6:25 오후

    진아님.
    잘하셨어요.정말잘하셨어요.

    추석즐겁게보내세요.   

  3. mutter

    2013년 9월 19일 at 12:37 오전

    가슴저미는글이네요.
    저렇게살아가는사람들이아직도많은데.
    진아님의눈물이..   

  4. 벤조

    2013년 9월 21일 at 10:21 오후

    가난의향기…그래도
    부자들의썩는냄새보다는낫지않을까생각합니다.
    저지금울고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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