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에 걸렸다.
정말이지 오지게 아프다.
ㅋㅋㅋ
뼈 마디 마디가 내 몸이 아닌 것 같이 아프다.
뼈 마디 마다 제 목소리들이 있는지
여태껏 내가 알지 못했던 외마디 소리들이 들려왔다.
너무 아파서
….욕지기가 나올뻔 했다.
입 안이 쓰다.
목에 넘기는 물도 쓰다.
그 좋아하던 커피까지 내가 알던 그 맛이 아니였다.
입 맛을 잃었다.
먹고 싶은 의욕도 안생기고
먹고 싶은 음식도 없다.
배는 고프다고 위장에선 꺼윽거리는 소리를 내지만,
내 머릿속에선
그러던지 말던지 하는 식이다.
…
작은 아이가 세 번째로 다니고 싶어하던 학교에 붙었다.
혹시나 싶어 먼저 연락왔던 학교에 등록을 했었다.
그랬더니 추가 합격 소식이 날아왔지 뭔가,
부득이하게 등록 포기 각서까지 보내고
녀석이 가고 싶다던 학교에 시간 안에 등록을 마쳤다.
그 긴장감이 끝나서일까?
아파야 할 녀석은 아니 아프고,
생니 앓듯이 내가 이리 아픈 이유는 뭐일꼬?
ㅎㅎㅎ
너무 아프다.
남편이 차려준 밥을 먹다가 구억질리 올라왔다.
차려준 성의가 고마워서 무슨 맛인지도 모른체로 꾸역꾸역 넣어보다가
결국엔….도로 뱉어내고 말았다.
눈물이 왈칵 …
쏟아져 내렸다.
….
남편은…’어쩌냐…’
착하고 무딘 남편은 그러고 만다.
상을 치우려 일어서니
호되게 질책을 한다.
“그냥 좀 내버려둬, 설겆이는 내가 할테니까…”
요즘 내가
….세상을 어찌 살아가는지도 모른체로 살아가는 것 처럼 느껴진다.
다람쥐 쳇 바퀴 돌듯
아침이면 쪼르르륵 버스를 타고 출근하고
저녁이면 남편이 데리러 오고,
아파서 하루 쉬고..출근을 해 보았지만
…나는 여전히 너무나 아프다.
남편의 쉬어야 한다는 말이 야속하게 들리는
이 속 좁은 속내는…
아프니까 …나오는 푸념이다.
밤새 기침으로 잠을 못 이루고
푸석한 얼굴로 나는 또 이르게 출근을 할 것이다.
살기 위해서이고
내 책임을 다하서를 위함이고…
내 ..쓰잘데기 없는 자존심도 있는 것이고…
,,,,,,
부루펜 한 알 털어 놓고
나는 다시 하루를 끝내고
나는 다시 하루를 시작할 것이다.
…그 삶은 연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