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뜻을 펼치기엔 정녕 이 나라가…

인조의첫아들인소현세자는인조의굴욕적인항복의댓가로인질로동생인봉림대군과고위관리자제들과같이볼모로청에잡혀간다.

그세월이흘러서청의왕권교체다툼에서그들만의권력쟁탈전을보게되고어디에서도자신의뜻을말할수없는위치에있음을다시금느끼게된다.

청의대신으로일찍이황제의여자로있던조선에서끌려온양반의딸인흔을하사받은고위관리와의힘겨루기경쟁,심기원의아들인심석경에대한세자의끊임없는의심과신뢰를반복하면서결코누구도믿을수없되,믿지않을수없으며,죽여야하되,결코죽여서는안되는,반드시살려내야하는심석경에대한애증의폭을드러낸다.

청의도르곤의권력양위과정을지켜보면서이파장이조선에몰고올여파를생각하지않을수없는상황에대해대처하는자신의힘없는무능함을드러낸말한마디에도신중함을보인다.

아버지인인조가자신을생각하는뜻과,자신이원치않았음에도자신은조선의세자란사실에서버거운삶을이어나간소현은조선에서반정의세력모함주동인으로서심기원이내세운회은군이덕인과의관계는그를더욱고립으로몰아가고이와중에천한출신으로청나라말을익힌잇점을자신의능력으로삼아통역일을하는신분으로상승한만상이란인물이등장을하고신의내림굿딸로지내던막금이흔을모시면서심석경과흔의안타까운정인의관계를이국에서이루지못한또하나의그림을그려준다.

인조를보러가는중에는반드시자신대신아들인원손이청에가있어야하는현실에서오는아비로서의아들에대한그리움,애틋한정한번제대로표현하지못한채자란아들을바라보는소현의심성은그표현의강도가폭발을누르고지그시자제를행할수밖에없는한계를드리운다.

회은군과함께심기원일당이소탕이되고자신의입지가더욱좁아짐을느낀소현의마음은봉림에게의지를할수밖에없고,그런형을바라보는봉림의마음또한어쩔수없는상황을보인다.

역사상가장비운의왕가쪽인물이라면단연머리에떠오르는것이사도세자지만,소현세자또한이에못지않은불운의삶을살다간인물이다.

드라마"추노"에서소현의자제인원손이제주도에갇혀있다는설정하에무대가이어지고있던상황의극을보면서소현에대한궁금증이다시일었다.

다른작가들이써온역사소설속의구성이시대상의압축과소현의마음을읽는독자로하여금공감을느끼게한반면이소설은내내무거움을주고남겼다.

시종일관소현을비롯한주의의인물의내면에생각이나말표현이많은함축을하고배제되어있기에소설상의분위기는답답함을주기까지한다.

고국에돌아와서얼마안되어죽은소현의죽음자체도여전히의문에쌓여있고,아버지보다뛰어난인물은친혈육이라도경계의대상이되어야만했던당시의조선이란나라의정치세계는소현이란인물이청에서받아들이고익힌서양문물에대한뜻을펼치기엔너무좁았고그런소현을지지해주는기반이없었단점에서많은안타까움이드는것또한사실이다.

무릇태평성대라는의미안에는왕자신의내면적으로뛰어난자질과소양도갖추어야할기본기가있어야겠지만이를이루기위해서는주위의환경요건,보좌를함에있어서훌륭한신하들을갖추어야한다는점을우리는세종대왕이라는인물을통해서알고있다.

그런점에비추어볼때소현이갖고있던내면의자질은그에못지않았을거란생각엔의심의여지가없지만,오직전쟁으로인해피폐해진조선의사정을재건키위해자신의뜻을감추고살아온청국에서의볼모생활은아버지인조가생각하는그런세자로생각되어지지않았단점이어긋난행보를보이지않았나하는생각이든다.

시대를앞서간소현의서구문물을받아들인정신은인조나당시조정대신들눈엔이단자의눈으로보였을것이고,심기원일당의반정모함실패사건은소현으로하여금아버지인조로부터신뢰를받기어려운단서를제공하기에이르렀을것이다.

소설은시종이런분위기조차도내내부자지간의대화라고하기엔짦은말몇마디속에그의중을헤아리게하였고,심지어는답답함을느끼게하는서술방식으로이어지고있다.

타고난신분에따라서소현은소현대로의왕세자란신분에맞게자신을주위에거스르지않는방식으로살아남았고,천출출신인막금이나만상같은인물들또한그네들나름대로의잡초같은인생을그들방식으로살아남는다.

다만막금이나만상처럼속시원히자신이살아남고자애쓰는과정이현실적인대안의방법이었다면소현은소극적일수밖에없는신분의위험을감수하며그날그날을살았다는점에서대비된삶을보여준다.

역사는승자에의해쓰여진다란말이있듯이소현의죽음또한정확한것이라고하기엔의심의여지를두고있기에,총명하고자신의뜻을펼칠수만있었다면효종과는또다른청에대한조선의현실적인정치실현이다른방법으로이루어지지않았을까하는아쉬움의상상을해보게한다.

작가의반어적인문체표현속에소현을비롯한인조,심석경,흔의맘을알듯말듯하게하는아쉬움은그래서책을읽고나서도그리개운치않는느낌을들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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