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별 글 목록: 2010년 10월 25일

나의 엄마는 백인

나의아버지는아프리카계흑인,엄마는1921년폴란드에서유대인으로태어나2살때랍비인아버지와한쪽손은굽어지고다리는절고위에병이있는엄마를둔레이텔데버러실스키란이름의백인여성이다.

위로누나,형이7명,내가엄마뱃속에있을때아버지는침례교개척목사로일하던중암으로세상을등졌다,이후엄마는나를낳고1년후정도인시점에서양부인,그것도백인이아닌흑인과인디언의피를가진사람을두번째남편으로맞고서그와의사이에4명의자녀를더낳았다.

이글은미국에서재즈뮤지션이자작가로서활동하고있는아들의글이다.

글의구성은아들이엄마의과거를묻기시작하며서부터,그것도14년이흐른후에엄마의입을통해전해진글을가지고자신의이야기와엄마의회상으로시작되는두갈래의글로나뉘어져있다.

당시의독일의압박을피하기위해서엄마의재력과미국행이용이하다는이유로맘에도없는엄마와결혼한아버지는흑인을극도로싫어하며서도그런흑인을상대로배가넘는이익을내는장사를해경제적으론궁핍함이덜했으나자신은성적인놀이대상이되었고,엄마를무시하는행동,유대인이지켜야하는성서구절의암송,안식일과유대인의음식만을고수했던생활에서버거워하던차오빠는가출을하게되고먼훗날전쟁에서전사했단소식을듣는다.

자신을유대인이라며놀리던백인학생들에서낄수조차없었던엄마는자신이사랑했고서로사랑했다고믿었던흑인남학생사이에서임신을하게되지만남학생의책임감없는말과다른흑인여학생과결혼하게됬다는사실,그에앞서엄마가자신의일을알고있었음에도모른척해주고아버지의후환이두려워서둘러이모집으로보내중절을하게한시절은엄마에겐성장의고통그자체였다.

이후엄마는아빠되는사람을이모의공장에서일하던중알게되었고백인과는다른부드러운성격과유머에반해동거를시작하게되고가족들로부터죽은사람이란선고를받기에이른다.

아픈엄마와어린여동생의부탁을뿌리치고집을나온이후두남편과의사별후엄마는타이피스트로서생활을하게되고12명의자녀들을키워나간다.

작가자신또한항상엄마의흰피부가부끄럽고궁금해서매번물어보지만엄마의대답은확실한것이없는채뚜렷한말도해주지않을뿐더러윗형과누나들은말할것도없이공부와악기연주외에다방면에걸쳐서교육을받게하는억척스런엄마로만보일뿐이다.

사춘기로접어들면서형과누나들이흑인해방운동의열기로휩싸이고자신들의정체성에반항의시기로홍역을앓게되었을때도엄마는꿈쩍도안했으며작가자신또한고등학교시절뛰쳐나와마약,절도,주유소직원,,,온갖일을경험하며인생에대한것을배워나간다.

정신을차리고대학과신문사에무난한생활을하던중엄마의입을통해서할아버지가살고계실만한주소를추적하는일,엄마가살았더지역탐방,엄마의유일한친구와다시재회하게했던일,개척교회로서그명성을이어나간아버지와뜻있는사람들이모여서만든교회에참석함으로써엄마의오랜옛기억과재회를하고자신의삶도돌아보게된다.

참으로감동적인글이다.

작가의얼굴을보면영락없는흑인이다.작가가말했듯이무슨일이발생해엄마를대동하고나설때의상대방이당황했던얼굴표정,자동차가있었어도전철을이용했기에노선을꿰뚫고살았던어려웠던시절,형제간의먹기위한쟁탈전,같은흑인들이다니던학교를거부하고꼭백인들이다니던학교에다니게했던열성,윗세대가대학관계로집을떠나게되면다음차례가수장이되어형제간에우위서열을다듬던일등은우리의부모님들이겪었던일상생활사를엿보는듯하다.

그런가운데별난엄마의아빠의선택은어쩌면시대상흑.백간의데이트현장조차도비난의대상이되고결혼은더더군다나이해수준을넘어도저히용납이란것자체가허용이안되었던시기에엄마의자라온성장배경과무관치않단생각이다.

같은백인일지라도유대인을무시했던왑스계층,그런유대인들조차도흑인을무시하던시대에자란엄마는정서적으로안정적이지못했던어린시절이흑인소년을만나게되면서진정한사람에대한소통과사랑이무언지깨닫게된것이란생각이든다.엄마의생각은피부색을떠나진실성,성실성,자신을대하는태도에따라서인간을보았기에두사람의남편의피부색은상관이없었다.

자식들의교육또한유대인의정신답게돈만있다고세상은살아지는것이아닌이상머리에지식이들어있어야한단잔소리로자식들의앞날을위해억척스러울수밖에없는생활을한다.

무료공연이나전시회공연,악기다루는일에대해선만사를제쳐놓고그많은아이들을타인들이보건말건자신의뜻대로밀고나간신념,이웃이뭐라하건집안의일에대해선일절밖에나가서함구를할것,숙제와공부타임을중요시한점,매를들땐용서가없는철칙을준수한접,이모든점이자식들이자신의피부와엄마의피부가다른점에대한반항의시절을거치면서도결국돌아오게만들수밖에없었던원동력이아닌가생각한다.

작가자신이사회인으로겪은자신의피내부엔유대인의피가흐른다고인정하면서도세상은피부에의해서정치적,사회적으로이용된다는점,성공한흑인들의경우도자신들이어렵게살던그시절의사람들과교류를원하지도,자신이겪었던시절에대한이야기하길꺼려한다는점에선미국사회가안고있는용광로의피부전쟁을보느듯한아슬함과씁씁함을동시에느끼게한다.

"혼혈로살아간다는건,마치재채기가나오기전에코에서느껴지는따끔따끔한느낌,얼른나오기를기다리지만절대나오지않는느낌과도같았다."라고표현한대목은혼혈인으로서살아가고있는저자의솔직한심정을말해준대목이다.

저자자신또한흑인과백인사회에서보여지는이견이나올시맘속으로흑인을옹호하지만겉으론결코행동을보이지않는단글엔미국사회에서부대껴살아가야하는,이런상황에처한사람들만이공감할부분이란생각이든다.

우리나라도이젠다문화의가정이점차늘어나고있다.우리가바라보는인종간의피부외면과멸시가아닌진정한인간으로서바라볼수있는시각과교육적인배려가필요하단생각이이책을읽으면서든생각이다.

저자엄마의확고한신념의토대로유대교에서자신의정체성을기독교로전환함으로써비로소인생의참된삶을알았다고말하는대목은피의색깔이중요한것이아닌내면의감성과자질,그것을주위환경에서인식되어지는수준에의해서일개인간이누릴수있는권리의폭이얼마나다양해질수있는가라는물음을던진다.

어렸을때난어머니가어디출신이고어떻게태어났는지궁금한적이많았다.

어디출신이냐고물어보면어머니는"신이날만드셨지."라며말을돌렸다.

백인이냐고하면"아니,피부색이옅은편이지."라며또말을돌렸다.

위의구절처럼엄마의낙관적인생각은자식들의교유과삶에지대한영향을끼쳤고아주훌륭한사람으로성공해사회에서인정받는사람으로거듭난계기를열어준저자엄마의인생관에박수를보내게된다.

책말미에올해1월에타계한레히첼데버러실스키(유대이름)에서루첼드와치라질스키로바뀐미국에서의이름,다시루스란이름으로바꾸어부르길원햇던엄마의인생전편에흐른이야기구술은자신이잊고자노력했었던그젊은날의삶이다시아들로하여금불러내게됬을때이미그녀는자신의이름을모두용서한상태가아니었을까하는생각이들었다.

글의흐름이솔직하고강물처럼유연하게흐른구성은읽는내내손에놓지못하게하고진정으로아름다운생을살았구난하는생각을하게하는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