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와 배교사이
정약전과그의동생정약용은천주교를믿었단죄로끌려와고초를겪다정약종의죽음으로유배를가게된다.
정약전은흑산으로가는유배길에서지난날의일을되새기면서그자신이먼저천주교에대한설명과교리를형제들에게옮겼지만정작순교를한사람은동생인약종이었고그자신은긍정도,거부도,이렇다할말도없이그저동생의죽음으로간신히목숨을부지한행운을맞은사람이다.
동생인정약용의배교와밀고로인해서제일큰형인정약현의사위인황사영의죽음은그이후둘사이에금언이된말이되었고,이는후일의일이었다.
흑산_
그곳에사는사람들은수군진별장인오칠구에의해다스려졌고그에의한명으로새로운유배자가올시엔거절할명도없는당연지사로죄인의목숨까지살려먹여야하는보통사람들의삶이있는곳이었다.
바다와풍랑,거친파도의세기에따라서살아서돌아온이도있고약전을받들어모시는명을받은조씨의조카되는순매또한그런사연을갖고있는과부다.
이런오고가는사람이라곤그저문풍세라불리는사공이젓는배가옴에따라서육지의소식을듣게되는흑산에서약전은황사영의소식과더불어서파도치는바다를보면서그너머의세상으로갈수있을까하는희망과함께결국은여기서생을마감하겠구나하는의심의여지없는희망을저버리게되는삶의고난을연속해나간다.
선왕과자신의핏줄이라곤없는대왕대비의자교로내려진칙교에의해서전국에서천주교를믿는사람들을색출해내려는과정에서아전출신의박차돌의젓갈장수행세와그들의조직을타파해야만자신이산다는긴박한삶의연속,점과점이모이고이것이선으로이어져전국적으로촘촘한조직망을이루고있는천주교인들의집합체는사실상나라에서도뿌릴뽑아내기엔그수가불어나느추세인지라나라와민초간의,아니정확히말하면선왕대의부패한정치를타파하려는모색의방안으로받아들인천주교란종교가지닌힘을의식한대결이라고할수가있다.
16살의나이에급제한황사영-그자신을아끼던왕의부름을잊지않고있던그에게처삼촌들로부터들은천주교에대한사상과교리는맑은심성을가진그에겐차후의지금의세상이아닌저너머어딘가에고난의삶을이끌어해결해줄누군가가있단믿음하에육손이를면천해주고평안정주의역참의마부로있던마노리를소개받으면서그들과동등한인격체로같은행보를보이는행동은권력핵심으로부터,정약용의배교로인한증거로그를추적하는발판이되어버리는과정이약전의회상속으로그려진다.
흑산에묻혀있으면서장창대란청년과함께고기의생김새와새의생활형태를관찰하고그와중에순매와의생활은또다른정씨가문의핏줄을잉태하는계기를마련해주고,황사영은마노리가청에서만난구베아주교로부터받은은화가발각되어결국은육손이,김개동,그자신,황사영이같은죽음을맞이하게되는비운을맞게되는이소식은그들이죽은후몇년후에야약전의귀에들어가게된다.
약전또한현산어보라불려졌던지금의우리가알고있는자산어보를집필하게되고이는곧창대에게자신의책제목을붙인연유를말한다.
"같지않다.자(玆)는흐리고어둡고깊다는뜻이다.흑(黑))은너무캄캄하다.자는또지금,이제,여기라는뜻도있으니좋지않으냐.너와내가지금여기에서사는섬이자산이다.-P338
아마도약전은흑산이지니고있는캄캄한세계보단그나마나은색으로볼수있는어둡고깊은심연의바닷속을보면서자신이비록순교를못했을지언정그너머의어딘가에있을구원의세상을그리워하고있진않았을까하는생각을해보게하는구절이다.
천주교가들어올당시의배경은중국이나일본처럼서양인들의자발적인선교에의해서가아닌지식인들사이에서오로지현정권에대한부패와일반백성들의보다나은삶을구축하고자한깨어있던지식인들이이를받아들임으로써보다나은세상을구하고자받아들엿단데서다르다고할수있다.
일반백성들의바램이무엇인가?
그저부역안하고지나친노비,매노의신세로전락안하면서등따습고배불리먹을수만있다면야행복을느끼지않겠나?
이런의미에서계급차별없고오로지자신들의죄를대신해죄를짊어진저윗분의사상은당연히그들만이느낄수있는받아들이기에부담이없었던종교가아니었을까싶다.
주여우리를굶어죽지않게하소서.
주여우리어미아비자식이한데모여살게하소서.
주여겁많은우리를주님의나라로부르지마시고
우리들의마음에주님의나라를세우소서.
주여주를배반한자들을모두부르시고
거두시어당신의품에안으소서.
주여우리를불쌍히여기소서
단순히자신들의처지에서나오는위의바램의소원을읆는구절구절마다삶의고단함을느낄수있는위의노래처럼평민들과노비들,(강사녀,궁녀출신인길길녀,아리)또윗계급인황사영처럼진지한삶에대한탐구와정권에대한불만은비록여러박해사건으로많은인명을앗아갔지만저자는흑산에유배된약전의시각으로그당시의애환과자신의종교관에대한자세와생각을읽어나갔다.
김훈작가의글은부드럽지가않다.
다른작품도그렇지만이작품도그작가만의분위기를우리가많이알고있는정약용의시선이아닌동생과같은배교를했으면서도순교의길을하지못했단생각에유배지인흑산에머물다생을마감한정약전이란인물에비추어당시의상황을그려내고있다.
한종교을가짐에있어서순교냐배교냐를떠나서작가는두가지의경우모두그나름대로의삶에대한결정이었고그둘을비교해비판할가치는없다고생각한것은아닌지,나름대로읽으면서추측해본다.
결국삶을버리면서순교한정약종이나처조카를고발하고배교한정약용이나,흑산에유배되어또다른삶을이어나간정약전,그들모두는세상을살아가는방식만달랐을뿐누가옳고그른삶을살다갔다고말할순없겠다는생각이든다.
흑산넘어로파도치는그너머어딘가에있을저먼어느세상을그리면서흑산에서당을세우고아이들을가르친정약전의삶은그래서오히려빛나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