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맨..우린 모두 죽는다.
그는이제없었다.있음에서풀려나,스스로알지도못하는사이에어디에도없는곳으로들어가고말았다.처음부터두려워하던바로그대로.-p188
그는이제없었다.있음에서풀려나,스스로알지도못하는사이에어디에도없는곳으로들어가고말았다.처음부터두려워하던바로그대로.-p188
죽음이란말을가까이서가슴속에크게와닿았던것은아마도중학교시절이었던것같다.
아버지의고향친구분인한분이암으로떠나셨다는말씀을하시던아버지는친구의죽음과아직어린아이들에대한걱정으로엄마와함께이야기를나누시면서병원으로가시던모습이떠오른다.
그때는왜그리가슴이콩닥거렸는지,죽음에대한어떤확고한이미지나뜻에대한막연한어떤두려움이있었나보다.또한혹시우리아버지와같은연세에이런일이비일비재하다고하던데,우리가족만은아니겠지?하는어떤희망적인사항을내포하고있었는지도….
그러다친.외할머니께서연이어돌아가시면서처음으로장사지내는것을보았고무덤에묻히는장례행렬까지보았다.
그당시에엄마는엄청나게우셨던기억이나고,나또한울었지만엄마의울음에비한다면그슬픔의강도는비교가안될듯싶다.
이렇듯한사람이태어나고죽는다는것에지금도그렇지만굉장한회의가들었던기억이난다.
평소가까이대화하고같이밥먹고웃고울던그모든것들이한순간의죽음이라는것앞에모두신기루같았던그느낌을뭐라표현할수있을까?
이소설에나오는화자인’나’의장례식도그렇다.
관에묻히고주위의사람들에의해흙이한줌한줌뿌려지고그것을바라보는그와관련이있던조문객들의반응들은제각각이다.
두아들을둔그의아버지는자식들에게뭐라도하나남겨줄요량으로’에브리맨’이란보석상을운영하면서자식들을키워냈고,그자신도광고계에서성공한남자였다.
세번의결혼과이혼을거치면서첫번째부인과의사이에서낳은두아들들은아버지에대한원망과경멸을지니고있고,두번째부인인피시와의사이에서낳은딸낸시만이오로지그가따뜻함을느낄수있는최소한의보금자리역할을한다.
자신의배반과실수를거치면서은퇴후한적한은퇴자들의마을에서새로운삶을살아가지만어릴적부터시작된수술은71살이된지금까지온갖몸에병을달고살아왔고지금은심장에제세박동기마저착용이된상태로살아가는노인이다.
젊은시절엔뭐든것이가능하다.섹스,사랑,남성다운활력과과시,물론그로인해그는혹독한결과를치르고오늘날에홀로살게된결과로남았지만,그래도이모든일의결과는결국그렇게될수밖에없었단것으로결론을내린다.
때때로닥쳐오는건강에관한두려움은그림을그리는교실을열어같은은퇴자의모임을만들게되지만이마저도모두같은공통의관심사로쏠리게된다.
그는생각한다.부모의죽음을생각하고자신의건강을위해하루에일정시간수영과해변산책을하고조깅하는젊은여인에게또다른꿈을꾸며대시를하지만모두부질없고어떤뚜렷한목적을잃어버리고하루하루가그저세끼먹고다량의약을먹으며24시간을메워나간단생각에노년에드는외로움과병과점점친해질수밖에없는현실을깨닫는다.
수업에참여한한여인의자살을두고그는그녀가죽기까지죽음에대한어떤생각을했는지,마지막들이킨물맛을느꼈는지에대한여러가지생각을하면서그동안자신이지나온인생의발자취를생각하다결국엔이모든일의원인이자신이원초적인제공자였음을알아가면서드디어참을수없음을알게된다.
한생명이태어나한줌의흙으로가는데엔나이도,성별도,제한을두지않는다.
어릴적에상처는금방아물지만나이가듦에따라상처의더딘회복속도,갈수록현저히떨어지는기력,하나의병에보너스내지더블로찾아오는질병들,장성한자식들은제살길바빠부모의노쇠한육,정신적인보살핌을살필겨를없는바쁜생활….
노년에이르러서야젋었을적시절의왕성함을기억하고,다시그때로돌아가고싶은맘이굴뚝같지만세월은누구나평등하게주어졌기에노년이란말그말한마디엔많은인생의뜻을간직하며살아갈수밖에없다.
200페이지도안되는지극히평범한한남자의늙고병들고죽음에관한이야기를담고있는이책은다시한번씩꺼내볼때마다,즉나이가한살더해짐에따라받다들여지는강도가달리와닿는데서일말의울림을준다.
탄생이시작되는순간,이미죽음이란카운트다운에들어간단사실을인지못하고살아가는우리는이책을통해한인간의전체적인삶을통해드러나는병마과주위사람들과의관계,그리고하나둘씩친한관계의사람들이사라지는광경을보면서미래의내모습을그려보게되는책이다.
그러기에우리모두는에브리맨(보통사람들)-언젠간죽는다는사실을..
"현실을다시만들수는없어요."낸시는아버지에게그말을돌려주었다.
"그냥오는대로받아들이세요.버티고서서오는대로받아들이세요."-p13
냉철한문단과어느것하나아끼지않을수없는노년에드리운감정을이렇듯무심한듯관조적인자세로쓸수있는작가의노련미에다시한번읽어보게하는책이다.
"영감을찾는사람은아마추어이고,우리는그냥일어나서일을하러간다"….메모하지않을수없는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