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별 글 목록: 2016년 6월월

포르투나의 선택1 …치킨 게임의 승자는 누구에게?

포르투나의 선택 1 마스터스 오브 로마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6년 6월

가시나무 새의 저자로 알려진 작가 콜린 매컬로의 필생의 역작인 로마 시리즈- 그중에서 3부에 해당되는 ‘포르투나의 선택’  제 1부의 내용을 접한 지금은 여전히 로마에 대한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됨을 다시 한 번 느낀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포르투나란 운명의 여신을 뜻한다.

기원전 83년 4월부터 진행이 되는 이 이야기의 시작은 술라가 역시 등장한다.

술라는 이미 오랜 경험을 쌓은 노회 한 장군의 자세로 변모한 상태에서 그토록 모든 사람들의 선망이었던 미남의 얼굴이 피부병 때문에 망가진 모습으로 변한 모습으로 그려진다.

구 세대의 찬란했던, 그토록 앙숙이었던 마리우스와의 대결과 킨나를 승계한 카르보로 이어진 두 번째 내전은 이탈리아(동맹 시 전쟁)와는 성격이 전혀 다른 양상을 띠는 점이 로마의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점으로 그려진 점이다.

 

여기엔 본격적인 등장을 알리는 폼페이우스와 너무도 잘 알려진 카이사르의 등장으로 더욱 빛을 발한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자신의 군대를 이끌고 술라의 편에 들어간 폼페이우스와 마리우스의 계획에 따라  유피테르 대제관이란 직책을 갖고 있는, 이제  겨우 17세가 된 카이사르가 등장함으로써 포르투나의 선택은 누가 받게 될 것인지에 대한 과정이 작가의 상상력에 힘입어 더욱 읽는 가속도를 내게 한다.

 

정치란 것이 군대와 합쳐질 때 어떤 효과를 볼 수 있는지, 자신의 반대편에 선 상대자들을 무참히 내치면서도 권력의 쟁점에 섰을 때의 술라가 보인 행동들은 세월이 흘러 현재의 우리들의 정치 세계와 군의 결탁 과정을 그대로 답습하다시피 계승했다는 점을 느낄 수밖에 없게 한 점들이 실감 나게 펼쳐진다.

 

기존의 자신들이 갖고 있는 모든 이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모스 마이로름에 입각한 술라파와 새로운 신진 세력으로 떠오른 기사 계급의 대표주자인 카르보 파의 내전 반발로 이어진 전쟁은 치킨게임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고 포르투나의 선택은 이번에도 술라의 편을 들어주게 된다.

하지만 자신이 갖고 있던 재능과 사람을 볼 줄 아는 술라에겐 어린 소년의 모습으로  비친 카이사르의 또 다른 면을 보게 되면서 그를 눈여겨보게 되고 이는 술라가 제시한 킨나의 딸과 이혼하라고 명령에 불복종, 목숨을 건 대탈출은 결국 그의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를 마련해 주었단 점에서 이제 서서히 카이사르가 어떻게 로마로 돌아와 자신의 비상을 통해 새롭게 변신한 로마로 거듭나게 될지에 대한 기대를 해 보게 만든다.

 

저자의 책 내용들은 모두가 주인공들이다.

누구를  특출하고  뛰어나게 표현된 인물들의 등장 출현이 아닌 서로가 서로의 경쟁 상대이자 이념의 통일을 위해 힘을 합치는 과정에서 나오는 대사들을 읽노라면 ‘로마’란 거대한 이상향을 두고 서로의 뜻을 이루어 나가기 위해 뜻을 펼치는 과정들이 고루고루 들어 있기 때문에 시오노 나나미의 책과는 또 다른 감동을 주기에 충분한 책이 아닌가 싶다.

 

폼페이우스에 대한 인간성과 정치적인 야망, 크라수스의 등장과 더불어서 카이사르의 등장까지 이어지는 이 책의 1부는 저마다 모두가 스스로 포르투나의 선택을 받았다고 생각하고 있고 기대를 하고 있겠지만 이미 우리들은 포르투나의 선택이 누구를 지목했는지에 대해 알고 있기에 다만 다음 2. 3부로 넘어가면서 어떻게 역사 속에 다시는 나오기 힘든 로마의 절대강자 카이사르의 모습이  표현될 지에 대한 궁금증만 더욱 커질 뿐임을 알게 되는 책이기도 하다.

 

첫 포문을 연 ‘마스터 오브 로마’ 시리즈에서의 첫 주인공들이  마리우스와 술라의 1세대 대결의 주역들이었다면 이제 이들 세대들은 다음 세대를 위해 자리를 퇴장당했거나 물러 설 준비를 하고 있다.

펠릭스(행운아)란 별명이 있는 술라의 권력의 힘 배분과 로마에 대한 애착을 넘어선 미래의 그림까지 생각해 자신 스스로가 생각한  병력 해산시에 다가올 자신의 운명까지도 제삼자처럼 생각한 점은 무소불위의 권력에 대한 손을 놓기 쉽지만은 않았을 그의 결심이 대단해 보이기까지 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겠다.

 

그동안 정들었던 등장인물들의 퇴장이 이제는 서운함을 가질 정도로 책 속에 빠져 있었던 시간이었던 만큼 새로운 세대들의 각혈장이 될 로마와 그 로마를 넘어선 피비린내 나는 다음의 이야기는  포르투나의 선택에 따른 결과가 어떻게 그려질지 작가의 마법 세계로 다시 한 번 들어가 보길 기대해 본다.

                                                                                                                          
                                            

 

수플레…인생의 달콤 쌉싸름한 이야기

수플레

수플레
애슬리 페커 지음, 박산호 옮김 / 박하 / 2016년 5월

달콤한 맛을 전해주는 음식 종류들을 좋아하지 않다 보니 자연스레 이런 디저트 종류들을 가까이 대하는 경우가 드물다.

 

책 제목인 수플레-

 

달걀흰자를 거품을 낸 것에 그 밖의 재료를 섞어서 부풀려, 오븐에 구워낸 요리 또는 과자. 수플레란 ‘부풀다’라는 뜻의 프랑스어이다. 슈(chou) 껍질에 거품을 낸 난백을 섞은 슈 재료, 걸쭉한 커스터드크 림에 거품을 낸 달걀흰자를 섞은 크림 재료, 되직한 베샤멜소스에 거품을 낸 달걀흰자를 섞은 베샤멜 재료, 설탕 조림을 한 과일을 체로 걸러낸 것에 거품을 낸 달걀흰자를 섞은 푸르트 재료 등의 4가지 재료가 기본이다. 초콜릿 · 바닐라 · 커피 등을 넣어 여러 종류의 수플레를 만들 수 있다. 수플레는 식으면 부푼 것이 쭈그러들므로 구워낸 즉시 따뜻할 때 내야 한다.- 네이버 지식에서 발췌

그러고 보니 사진이나 방송, 제과점, 영화에서 본 음식이다.

만드는 과정은 글로서 읽을 때는 무척 간단한 손동작의 강약만 잘 조절하고 오븐의 온도와 시간을 제대로 맞춘다면 맛난 수플레가 완성이 되겠단 생각이 들게 하지만 이 책에서 그려지는 수플레의 완성작은 그리 쉽지만은 않게 보인다.

각기 다른 세 사람의 인생의 삶을 들여다보는 듯한 이야기, 그 속에서 내 이야기 일수도 있고 이웃의 이야기 일수도 있으며 먼 훗날의 나 자신의 이야기일 수도 있는 , 큰 물결은 오지 않지만 작은 물보라가 커다란 파도로 변할 때 마주하게 되는 주인공들의 인생 이야기를 다룬 책이다.

책 커버에서도 나와있듯이 수플레를 중심으로 세 사람의 등장인물이 나온다.

각기 전혀 다른 지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연령대와 하는 일들도 모두 다르다.

필리핀인으로 미국으로 이민 와 남편과 결혼을 하고 베트남 아이 둘을 입양해 부모로서 뒷바라지를 했던 62살의 릴리아, 파리에서 만화 화랑을 운영하는 55세의 마크는 자식은 없지만 그를 사랑하고 이해해 주는 아내 클라라와 살고 있는 평범한 파리지엥, 터키 이스탄불에 살고 있는 60대의 페르다는 어릴 적부터 이기적이면서 본인 중심적인 친정 엄마로 인해 엄마로부터 그늘을 벗어 날 수없는 채 살아가고 있는 할머니이자 아내이며 파리에 가 있는 딸을 둔 엄마이기도 하다.

이들에게 과연 무슨 일들이 생긴 것일까?

기껏 키워놨더니 양부모로서 정부 보조금을 받으려 한 목적에 따라 자신들을 입양했단 비난을 일삼은 아이들, 오로지 자신의 조용한 공간와 침묵을 즐기는 남편 때문에 자신의 유능한 화가로서의 재질을 펴보지 못하고 살던 릴리아의 생활 반경은 오로지 남편 위주로 된 삶의 일부였다.  그런 그 남편의 뇌졸중은 그녀의 삶에 또 하나의 걷잡을 수 없는 생활 패턴을 바꾸는 계기가 됐으며, 마크는 또 어떤가?

갑자기 쓰러진 채 삶을 마감한 아내의 그리움 때문에 모든 생활을 접다시피 했으며 그녀가 얼마나 자신을 위해 애를 써왔는지, 요리의 주방기구들을 모두 바꾸고 요리를 하게 되면서 점차 그녀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살아간다.

그렇다고 페르다라고 다르겠는가?

친정엄마 네시베 부인이 넘어지면서 자신이 집으로 모시고 오게 된 이후로 그녀와 엄마의 힘겨운 하루하루의 생활은 엄마의 걷기를 거부하는 행동과 더해가는 치매로 인해 극에 달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그러던 세 사람에게 모두 찾아온 것을 바로 수플레를 요리하는 방법이 적힌 요리책, 가장 큰 실망을 준다는 부제가 달린 책을 집어 들게 된 세 사람은 사는 곳도, 생활의 패턴도, 처한 환경도 모두가 다르지만 각기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서 수플레 만들기에 도전을 한다.

한평생 믿었던 남편으로부터 유산 정리 문제로 인해 배신감을 느낀 릴리아에겐 수플레를 만드는 과정이 자신만이 자신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었고, 마크는 수플레 외에 여러 요리를 해봄으로써 아내의 대한 추억과 사랑에 대한 감정을 요리 시간이라는 것에 희석을 시켜 새로운 또 하나의 사랑의 가능성을 주지시키는 역할을 하게 해 주었으며, 페르다 또한 수플레를 만들 때만은 친정엄마나, 그 밖에 자신이 해보고 싶었으나 해보지 못하는 시간에 대한 개념을 여기에 온전히 쏟아붓는 매개로 사용을 하는 과정들이 인생의 반 정도를 넘어섰거나 이미 넘어서버린 경험이 쌓인 사람들의 또 다른 인생 도전기이자 요리가 주는 행복감을 느끼게 해 주는 과정이 잔잔하게 그려진다.

수플레를 만드는 과정에서 달걀을 분리하고 머랭을 치는 순간의 힘 조절과 시간, 오븐의 시간까지 지키고 있다가 꺼냈다고 해도 한순간 푹 꺼져 버리는 중간의 거품 자국들은 인생이란 것도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만든다.

가장 아프게 다가왔던 두 사람은 릴리아와 페르다였다.

릴리아의 경우엔 믿었던 남편에 대한 믿음이 실망감과 배신감으로 변해버린 감정, 하숙생에 대한 미묘한 떨림을 감지하면서도 자신의 감정을 내쳐야 했던 일, 입양한 자식들에게 매몰차게 대접받을 이유조차 없건만 그대로 감수하면서 살아가는 그녀의 심정이 끝내는 그녀의 꿈마저 접어버리게 만드는 상황들이 안타까웠다.

페르다의 경우엔 넘어짐으로  인해 몸이 불편해지고 치매가 겹치면서 돌봐야 하는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심정의 변화를 어쩌면 그리도 잘 그려놨나 싶을 정도로 자식이 부모를 대할 때의 죄책감과 원망, 그녀 또한 엄마이자 할머니였기에 쉽게 엄마를 내칠 수 없는 상황의 묘사들이 사실적으로 그려진 점을 볼 때 작가 또한 이러한 일들을 경험해 보지 않았을까를 생각해 보게 한다.

남편의 시선을 의식하면서까지 자식으로서 엄마를 대하는 그녀의 탈출구는 바로 시장에 나가서 싱싱한 재료를 보거나 구입을 하고 수플레가 완성됐을 때의 한순간의 기쁨  정도가 사치에 속할 정도로 느껴진 점이 인생의 각기 다른 구불거리는 정도에 따라 사람들이 어떻게 현실을 받아들이고 살아가는지에 대한 생각을 해 보게 된다.

다양한 재료들을 섞어서 만드는 수플레, 그 안엔 인생의 한 때의 찬란했던 달콤함과 미처 생각지도 못하게 꺼져버리는 중간의 거품처럼 인생의 큰 파도가 몰아쳐 오는 경우를 비교해 보게 만드는 과정이 작가의 절묘한 대비를 연상시키듯 흐르는 글들이 인상적이다.

부엌은 엄마의 가슴이고, 사랑하는 사람의 손길이며, 우주의 중심이다-

정말 가슴에 와 닿는 말이다.

부엌에 있을 때 비로소 세 사람은 진정한 자신에 대한 사랑을 느꼈으며, 아픈 자신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시간이었고 요리를 통해 또 다른 새로운 인생의 다른 가능성을 느꼈을 것이고, 조그만 공간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던지는 따뜻한 말 한마디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정성스러운 음식을 맛나게 먹는 사람들을 바라볼 때 진정 우주의 중심에 자신이 서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지 않았을까?

영미 문학권이 아닌 터키 문학권을 모처럼 대한 것도 좋았고 터키란 나라가 위치한 지정학적인 것과 문화적인 느낌이 왠지 동양적인 분위기와도 많이 비슷한 면도 엿볼 수가 있다. (예를 들어 아들은 장가보내기 전까지만 내 자식이고 딸은 죽을 때까지 내 자식이다.

각기 다른 공간에서 살아가는 여러 가지 사연들을 지닌 세 사람들의 인생을 통해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치유해가는 과정이 설렐 듯 말 듯 하는 로맨스가 섞일 가능성을 내포하고, 인생이란 바로 이런 것이지 하고 느낄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

그러고 보니 문득 수플레가 먹고 싶어 지네~


그레타의 일기

그레타

그레타의 일기 밀리언셀러 클럽 146
척 드리스켈 지음, 이효경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4월

첩보 스릴러를 다룬 책을 간간히 읽어 왔지만 이 작가의 처녀작이자 첫 작품인 이 책을 대한 기분은 제대로  첩보물을 다룬 책을 읽었단 기분이 들게 한다.

 

저자의 이력을 보니 육군에 입대해서 독일에 주둔한 경험이 있고 명예제대를 한 뒤로 자신의 경험을 살려서 이 작품을 썼단 느낌이 난다.

그만큼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주인공들의 현란하고 민첩한, 몸에 밴 습관처럼 붙은 행동의 패턴이 사실적으로 그려진 작품이다.

 

영화에서 보면 흔히 말하는 신분 탈색이란 것이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인 게이지 하트라인이 바로 그에 속한다.

본격적으로 게이지 하트라인 시리즈로 나온 작품이 4권이나 된다고 하던데, 이 첫 작품을 통해서 제대로 독자들에게 인식을 시켜주었단 느낌이 든다.

 

명민하고 민첩하고 온순하며 정직, 성실 그 자체의 품성을 지닌 자, 본명은 메튜지만 이미 그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닌 죽은 자로 기록이 되어 있다.

죽음을 각오하고 모든 훈련을 거쳐 특수부대의 일원으로 일한 그는  유엔 평화유지군 소속으로 보스니아에서 포격으로 인해 전사한 걸로 기록이 되어 있고 크레타에서 벌어진 첩보 작전 수행 중 어린아이 두 명을 현장에서 사살한 트라우마에서 벗어났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두통을 살고 살아가는, 특수 부대가 해산이 되면서 배운 것이라곤 자신의 특수 훈련을 기반으로 한 것을 위주로 독일에서 청탁 용역을 하며 근근이 살아간다.

 

어느 날, 프랑스 정보부의 장으로부터 미군이 주둔하다 이제는 프랑스가 관리하게 된 독일의 관공서에 도청장치 설치 의뢰를 받고 건물에 들어가게 되고 그곳에서 우연히 일기장 여러 권이 담긴 보따리를 발견하게 된다.

 

그 일기장의 내용은 무엇이길래 이리 오랜 세월 동안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을 곳에 버려져있다시피 했을까?

 

읽기 시작하면서 걷잡을 수없는 역사의 한 소용돌이에 있음을 느낀 게이지-

일기를 쓴 주인공은 유대인 여성, 독일의 유대인 학살을 피해 자신의 신분을 감추고 히틀러의 집 안 일을 돕는 직업에 뛰어들게 되고 그곳에서 히틀러의 성폭행과 억압으로 인해 그의 아이를 낳았다는 이야기까지….

 

책 제목인 ‘그레타의 일기’는 부드럽게 다가왔지만 책의 내용은 책 제목을 뛰어 넘어선 스릴을 선사해 준다.

그레타 라 불린 여인이 자신이 당한 역사 속의 현장의 사실과 그 시련 속에 아이를 대하는 심정과 또 다른 감정인 원치 않았던 임신의 느낌까지 고스란히 느끼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 설정이 안타까우면서도 어쩔 수 없는  환경에 내몰린 가련한 연약한 한 마리의 사슴을 연신 연상하게 만든다.

 

책은 일기장의 내용과 그것을 읽게 된 게이지와  사랑하는 모니카의 일을 시작으로  모니카의 사촌을 통해 진위 여부를 알아보게 되던 과정에 프랑스의 마피아 집단과 얽히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하게 된다.

 

진짜로 판명이 된다면 엄청난 인세와 유명세를 타게 될 일기장을 두고 서로가 자신이 주인이라고 믿는 장과 돈을 받아내기 위해 일기장이 필요한 마피아, 그리고 사건이 벌어지면서 게이지의 신분을 밝혀내려는 미 육군 소속 대위까지 끼어들게 되면서 사건은 커지게 되는데…..

 

호텔에서 죽은 사체로 발견이 된 여인, 살인 누명을 뒤집어쓰면서까지 복수의 날과 일기장의 그 아이의 생존 여부 추적까지 곁들인 긴박한 여정이 그야말로 손에 땀을 쥐게 할 만큼 스릴이 넘쳐흐른다.

 

직업에서 오는 특수부대원의 트라우마와 양심상의 가책과 더불어 제대로 안정된 곳에 안주하지 못하는 직업의 어려움, 사랑하는 여인과의 행복한 삶을 꿈꾸었으나 무참히 죽음이란 것과 마주하게 되면서 자신의 누명을 벗겨내기까지의 긴박한 그의 행보는 세 나라가 얽히고, 그를 보호하되 본국에서조차 극소수에 불과한 사람만이 알고 있다는 한계를 뚫고 어떻게 게이지가 정의의 실현에 앞장서게 되는지의 과정이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영화에서 볼 수 있는 특수부대원들의 무기 다루는 자세와 환경 탐지, 상대방을 잡기 위해 어떻게 주변을 살피면서 차분히 자신의 목적을 이루는지, 그 모든 과정들이 작가가 실제로 겪어보지 않았을까를 연신 생각하게 만드는, 남자는 물론이고 이런 첩보물을 좋아하는 여성 독자들이라면 흥미만점의 책일 것이란 생각이 들게 한다.

 

가상의 시나리오로 채택했던 히틀러에게 유대인 여성과의 사이에 낳은 자식이 있다는 설정이 무척 흥미를 끌게 되면서 읽게 되는 이 책은 남성의 시선인 게이지의 생각과 행동을 따라가는 것으로 독자들을  이끌며,  마지막 그 일기장의 처리와 그 후손은 과연 살아있는지에 대한 생각, 만일 정말로 가상이 아닌 현실 속에서 이런 후손들이 존재하고 있게 된다면 세계의 역사는 그야말로 일대 큰 이슈를 남길 것이란 생각도 들게 한, 작가의 상상력을 토대로 남성미가 물씬 풍기는 분위기의 책을 시원스럽게 읽게 되는 책이다.

 

우연히 손에 접하게 된 일기장이 커다란 일에 엮이면서 살인과 누명, 복수란 삼박자를 제대로 갖추게 되면서 그려지는 책답게 영화화된다고도 하니, 이미 이런 영화들을 비슷하게 접한 독자로서 게이지 역에 누가 선택이 될까를 상상해보는 것도 재미를 준다.

 

시리즈물인 만큼 다른 편이 출간되길 바라는 마음이 크게 다가오면서  그의 활약을 그린 책 발간이 빨리 다가왔음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