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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로테 링크 지음, 강명순 옮김 / 밝은세상 / 2016년 7월

인간의 날 것의 본성을 날카롭게 그려내는 작가 샤를로테 링크의 작품이다.

매 작품마다 각기 다른 인간들의 본심을 제대로 그려낸 만큼 스릴이 주는 맛과는 다른 또 다른 섬뜩함을 전해주는데, 이 작품은 그동안 읽어왔던 작품과는 또 다른 아픔을 동반한 작품이었다.

 

어릴 적 친구인 35살의 그웬 베켓으로부터 약혼 소식을 전해 들은 레슬리 그래머는 현직 의사다.

동료이자 남편인 스티븐의 외도로 인해 이혼도장을 막 찍은 상태인 그녀는 외진 시골 마을에서 아버지와 단 둘이 살고 있는 그웬의 약혼 소식이 놀랍기만 하다.

 

현대 여성상이라고 할 수 있는 발랄하고 진취적인 의지 활동과는 별개로 그녀는 구식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옷 스타일서부터 대인과의 관계가 원만치 못했기에 그녀에게 청혼한 데이브란 남자에 대해서도 놀랍지만 뭣보다 다른 세계로 들어서는 그웬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그웬의 아버지 채드와 래슬리의 외할머니인 피오나는 오랜 친구 사이다.

그런데 약혼 당일 날 피오나의 데이브를 향한 신랄한 비난의 목소리는 주의 사람들조차 불편하게 만들고 데이브는 그 장소를 박차고 나간다.

매년 이 농가에 와서 휴가를 머물다 가는 콜린과 제니퍼 부부, 레슬리, 그웬, 피오나, 채드, 그리고 데이브까지 모인 이 자리는 그렇게 파장으로 끝나고 집에 간다고 나선 피오나 할머니는 머리에 돌을 맞아 죽은 시체로 발견이 된다.

 

경찰의  진행대로 주위 사람들부터 탐색이 시작이 되고 각기 다른 사정들로 인해 의심들을 사게 되는 현장의 사람들, 알리바이 확인을 하던 중 이 살인 사건이 우연히도 먼저 일어난 여대생 살인 사건의 행위와 비슷함을 발견하게 된 경찰은 이 두 사건 간의 연결 고리를 찾기 위해 애를 쓴다.

 

한편 죽기 전에 피오나는 채드에게 이멜로 이젠 80을 넘어선 채드와 80을 바라보는 자신이 살아오는 동안 비밀에 묻어 두었던 사건에 대한 자신의 글을 보내게 되고, 이멜의 내용은 그웬을 손을 통해 약혼식에 모인 사람들 모두가 읽게 된다.

과연 피오나와 채드 사이엔 어떤 비밀들이 감춰져 있을까?

 

어쩔 수 없는 시대적인 상황들이 있다.

그것이 설령 잘못임을 알아도 의도적인 눈감기와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 탓과 당시엔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단 자신의 위안을 삼을 핑계를 대면서까지 묻어두려 했던 비밀들..

 

1940년대의 히틀러 광기는 영국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고 런던에 사는 아이들은 한적한 시골마을로 보내게 되는 정책이 실시된다.

그중 피오나 또한 엄마 손에 이끌려 채드 집안에서 살게 되지만 같은 동네에 살고 있던 브라이언이란 어린 소년까지 채드 집안까지 발을 들여놓게 된다.

 

노바디라 불리면서 인지 능력 저하로 신체에 비해 뇌 능력이 어린이 수준에 머물던 브라이언..

11살 당시 피오나에게나 15살 채드에게도 브라이언이란 존재는 귀찮은 존재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 후 우여곡절 끝에 브라이언의 사정을 확인하고도 피오나는 채드와 함께 침묵에 쌓이게 된다.

 

자신들의 과오와 잘못을 인정하며 되돌아보는 것 자체에 대한 두려움, 시대적인 상황에 맞물려 교묘히 자신들의 죄를 피해갔지만 여전히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지 못하는 브라이언이란 사람의 인생과 이를 교묘히 이용해 피오나에게 두려움을 전달한 범인의 증오에 찬 삶의 이야기는 서로가 어떻게 생각하고 생활하며, 이해를 하는 과정에서의 오해를 풀 수 있는 기회를 놓쳐 버렸다는 아쉬움을 남긴다.

 

현대인들의 병든 정신적인 나약함, 주위에서 이런 사람이란 인식 속에 박혀 있던 사람의 실체적인 내면의 아픔을 나몰라라 했던 사람들로 인해 복수와 증오를 실현시킨 범인의 주체적이고도 능동적인 활약은 뜻밖의 범인이란 점에서 독자들로 하여금 허를 찌르게 한다.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는 가운데 헬퍼 신드롬에 갇힌 제니퍼의 나중 생각들이 좀 더 일찍 표현이 됐더라면 글의 진행상 더욱 재미를 주었을 것이란 생각은 글의 종반부에 나타나게 한 점 때문에  매끄럽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피오나,  채드가 나중이라도 브라이언에 대한 미안함을 좀 더 가지고 있었더라면 양심의 가책은 조금이나마 가벼워질 수도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과 함께 인간이 인간에게 향한 집착에서 오는 행위가 주위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진행 상황이 잘 묘사된 책인 만큼 인간의 심리를 제대로 그련 낸 책이란 생각이 든다.

결국 다른 아이였던 브라이언이나  그 아이에 대해 외면했던 행동들이 차후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는지에 대해 뒤늦게 자신을 되돌아본 그들 또한 자신의 이름 외에 ‘다른 아이’였다는 사실이 아프게 다가온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