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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서자들1

 

분서자들

분서자들 1 – 사라진 책들의 도서관
마린 카르테롱 지음, 이원희 옮김 / 작가정신 / 2017년 1월

인간의 역시 이래 인간들을 통제하고자 하는 무리들에 의해서 시행되던 역사의 한 예를 보더라도 그들이 했던 사악한 행동들은 지금의 우리들이 배우는 역사의 한 장면에서, 또는 각기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도 그 사례들을 접해 볼 수 있는바, 가장 고도의 전략이라고 생각되는 것 중에 ‘책’이 지닌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렇게 말하니 무척 어렵게만 들리는 듯도 하지만 중국의 분서갱유나 히틀러가 저지른 만행들을 보면 쉽게 이해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사뭇 무척 심각한 이야기를 이렇게 재밌게 그려낸 책을 읽으면서 잠시나마 등장인물들과 함께 모험을 즐긴 듯 한 책을 읽었다.

 

이 책은 프랑스 투르 대학에서 예술사와 고고학을 전공한 마린 카르테롱이란 작가의  데뷔 소설로 2017년 현재 65000부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하며 화제가 된 작품이란다.

그래서 그런지 청소년들이 즐겨 읽을 수 있는 등장인물들의 나이와 어른들도 함께 같이 즐기면서도 읽을 수 있게 그려낸 흐름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한다.

 

주인공은 두 남매, 14 살인 오귀스트와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는 여동생 세자린이다.

어느 날, 아버지가 의문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친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살고 계신 곳으로 이사를 하게 되면서 그곳에서 자신의 가문에 얽힌 비밀을 알게 된다.

 

흔히 서양에서 다루는 십자군, 특히 템플 기사단의 등장은 다른 책에서도 보인 바와 같이 여전히 역사 속의 한 면을 드러내면서도 그 안에서 다양하게 변주되는 이야기를 통해 여전히 우리들에게 모험과 그들의 기사도 정신들을 흠모하게 만드는데, 이 책 역시 오랜 세월 인간의 사상과 역사의 진실이 밝혀짐으로써 피해를 입게 되는 무모한 집단의 분서자들과 그들에 맞서 싸워왔던 오귀스트 가문의 사투를 그린다.

 

무려 25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맞서 왔던 비밀 결사단의 대결을 그린 소설로 전학 온 학교 내에서조차도 오귀스트를 위협하게 되는 여러 가지 상황들, 비행 청소년으로 몰릴수 밖에 없었던 오귀스트가 차마 자신이 하고자 했던 행동들의 상황을 밝힐 수 없는 힘든 여건들이 여동생의 비밀장소를 밝혀내는 것과 합쳐서 시종 긴장감과 모험, 유쾌한 유머까지 곁들인 현재적인 시각과 과거가 교차하면서 그려나가는 장면들이 재미를 느끼게 해 준다.

 

여기엔 저자의 ‘책’에 대한 생각과 애정을 느낄 수가 있는데, 인간들이 살아가면서 발전해 가는 문명 기술 중에서 과연 책이란 존재는 계속해서 영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을 곁들이게 한다.

 

 *****  책은 특정한 물질적 형태로 인간의 능력을 시공간 너머로 이어주고 의미를 전달해주는 기술적인 물건이다. (중략) 여기서 책을 만들어내는 제작 기술을 내용을 보존하는 결정적 역할을 한다. 책은 사상, 시대, 작가의 불멸을 의미한다. 책은 인류의 과거를 기술하고, 인류의 현재를 새기고, 인류의 미래를 예고한다. 가장 경이로운 것은 모든 문명의 사상가들이 책을 그렇게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류를 인쇄한 것, 그것이 책이다. – p. 85

 

 

삼총사로 뭉친 오귀스트, 네네, 그리고 자신의 어릴 적 친구이자 자신의 가문과 앙숙인 가문의 아들이지만 자신과 뜻을 같이 해주는 바르톨로메와 함께 새로운 삼총사를 결성하는 일, 여기에 첫사랑의 대상인 이자벨의 출현과 괴짜 선생님까지 합세한 가운데 과연 분서자들과 대적할 만한 모험을 감행할 수 있을지, 다음 2.3부가 기대되는 책이기도 하다.

 

빠른 전개와 시 시적 절하게 다루는 주인공의 무술 실력은 인디애나 존스를 연상시키게도 하는 만큼 사뭇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이렇게 쉽게 접근할 수 있게끔 다룬 저자의 상상의 한계가 어디까지 펼쳐질지, 종합적인 모든 요소를 다룬 소설인 만큼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것이란 생각을 하게 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