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른 : 저주받은 자들의 도시 ㅣ 스토리콜렉터 74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19년 7월

에이머스 데커 시리즈로 알려진, 끝부분이 ‘남자’로 끝나는 명성답게 여전히 활기찬 데커의 활약은 눈부시다.

 

이 책을 포함해 총 4편의 시리즈물로 나온 이상 처음부터 쭉 읽어온 독자라면 두말할 필요도 없지만 처음 이 책을 접한 독자라도 재미와 아슬함을 함께 느끼면서 읽을 책이라고 생각한다.

 

일복을 타고난 사람들이 있다.

자신을 원하지 않았음에도 이상하게도 무슨 일이 생기면 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 그중에 한 명이 바로 에이머스가 아닐까 싶다.

 

처음 시리즈에서 미식축구 선수로 사고를 당해 뇌의 이상을 가진 사람, 경찰관으로서 직업을 바꾼 후 이후 시리즈에서 그만의 독보적인 뇌의 활용을 통해 사건을 풀어나가는 남자로 유명세를 달고 있는 주인공 에이머스는 오랜만에 동료인 재미슨 언니가 살고 있는 배런 빌에서 휴가 중이다.

 

 

그런 그가 이번에도 제대로 사건에 뛰어들게 된다.

그저 우연히 듣고 보게 된 어느 장면 하나로 살인사건의 현장에 가게 되고 그곳에서 미지의 두 남자가 살인당한 채 죽어있는 모습을 보게 된 것이다.

 

알고 보니 이 사건 외에도 지난 2주간 벌써 네 차례의 기괴한 살인 사건이 일어난 사실을 알게 된 데커는 현지 경찰과 함께 사건 해결에 뛰어들게 된다.

 

한때는 광산과 제조업으로 이름을 날렸던 도시, 배런 가문의 이름을 따서 배런 빌이란 명칭을 달고 있는 이 작은 소도시는 지금 마약에 중독된 사람들, 죽어있는 도시다.

 

배런 가문의 몰락과 함께 배런 1세가 일구었던 제국이 서서히 몰락하면서 이제는 일자리마저 없는 실업자들로 넘쳐나고 마을 자체가 죽어있는 곳-

 

그런 곳에서 미지의 두 남자 살인은 데커의 휴가를 반납하게 되고 여기엔 온갖 인간들의 군상들이 모이면서 걷잡을 수없는 비극과 모종의 타협과 협박, 배런 가문에 대한 원망이 합쳐지면서 큰 폭풍의 전야에 돌입하게 되는데…..

 

 

첫 문장의 서두부터 시작되는 진행은 역시 에이머스 데커만이 해결할 수 있는 사건의 현장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자신이 잃은 가족애의 슬픔과 함께 또 다른 사람들과의 교류를 서서히 이어가려는 노력, 그와 함께 또 다른 가족의 슬픔 앞에서 자신의 슬픔을 마주 보아야만 하는 아픔들이 사건의 해결과 함께 한 인간의 상처를 보듬어가는 과정을 같이 그리고 있다.

 

저자는 살인  그 이상의 도를 넘어선 사건 속에  이기적인 인간들의 군상이  이미 쇠락해가는 도시 안에서 미워하고 죽이고 싶은 상대로써  배런 가문에 대한 원망을 통해 걷잡을 수없는 정도에 이르는 과정을 촘촘히  그리고 있다.

 

특히 자신들의 몰락의 원인이  또 다른 욕망의 화신으로 변해가면서 살인, 마약, 보험사기, 여기에다 인디애나 존스급의 보물 찾기까지 곁들여지는  롤러코스터를 방불케 하는 진행을 보이는 과정이 결코 지루함을 모르게 한다.

 

하나씩 퍼즐 맞추기처럼 조각된 모음을 통해 큰 그림의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은 다른 시리즈에서처럼 시원함과 통쾌함을 주고 있으면서도 이번 작품은 데커의 또 다른 인간적인 면을 많이 담아냈다는 점이 인상 깊게 다가온다.

 

죽어있는 도시를 살리려는 사람들의 노력, 그 노력으로 인해 희망이란 단어를 연상시키기도 한 이 작품은 시리즈물로 계속 이어졌음 하는 바람을 가져보게 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