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배신 ㅣ 스토리콜렉터 84
로렌 노스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20년 7월
단란한 가정에 돌이킬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진다면, 그 이후에 남겨진 사람들의 심정은 어떤 극복을 통해 이겨나갈 수 있을까?
남편 마크와 7살 된 아들 제레미를 둔 테스는 평범한 가정의 아내다.
남편이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출장을 가게 되고 그 비행기는 불행하게도 추락, 남편은 사망하게 된다.
홀로 아들을 두고 남겨진 테스, 행복했던 마크와의 시간은 결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일이 되어버렸고 오로지 아들 제레미를 바라보면서 심한 우울증과 타인과의 거리를 두면서 살게 된다.
친정엄마의 염려로 사별 전문상담사라고 밝힌 셸리의 방문은 이후 그녀에게 다소 다마 활력을 제공하게 된다.
셸리 또한 제레미 또래의 아들을 잃은 엄마로서 누구보다 테스의 심정을 살뜰히 이해해주고 살핀다.
아들 제레미마저 자신보다는 셸리를 좋아하게 되고 테스는 마크의 형인 이안으로부터 마크 생전에 테스 몰래 자신에게 돈을 빌렸다는 사실과 함께 유언 집행 대리인으로서 자신을 지정해달라는 부탁 아닌 부탁을 받게 된다.
이후 자신을 뒤쫓는 듯한 모종의 그림자 내지는 남자의 모습들, 울렸다 끊기는 전화벨 소리와 미지의 협박이 담긴 남자 목소리까지….
테스의 주변을 감싸는 말 못할 섬뜩함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인지를 모를 정도로 그녀를 혼란에 빠뜨리게 되는데….
여성 심리를 표방한 스릴이 대세다.
주인공이 왜 그렇게까지 나락에 떨어져야만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녀를 둘러싼 뭔지 모를 섬뜩함들의 정체는 도대체 그녀에게 무엇을 원하는 것인지에 대한 끈적함이 묻어나는 이야기 설정은 긴장감을 제대로 몰고 온다.
사랑하는 가족의 일원과 이별을 하루아침에 당하게 된다면 그 심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을 것이다.
남편이자 가장이었던 마크를 잃은 후의 테스의 삶은 이제 오로지 남은 아들 제레미뿐이었고 그 제레미를 위해서라면 모정의 힘을 다해 지킬 것을 생각하는 모습들이 모정이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제레미의 생일을 맞기까지 거슬러 올라가 진행되는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통해 독자들은 테스가 느끼는 공포를 함께 느낄 수가 있고 이런 그녀를 두고 셸리의 다정함과 이해가 덧붙여져 차츰 안정을 찾아가는 듯 보이지만 테스가 깨달아가는 가는 진실의 문은 대 반전의 기막힘을 드러낸다.
이런 류의 심리 스릴러를 대한 독자들이라면 대충 결말이 어떻게 진행될 것이란 짐작을 하게 되는데 이 작품은 그 허를 제대로 찔렀다.
읽으면서 이렇게도 슬프고 가슴이 아픈 감정을 동반한 스릴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다.
결코 다시는 되돌아올 수 없는 사람의 존재와 그 상실감이 어떻게 테스를 변화시켰는지, 본연의 모습을 찾을 수는 있을까에 대한 염려는 가상의 설정 소설이지만 현실감을 반영한 듯한 모습들이 세세하게 묘사되고 있어 타 작품들과는 다르게 다가온다.
두 여인의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다는 동병상련의 아픔 앞에서 서로를 바라보는 다른 생각들, 이 작품은 심리 스릴이자 이별을 당한 사람들의 아픈 심정을 대변해주는 듯한 작품이었다.
제목인 ‘완벽한 배신’은 말 그대로 ‘완벽한 배신’ 그 자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