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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개 도시로 읽는 세계사

도시 세계사  30개 도시로 읽는 세계사 – 세계 문명을 단숨에 독파하는 역사 이야기
조 지무쇼 엮음, 최미숙 옮김, 진노 마사후미 감수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7월

다른 나라 여행을 하다 보면 역사와 관련된 장소를 방문하게 된다.

 

개인마다 관심사가 다를 수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단체 여행을 하는 일정 중엔 그 나라의 역사를 알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인 유적이나 궁궐, 그리고 현재도 여전히 살아가고 있는 장소인 도시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게 한다.

 

다분히 그저 관광 위주의 여행이 아니라면 출발 전에 그 나라에 대한 정보를 어느 정도 알고 가는 것과 가이드가 설명해주는 대로 따라가며 훏어보는 여행에는 분명 받아들이는 체감이 다르리라 생각된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여행정보처럼 받아들여질 수도 있고 고대 역사에서부터 시작된 도시가 현재까지 여전히 존재하는 이유에  대한 의문과 함께 학창 시절에 배웠던 그 시절로 소환하게 만든다.

 

 

인상 깊었던 문장이 책 소개 머리에 저자가 쓴 내용이었다.

학창 시절 우리나라, 나와는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나라의 역사와 도시를 왜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점들, 암기 위주의 교육으로 받아들인 역사 공부가 왜 힘들었는지에 대한 내용은 공감하게 만든다.

 

일단,  책을 펼쳐 든 순간 빠져들며 읽게 된다.

 

찬란했던 고대 도시 바빌로니아부터 시작해 아테네, 스파르타, 헬레니즘 문화, 알렉산더 대왕을 시작으로 20세기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이야기를 30개의 주요 도시를 주제 삼아 쉽게 접근하게 한다.

 

도시1

 

 

역사 속의 사라진 도시들은 왜 사라졌는지, 한때는 어촌이나 별 볼일 없던 한적한 곳의 장소가 어떻게 현대에 들어서 국제적인 상업과 금융의 도시로 거듭날 수 있었는지에 대한 간략 하면서도 엑기스만 담아낸 이야기는 깊숙이 들어가지 않아도 금방 이해될 수 있을 만큼 재미를 준다.

 

도시2

 

역사란 돌고 돈다는 말도 있고 도시가 역사를 만든다는 말도 있는 것처럼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여전히 도시가 주는 매력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겐 소중한 장소임에는 틀림이 없다.

 

각 나라마다 깃든 도시에 대한 역사를 통해 과거의 영광과 도약의 발전을 하는 내용들을 접할 수 있는 책, 목차대로 읽지 않아도 독립된 별개의 도시 이야기라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다만, 아쉬움이 있다면 우리나라 서울에 대한 이야기도 포함이 되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중국의 경우 베이징이나 홍콩, 상하이까지 두루 포함된 부분들이 있어 많은 부분들을 할애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에 대한 정보는 없어 같은 동양권에 대한 할애 부분에서 빠진 것이 아쉬웠다.

 

여행의 제한이 많은 요즘,  책을 통한 도시 여행을 하고 싶다면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

완벽한 배신

배신완벽한 배신 스토리콜렉터 84
로렌 노스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20년 7월

 

단란한 가정에 돌이킬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진다면, 그 이후에 남겨진 사람들의 심정은 어떤 극복을 통해 이겨나갈 수 있을까?

 

 

남편 마크와 7살 된 아들 제레미를 둔 테스는 평범한 가정의 아내다.

 

 

남편이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출장을 가게 되고 그 비행기는 불행하게도 추락, 남편은 사망하게 된다.

 

 

홀로 아들을 두고 남겨진 테스, 행복했던 마크와의 시간은 결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일이 되어버렸고 오로지 아들 제레미를 바라보면서 심한 우울증과 타인과의 거리를 두면서 살게 된다.

 

 

친정엄마의 염려로 사별 전문상담사라고 밝힌 셸리의 방문은 이후 그녀에게 다소 다마 활력을 제공하게 된다.

 

 

셸리 또한 제레미 또래의 아들을 잃은 엄마로서 누구보다 테스의 심정을 살뜰히 이해해주고 살핀다.

 

 

아들 제레미마저 자신보다는 셸리를 좋아하게 되고 테스는 마크의 형인 이안으로부터 마크 생전에 테스 몰래 자신에게 돈을 빌렸다는 사실과 함께 유언 집행 대리인으로서 자신을 지정해달라는 부탁 아닌 부탁을 받게 된다.

 

 

이후 자신을 뒤쫓는 듯한 모종의 그림자 내지는 남자의 모습들, 울렸다 끊기는 전화벨 소리와 미지의 협박이 담긴 남자 목소리까지….

 

 

테스의 주변을 감싸는 말 못할 섬뜩함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인지를 모를 정도로 그녀를 혼란에 빠뜨리게 되는데….

 

 

 

 

여성 심리를 표방한 스릴이 대세다.

 

 

주인공이 왜 그렇게까지 나락에 떨어져야만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녀를 둘러싼 뭔지 모를  섬뜩함들의 정체는 도대체 그녀에게 무엇을 원하는 것인지에 대한 끈적함이 묻어나는 이야기 설정은 긴장감을 제대로 몰고 온다.

 

 

사랑하는 가족의 일원과  이별을 하루아침에 당하게 된다면 그 심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을 것이다.

남편이자 가장이었던 마크를 잃은 후의 테스의 삶은 이제 오로지 남은 아들 제레미뿐이었고 그 제레미를 위해서라면 모정의 힘을 다해 지킬 것을 생각하는 모습들이 모정이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제레미의 생일을 맞기까지 거슬러 올라가 진행되는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통해 독자들은  테스가 느끼는 공포를 함께 느낄 수가 있고 이런 그녀를 두고 셸리의 다정함과 이해가 덧붙여져 차츰 안정을 찾아가는 듯 보이지만 테스가 깨달아가는 가는 진실의 문은 대 반전의 기막힘을 드러낸다.

 

 

이런 류의 심리 스릴러를 대한 독자들이라면 대충 결말이 어떻게 진행될 것이란 짐작을 하게 되는데 이 작품은 그 허를 제대로 찔렀다.

읽으면서 이렇게도 슬프고 가슴이 아픈  감정을 동반한 스릴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다.

 

 

결코 다시는 되돌아올 수 없는 사람의 존재와 그 상실감이 어떻게 테스를 변화시켰는지, 본연의 모습을 찾을 수는 있을까에 대한 염려는 가상의 설정 소설이지만 현실감을 반영한 듯한 모습들이 세세하게 묘사되고 있어 타 작품들과는 다르게 다가온다.

 

 

두 여인의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다는 동병상련의 아픔 앞에서 서로를 바라보는 다른 생각들, 이 작품은 심리 스릴이자 이별을 당한 사람들의 아픈 심정을 대변해주는 듯한 작품이었다.

 

 

제목인 ‘완벽한 배신’은 말 그대로 ‘완벽한 배신’  그 자체였다.

 

디 아더 피플

디아더피플디 아더 피플 – 복수하는 사람들
C. J. 튜더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7월

 

 

 

[초크 맨], [애니가 돌아왔다]에 이은 저자의 신작이다.

 

이미 전 작품을 통해 스릴과 추리의 느낌을 충분히 느낀 독자라면 이번 작품에 대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좀체 연관되지 않을 등장인물들의 각기 다른 사연들이 퍼즐처럼 맞춰지면서 하나의 이야기로 통합되는 흐름이 몰입도를 높인다.

 

퇴근길에 조금 늦었을 뿐인데 아내와 딸이 살해된 사실을 알게 된 게이브-

분명 자신의 길에서 다른 차량에 타고 있던 딸의 모습을 본 게이브는 이후 살아가지만 살아있는 사람 같지 않는 삶을 이어나간다.

 

3년이 흐른 후 그에게 도움을 준 사람에 의해 찾고자 했던 차를 발견하지만 그 차 안에는 딸의 모습은 없고 신원미상의 남자와 ‘디 아더 피플’이란 단체를 알게 될 뿐이다.

 

왜 게이브에게 이런 일들이 벌어지게 됐는지에 대한 이유를 궁금하게 만든 설정들, 법이 해결해주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복수를 이뤄주겠다는 미지의 사람들 정체는 무엇인지를 하나하나 짚어나가면서 읽는 과정은 스릴과 추리의 묘미를 제대로 만끽하게 하는 작품이다.

 

특히 딸을 찾고자 하는 게이브를 보면서 때론 분노와 슬픔, 그리고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부성애를 느끼게 되는 책이다.

 

 

가끔 죄를 지었지만 분명 처벌받아 마땅한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법의 허점을 이용해 교묘히 빠져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할 때가 있다.

 

이 책을 이런 출발점에 의문을 두고 법을 이용한 것이 아닌 아무도 모르게 그들에게 처벌할 방법이 있다면 어떻게 뿌리칠 수 있는가? 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게이브가 당해야만 했던 원인을 알아가는 초조함도 그렇지만 끝까지 누가 범인일까에 대한 궁금증은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유혹을 뿌리칠 수 없는 달콤한 제안에 대한 게이브의 선택은?

왜 살인을 해야만 했는지에 대한 이유가 너무도 궁금하게 만든 작품, 전작인 ‘애니가 돌아왔다’에서 보인 환상이 섞인 부분들은 이번 작품에서 보인 부분들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느낌을 부여한다.

 

저자의 색다른 작품을 원하는 독자라면 만족할 것 같다.

 

찌는듯한 무더위를 탈출하기 원하는 분들, 스릴과 추리, 여기에 덧붙여 저자의 장기인 환상이 섞인 이야기를 즐겨보시는 것은 어떨지….

 

 

쫄깃쫄깃한 긴장감의 롤로코스터를 타보고 싶다면 한번 읽어보라고 추천한다.

 

교토 디테일

교토디테일  교토의 디테일 –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한 끗 디테일
생각노트 지음 / 북바이퍼블리 / 2020년 7월

 

여행을 하다 보면 기억에 남는 곳은 좋은 추억을 간직하게 한다.

 

일반적인 여행이란 목적을 가진 이유라면 두말할 것도 없지만 저자인 생각노트님처럼 하나의 사물을 보더라도 관찰력 있는 센스를 통해 다른 느낌을 받는다면 확연히 다를 것이란 생각이 든다.

 

기획자이자 마케터인 저자 생각노트가 전작인 ‘도쿄 디테일’에서 보인 글을 통해 다른 참신한 기억을 갖고 있는 독자라면 이번 교토에 관한 이야기는 남다른 재미를 줄 것 같다.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순간들을 고객 위주로 생각하고 작은 변화를 일으킨다면 고객의 입장에선 생각지도 못한 변화에 무한한 감동을 받게 된다.

 

일본이 특히 이러한 세세한 작은 변화에 민감한 부분들을 잘 포착하고 실천하는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책에서 저자가 보인 그러한 점들은 철저한 고객 위주의 실행이란 생각을 하게 한다.

 

관광지에서의 핫 스풋을 소개하는 과정에서의 비즈니스 관점에서 바라본 시각은 서비스, 마케팅, 디자인까지 두루두루 이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것 같다.

 

카페에서 의자 옆에 바구니를 비치함으로써 물건을 담아둘 수있는 심적 여유와 공간적인 아늑함, 옆 테이블 사람들과 시선을 마주칠 일이 없게 한 칸막이 설치, 화장실 안의 작은 고리를 설치함으로써 우산 걸이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센스, 지하철의 각 칸마다의 혼잡도를 표시함으로써 고객들의 이동 확보 여유를 주는 차이, 역 내의 찾아가지 않은 우산을 비치함으로써 다른 고객들이 사용할 수 있게 한 모습들은 디테일 한 끗 차이가 어떻게 소비자 중심으로 변할 수 있는지를 보인 좋은 사례다

 

디테일1

 

 

특히 문구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에겐 작은 디테일의 변형이라고 할 수 있는 인덱스 사용법이나, 한 번에 다양한 문구세트를 모아 만든 키트 제품들은 바로 이거다!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 아이템이 아닌가 싶다.

 

디테일2

 

빠르게 변하는 현대의 흐름에 맞춰 고객의 니즈에 부합된 디테일의 변화는 고객을 감동시키고 이는 IT시대의 흐름에 맞는 호응도의 변화에도 많은 호불호가 가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철저한 비즈니스의 관점에서 바라본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점을 염두에 둔 이러한 변화의 바람은 기업혁신은  물론 무한 경쟁이라는 시대에 맞는 것은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해보게 한 책이다.

                                                                                                                                

 

그들은 말을 쏘았다.

그들은 말을그들은 말을 쏘았다
호레이스 맥코이 지음, 송예슬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0년 6월

작가의 자전적인 경험담이 담긴 소설들은 허구의 의미를 지닌 색채와는 다른 또 다른 감성을 느끼게 한다.

 

특히 팍팍한 현실에 부대끼며 하루하루를 살아가야만 하는 청춘들의 삶을 그린 내용들은 어쩌면 현재의 우리들 모습을 대변해주는 듯한 느낌마저도 들게 한다.

 

댄스 경연대회, 그것도 마라톤 댄스 경연대회라는 이색적인 대회를 통해 대회 참가자들의 면면들의 날것을 보는 것과 동시에 씁쓸함을 전해주는 이 책은 책을 덮고서도 긴 여운을 남기게 한다.

 

대공황 시대에 평범한 가정에서 자라지 못한 글로리아는 고모네 집을 나와 할리우드로 간다.

 

그녀의 목표는 영화배우가 되는 것이 꿈이다.

 

우연하게 마주친, 같은 공통사를 가진 로버트를 만나면서 댄스 마라톤 대회에 같이 참가할 것을 권한다.

대회에 참가하는 기간 동안은 숙식이 제공되니 당분간은  그 걱정에서 해방된다는 사실, 더군다나 영화제작자들 눈에 띄게 되면 선택될지도 모른다는 한 줄의 희망이라도 잡아보자는 설득에 그들은 참가한다.

 

햇빛이라곤 볼 수 없는 갇혀있는 건물에서 1시간 50분 동안 춤추고 10분 동안 쉬는 간단한 규칙은 점차 희망이 절망으로, 타인이 탈락해야만 내가 살 수 있다는 절실한 긴박감, 그 속에서 이들을 구경하는 관중들과 이 대회를 통해 한몫을 건지려는 주최자들의 교묘한 계략은 점차 글로리아를 더욱 지치게 만든다.

 

 

커플들이 함께 뛰어야 하고, 마지막까지 남는 자가 승리하는 대회, 무엇이 그들을 그곳으로 이끌었을까?

비관적인 삶에 냉소적인 말들을 쏟아붓는 글로리아의 모습, 그런 글로리아에게 지쳐가는 로버트, 결국 글로리아의 부탁을 받아들인 로버트의 행동은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교차해 보이면서 진행된다.

 

너무도 절박하면 그 무엇도 눈에 보이질 않고 오로지 하나의 목적을 향해 돌진할 수밖에 없는 그들의 심정은 다른 커플들의 모습과 함께 비교되면서 낙태, 성폭력, 자살, 총기사건까지… 한 대회를 통해 여러 인간들의 군상을 보인 작가의 서늘한 시선을 함께 느낄 수가 있다.

 

 

“늘 내일이죠. 기회는 늘 내일에만 오네요.” – p.199

 

내일에는 희망이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댄스 마라톤 대회를 통해 점차 삶에 대한 포기를 하는 글로리아와 그런 인생의 공허함을 느끼는 로버트의 행동은 삶을 살아내야만 하는 아이러니를 잘 그려냈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어린 시절 할아버지가 키웠던  살아가는 과정이 더 큰 고통이란 사실을 알게 되면서 과감하게 죽인 모습을 본 로버트가 마지막에 던진 대사는 착잡한 심정마저 들게 한다.

 

“사람들은 말을 쏘잖아요…, 그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