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에 갇힌 남자 ㅣ 스토리콜렉터 89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20년 11월
에이머스 데커는 고향인 오하이오주 벌링턴에 돌아와 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빼앗아간 그 장소, 그 집, 그 모든 사람들이 있었던 곳, 일 년에 한 번씩 찾은 고향엔 여전히 죽은 아내와 딸, 처남이 있기에 그들을 추모하기 위해 찾아오는 곳이기도 하다.
그 일 이후 과잉기억 증후군과 공감각의 능력이 월등히 뛰어난 그가 사건의 해결을 한 이후에 해마다 찾는 무덤가-
그런데 그를 찾아온 한 남자에 의해 걷잡을 수없는 과거의 사건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경찰 초년생 시절 처음 맡았던 살인사건, 그 현장에서 식당 주인인 데이비드 카츠, 그리고 은행에서 대출 관련 업무를 맡고 있던 도널드 리처즈, 리처즈의 아들과 딸이 모두 죽은 채로 발견이 된 그 사건에서 모든 결과는 한 사람을 지목하고 있었으니 바로 자신이 감방에 넣은 메릴 호킨스다.
그런 그가, 감방에서 죽을 때까지 있어야 할 그가 에이머스 앞에 나타나 자신은 무죄라고 말하며 이미 죽음을 목전에 둔 자신이기에 13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진실을 밝혀달라며 말한다.
당시의 기억을 되새기며 함께 사건을 해결했던 랭커스터와 이 사건에 대한 전모를 살피기 시작하려던 그때 누군가에 의해 호킨스는 살해된 채 발견이 된다.
그저 흘려들었던 그 당시 사건이 더 이상 간단한 사건이 아님을 느낀 데커는 과거와 현재를 오고 가며 이 사건에 감춰진 진실은 무엇인지를 알아내기 위해 뛰어드는데…
아픈 과거의 기억 외에 또 다른 새로운 능력을 얻게 된 에이머스란 주인공을 내세운 ‘남자’~시리즈의 신작이다.
여전히 과거의 고통 속에 새로운 삶에 적응해가려는 주인공의 모습도 여전하지만 과거에 이미 밝혀지고 그 결과로 감옥에 들어간 죄인이 자신의 무죄를 밝혀달라는 점이 흥미롭게 그려진다.
독자들은 당시 사건 현장에서 벌어졌던 증거물과 죽은 사람들의 관계, 그 이후 남겨진 그들의 아내들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를 함께 살펴보게 되지만 정작 왜 그들이 죽어야만 했는지에 대한 보다 원점에 다다르기까지의 여정은 쉽지만은 않게 그려진다.
한 남자의 아내가 죽은 채로 발견이 되고, 연이어 계속 이어지는 의문의 주위 사람들의 죽음과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되는 수순들은 에이머스가 겪는 개인적인 고통과 함께 진실이란 이름으로 부모와 자식의 관계, 가볍게만 여길수 없었던 사건의 본질을 알게 된 후의 폭풍을 더욱 놀랍게 그려냈다.
“진실이 늘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건 아니에요. 때론 우리를 가두는 감옥이 될 수도 있죠.”
어쩌면 호킨스도 그렇고, 리처즈나 카츠의 아내, 호킨스의 딸도 이러한 생각들로 묻고 지나왔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진실이 무조건 좋은 것만이 아닌 양 갈래의 선택의 갈림길에 섰던 사람들의 심정이라면 그들이 내린 결론이 당시로선 최선의 선택이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게 하는, 내용상 무거움을 던진다.
과거는 돌이킬 수 없는 지난 일들이기에 에이머스가 겪는 단란하고 행복한 가정의 모습을 지켜보는 장면은 왠지 그동안 시리즈를 읽어왔던 독자로서 마음 한구석에 애잔한 감정이 스며드는 것은 인지상정이 아닐까 싶다.
사건을 해결함에 있어 동료애와 그들이 겪는 애환들이 결코 남의 일처럼 여겨지지 않게 느껴지는 데커의 변화된 모습이 다음 시리즈에선 어떤 발전된 감정의 이입으로 변해있을지도 궁금하고, 전작의 주인공인 마스의 출현은 반가움마저 들게 한다.
단순하게 끝낼 수도 있었을 사건의 전말 뒤에 감춰진 무섭고 치밀한 계획이 밝혀지는 장면은 강한 인상을 남기는 한편 다음 시리즈에선 보다 밝은 에이머스 데커를 기대해보게 한 작품이었다.
맞습니다. 진실이 우리를 자유롭게 하기도 하지만 가두는 감옥이 될수도 있다는것.
자꾸만 이 말이 되씹어 지네요.
이 책 기억해 두고 서점에 한번 나가 봐야 겠습니다.
코로나 이후 잡지 한권도 안 읽었거든요.
이 시리즈가 재밌습니다.
천천히 읽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