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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집

여자들의집 (2)여자들의 집
래티샤 콜롱바니 지음, 임미경 옮김 / 밝은세상 / 2020년 10월

 

‘세 갈래 길’이란 작품으로 만났던 저자의 신작을 만나본다.

 

촉망받던 여변호사 솔렌의 시선을 따라가며 진행되는 이야기는 자신의 의뢰인 자살사건으로 인한 충격으로 번아웃이란 진단을 받은 후부터 시작된다.

 

살아갈 이유도 없어진 그녀에게 의사는 대필작가 자원봉사를 해 볼 것을 권유하게 되고 그녀가 찾아간 곳은 집 없는 여성들이 거주하는 여성쉼터, 여성 궁전이란 곳이다.

 

400명이 모여 산다는 곳, 그녀 자신은 이곳에 모여 살게 된 그녀들의 사연을 대필해주리란 기대감에 나섰지만 돌아오는 것은 냉정함과 비난에 찬 눈길, 모든 만사에 삐뚤어진 시각으로, 때로는 발길질하며 격렬한 행동을 통해 울분을 드러내는 그녀들 앞에 속수무책이었다.

 

하지만 그녀들의 속사정들을 알아가는 과정 속에서 그녀들이 세상에서 어떤 차별과 대우를 받았으며 억압이란 이름 아래 학대와 사회에서 버림을 받았는지를 알게 된 후부터 솔렌은 이들에 대해 공감을 하게 된다.

 

흔히 말하는 소외계층이란 말, 연말이나 지금도 방송을 보게 되면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을 주면 좋겠다는 공익단체의 멘트 속에는 이런 사각지대에 머물고 살아가는 취약 여성들이 있음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한 책이다.

 

그녀들이 여자란 이유만으로, 배우지 못했고 남편으로부터 긴 세월 동안 학대를 당했으며 할례를 피해 딸과 함께 도망쳐 온 여인이 아들을 그리워하며  편지를 부탁하는 모습들은 그동안 사회의 중상류층 이상의 삶을 살아왔던 솔렌에게는 또 다른 인생 터닝포인트를 마련해 준 계기를 제공한다.

 

자신의 우울증을 고치려 자원봉사를 시작한 일을 통해 오히려 그녀들과 함께 웃고 울면서 공동체 이상의 연대와 사명감을 깨달아가는 과정은 그녀가 오히려 자신의 병을 고치기 위해 도움을 받고 있다는 따뜻한 시선이 감동을 준다.

 

인간은 홀로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다.

하루하루 부대끼며 살아가는 인생길에 자신과 같은 공감대, 어려움을 함께 헤쳐나갈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을 함께 갖고 이어 간다면 피부에 크게 와 닿는 변화는 아닐지라도 서서히 변하는 시대의 흐름은 느껴보지 않을까?

 

스스로 성공하기 위해서 부단히 뛰어왔던 지난날의 삶을 돌아보며 이전의 삶으로는 돌아가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솔렌의 변화하는 인생의 모습과 불행과 차별 어린 시선의 변화를 촉구하는 느낌을 주는 책, 감동으로 다가온 작품이다.

 

 

줄레이하 눈을 뜨다

줄리에트줄레이하 눈을 뜨다 <5+5> 공동번역 출간 프로젝트 3
구젤 샤밀례브나 야히나 지음, 강동희 옮김 / 걷는사람 / 2020년 9월

한・러 수교 30주년을 기념하는 <5+5> 공동번역 출간 프로젝트의 세 번째 작품집으로 만나본 구젤 밀례브나 야히나 란 작가의 작품이다.

 

이미 차세대 유망작가로서 많은 수상을 한 작품이란 소개에 이어 러시아 역사의 한 축을 그린 유배 문학이란 점이 눈길을 이끈다.

 

15살의 줄레이는 45 살의 무지하트란 부농 출신의 남자와 결혼한 30대 여성이다.

알라신을 믿으며 이미 네 딸을 저세상에 보낸 어머니이자 눈먼 시어머니 우프리하로부터 천대와 구박을 온몸에 담으며 하루를 살아가는 순종적인 여인이다.

 

그러던 어느 날 하루가 다르게 집안의 양식과 가축들을 차출해가는 마을 지도부의 등쌀에 차후 다음을 기약하기 위해 숲으로 종자씨를 숨기고 돌아오던 중 이그나토프가 이끄는 붉은 군대에게 심문을 당하게 되면서 예기치 못한 남편의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이후 남편을 잃은 슬픔을 느끼기도 전에 전 재산 몰수, 시어머니를 남겨둔 채, 한 번도 떠나본 적도 없던 율바시를 떠나 강제 이주란 머나먼 여정을 떠나게 된다.

 

기차에서 만난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 부농인들, 레닌그라드의 지식인들, 범죄자들, 이교도들까지 모두 이들은 길고 긴 시베리아로 향하게 된다.

 

소설의 배경은 1930년에 시베리아 강제이주를 시작으로 1946년까지 이르는 세계 역사 사건의 하나인 제2차 세계대전을 포함한 시대적 상황 속에 끈질긴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다.

 

종교적인 신념 속에서 여성으로서 세뇌되어오다시피 한 무슬림 여성의 삶 속에서 펼쳐지는 시베리아 여정은 임신이란 기간, 탈주를 감행한 사람들 속에 여전히 자신의 의지를 뚜렷이 이어가지 못한 순종적인 여인으로 험난한 삶을 이어간다.

 

두 차례로 이어진  많은 사람들의 탈주와 생명을 잃어가는 과정 속에 생명력이란 힘은 그녀에게 또 하나의 다른 인생을 부여한다.

간신히 도착한 타이가에서의 삶은 생명의 출산과 함께 힘들게 자연 속에서 각박하게 생명의 끈을 이어가기 위한 다양한 사람들의 사연과 곁들여져 정착지로서의 모습을 그려낸다.

 

자신의 남편을 죽인 아그나토프를 향한 거부할 수 없는 사랑, 스스로 자신 안에 내재된 사랑이란 감정을 표출하지 않으려 애를 썼던 두 사람의 열정은 그녀 자신 스스로 아들의 앞날을 위해 거부함으로써 또 하나의 다른 인생의 삶을 이어나가는 여정은 인물들 간의 심리묘사와 시대가 요구했던 흐름, 그 안에서의 배신과 시베리아란 땅에서 심룩이란 마을을 이루기까지, 지난한 세월 속에  강제 이주자들의 노력과 저항, 양심적인 지식인들의 고뇌, 예술가로서의 그림을 향한 열정을 그린 대서사시를 그렸다.

 

읽으면서 우리나라의 시베리아 사할린 강제이주의 역사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졸지에 모든 것을 빼앗기고 나라의 명에 강제로 새로운 땅에서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 그들의 삶 속에서의 하루하루 살아가는 시간은 자신의 모든 것을 신을 외면하면서까지(줄레이하) 버팀목이 되는 것은 뭐든지 붙들 수밖에 없었던 삶에 대한 투쟁이자 의지력을 드러낸 부분들은 우리나라의 역사와 겹치는 부분들이 많아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자신의 감정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그저 주어진 대로 살아간 줄레이하 란 여인의 삶을 통해 진정한 삶에 대한 의미는 무엇인지, 그녀의 아들로 이어진 새로운 세상으로의 탈출은 그래서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 장면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700페이지에 육박하는 벽돌 두께의 책 내용이 지루함 없이 이어지는 글의 흐름은 그동안 러시아 문학, 현대에 이르는 작가의 작품을 많이 접해보지 못한 독자로서 이번에 출간된 이 작품을 통해 러시아 문학의 새로운 면모들을 접하게 된 좋은 시간이었다.

 

 

 

 

카낙

카낙카낙 형사 카낙 시리즈 1
모 말로 지음, 이수진 옮김 / 도도(도서출판) / 2020년 9월

그린란드 이누이트족을 다룬 최초의 범죄소설이자 카낙 형사 시리즈로 첫발을 내디딘 작품이다.

 

춥다는 말이 어울리지 않을 정도의 극한의 상반된 계절을 담고 있는 그린란드-

 

그곳에서 이누이트 가족의 한밤중 몰살 살인, 범인은 모두 죽였다고 생각했겠지만 한 아이는 생명을 가까스로 부지하고 시간은 훌쩍 뛰어넘어 현재의 살인사건이 벌어지는 곳으로 초대한다.

 

반 이누이트 출신의 덴마크 형사 카낙은 그린오일이란 회사에서 일하던 외국인 노동자 세명이 너무도 처참한 모습으로  발견이 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파견된다.

 

잘린 후두 윗부분, 파헤쳐진 복부, 닦인 혀, 곰이 했다고 생각되는 미스터리, 범인의 발자취는 없는 상태에서 누가 이런 행위들을 했을까?

 

국적이 다른 외국인 노동자들이 가진 그들의 연관성은 없으니, 사건은 더욱 오리무중, 더군다나 해당 경찰서장 리케 에넬을 비롯한 수사진들의 비 협조성은 더욱 카낙을 난감하게 만드는데, 여기에 이어 또 하나의 시신이 발견이 되면서 카낙은 주위 동료들을 위주로 탐문수사를 하게 된다.

 

하지만 용의자의 알리바이는 뚜렷하고 이에 더해 그린란드 이누이트족이 모여 살고 있는 곳에 두 구의 시체가 같은 모습으로 발견이 되면서 사건의 방향은 광대한 그린란드 서쪽에서 북쪽까지 넓혀간다.

 

지구 상의 그린란드란 대륙은 많은 것을 의미한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대륙빙하는 녹고 있으며 여기에 빙하가 녹음으로써 강대국들 간의 자원 확보 전쟁은 이미 진행 중이다.

 

그런 그린란드에서 토박이 원주민으로 살아가고 있는 이누이트족들의 생활과 서구의 영향으로 변해가는 젊은이들의 모습, 여기에 석유를 추출하기 위해  설립한 석유회사의 외국인 노동자 고용, 더불어 삶의 터전을 관통하는 현주민들, 특히 젊은이들이 바라보는 외국인 혐오와 고용기회의 박탈에 대한  극도의 분노를 충실히 그리고 있다.

 

외국인들의 척박한 삶의 모습 뒤에 원주민 여성들의 매춘 행위를 통해 그녀들 삶에 고통을 주는 자들로 여긴다는 역설은 지금의 그린란드의 현 모습을 대변해 주는 모습 중 하나란 생각이 든다.

 

여기에 그린란드가 갖고 있는 자치령에서 벗어나 진정한 하나의 국가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를 얻기 위함인지, 아니면 정치인들 스스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이를 이용한 방법으로 다루는 것인지에 대한 고위층과 석유회사 간의 담합은 추리 미스터리란 장르 속에 정치, 경제문제를 모두 보인 작품이다.

 

카낙 그 스스로도 자신이  태어난 곳인 카낙에 다시 발을 들여놓음으로써 뿌리의 원천을 찾아가는 모습 또한 아픔이 전해오는 장면으로 기억될 것 같다.

 

살인사건의 전체적인 배후가 누구인지를 함께 쫒아가는 여정 속에 그려지는 그린란드란 대륙의 자연경관, 그저 화면 속에서만 보았던 현실 속의 이누이트들의 고립된 정체성과 이를 유지하려는 자들의 사연들은 살인사건과 석유란 물질이 개입됨으로써 벌어지는 살인이란 모습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 안타까움이 전해져 온다.

 

이누이트의 투펙과 개썰매가 함께 등장함으로써 그들만의 고유한 삶의 방식과 자연과 함께 살아가고 순응해가는 모습을 잘 포착한 추리 미스터리 작품은 기존의 타 작품들보다 신선함을 준, 읽은 후에도 여전히 아련한 아픔이 전해지는 작품이었다.

 

 

첫 카낙 시리즈의 출발인 만큼 다음 이야기에선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가 된다.

유럽을 성찰하다.

유럽을 성찰하다유럽을 성찰하다 – 중산층 붕괴, 포퓰리즘, 내셔널리즘…… 유럽중심주의 몰락 이후의 세계
다니엘 코엔 지음, 김진식 옮김 / 글항아리 / 2020년 8월

저자 코엔은 프랑스 지성을 대표하는 경제학자이다.

 

자신의 나라에서 일어났던 68 혁명 5월을 중심으로 현재의 유럽의 모습을 통해 여러 이야기를 풀어낸다.

 

68 혁명 5월은 베트남 반전 시위 중 촉발된 학생 구금사건을 계기로 여기에 노동자들이 가세함으로써 프랑스 역사에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한 계기를 준다.

 

기존의 세계대전을 겪은 세대와는 다른 TV를 통한 교육을 받은 세대이자 폭발적인 청년의 인구수는 기성세대와의 단절을 의미했고 이는 여학생 기숙사 방문이란  이슈를 발전시켜 여성의 참정권, 독립적인 은행 계좌 개설, 피임법을 통과시킨 정치위기로 이어진 것은 프랑스에서만 통용됐다는 점이 다르다고 말한다.

 

이후 이 혁명은 역설적이게도 높은 성장의 혜택 이후 1970년대 중반부터 실망을 겪게 된다.

이집트의 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증, 대량생산으로 인한 성장 둔화, 탈 공업화로 인한 일자리 감소, 이는 미테랑 대통령 당선 후 기대했던 일자리에 대한 정책은 좌파의 고민으로 올라서게 된다.

 

또한 이러한 모습들은 10년 후인 1978년 이탈리아 정치인 모로의 시체 발견이란 폭력으로 드러나게 되는데, 보수의 반혁명을 유발로 촉발시킨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레이컨 대통령 당선은 블루칼라 노동자들의 지원 덕분으로 하나의 정책으로 엘리트와 백인 서민층을 한데 모을 수 있었듯이 20년 후 프랑스 니콜라 사르코지의 말로 이어지는, 보수혁명으로 이어진다.

 

저자는 2016년을 포퓰리즘의 최고 절정기로 꼽고 있다.

영국의 브렉시트,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당선은 정치면에서도 침투했고 이는 영국의 보스턴이란 지역의 50퍼센트의 영국인과 함께 유럽연합을 반대한 사실로 드러난다.

 

나머지 48퍼센트인 영국인들은 런던을 비롯해 브리스톨, 맨체스터, 케임브리지 같은 도시에 살고 있는 고학력의 청년층이란 점이 대비된다.

 

특히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당선 경우는 작은 백인으로 불리는 대학교육을 받지 않는 사람들이 지지한 결과로 드러난 경우로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한 층과도 비교가 된다.

 

또한 저자는 좌파는 서민을 위한다고 하지만 그러한 정책에는 실패를 했고 자신들의 잇속을 챙겼으며 우파는 도덕 회복만을 외치며 탐욕에 빠졌다고 비판한다.

 

자신의 나라인 프랑스에서 받아들인 이민자에 대한 문제 또한 지적한다.

무슬림 여자들이 착용하는 의복 행위에 대한 문제도 사회적으로도 이슈가 된 바 있지만 경제위기와 불평등의 문제는 미국뿐만이 아니라 북유럽권의 스칸디나비아 국가들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극우파 정당들의 등장으로도 인해 더욱 부각한다.

 

이어 디지철 문화 넘어가는 부분에서는 알고리즘, 네트워크의 혼합체의 결과물인 개인주의 전통 상속자로서의 모습을 다루고 있다.

다양한 정치로 자신의 자아를 성찰하라고 말하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전체적으로 미국을 위주로 자신의 나라를 포함한 내용들을 다룬 책이라 역사처럼 읽을 도 있고 사회적인 문제점들을 통해 지금도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점들을 다룬 내용들이 많은 책이었다.

 

특히 저명한 학자들의 내용들을 적재적소에 다루어가면서 쓴 내용들은 지금의 불안한 유럽의 정세 흐름과 68 혁명 5월을 기점으로 세대와 세대 간의 소통, 변화된 사회질서의 모습들을 들여다보는 계기를 마련해 준 책이란 생각이 든다.

 

보수와 진보, 좌파와 우파들, 극좌파와 극우세력들이 지향하는 바들을 시대의 흐름에 맞춰 조명한 점을 통해  적어도 지난 시점을 돌아보면서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점을 모색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 있는 독자들에겐 읽어볼 만한 책이다.

 

키르케

키르케 키르케
매들린 밀러 지음, 이은선 옮김 / 이봄 / 2020년 5월

 

 

고대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여성이란 존재로 나타나는 등장인물들의 활약은 남성 신에 비해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경우가 드물다.

 

더군다나 키르케라는 마녀에 대한 존재감은 호메로스의 또 다른 걸작 [오디세이아]에서 잠깐 스치고 지나가는 인물이기에 저자가 본격적으로 이 등장인물에 대해 다뤘다는 점은 소설에서 주는 재미와 상상력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이점을 제대로 느끼게 해 준다.

 

 

신화에서 나오는 태생의 족보들은 여전히 어지럽고 혼란스럽다.

표를 그려가며 짚어가는 뿌리의 근원의 발원지를 더듬어가며 읽는 수고를 더하게 되지만 그 나름대로의 신들도 이런 면이 있었구나 하는 것을 느끼며 키르케의 삶을 들여다본다.

 

태양신 헬리오스와 님프 사이에서 태어난 키르케는 그리스 신화에서 마녀로, 특히 주술에 능한 대명사로 알려져 있다.

 

어릴 때부터 인간의 목소리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매(hawk)라는 뜻의 키르케라고 불리는 그녀는 아버지의 빛나는 강력함과 님프인 엄마 사이에서조차도 특별한 아이로 기억되지 않는다.

 

그러던 그녀가 인간 어부 글라우코스를 만나고 그를 도우면서 인간의 세계의 삶을 함께 하며 그와 사랑에 빠지는데 그와 영원함을 이루고자 그를 신으로 만들어 버린다.

 

함께하길 원했기에 행할 수 있었던 독자적인 판단의 결과는 그가 다른 님프들에게 눈을 돌리면서 배신감을 맛보는 첫 번째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그를 유혹하는 스킬라에 대한 분노는 자신이 스스로도 느끼지 못했던 마법을 부림으로써 추악한 괴물로 만들어버린 사건으로  이후 아버지와 제우스 간의 합의로 유배지 생활을 하게 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헤르메스에 의해 자신이 유배된 곳이 아아아이에란 사실을 알게 되는 그녀는 그곳에서 스스로의 자립과 고립된 외로운 생활, 의지를 갖고 마법의 세계를 연마하는 생활로 지낸다.

 

키르케집

그런 그녀에게 헤르메스와의 인연, 그 이후 여동생 파시파에의 명을 받은 다이달로스와의 만남, 그의 이카루스, 그 뒤를 이어 미노타우로스의 탄생을 돕고 자신의 조카 메데이와 이아손의 사연들을 거치면서 인간들의 등장을 맞기까지 그녀의 일생에 긴장감의 고조는 연이어 이어진다.

 

 

그냥 마녀라고 알고 있었던 그녀에 대한 인생 이야기는 짧은 등장 속에 저자의 상상력이 더해짐으로써 그녀가 왜 인간들, 특히 남성들을 돼지로 만들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설득력을 지니게 한다.

 

고립된 섬에서 로빈슨 크루소우처럼 자립의 생활을 이어가던 그녀가 식량을 주고 아픈 상처를 보듬어준 인간 남자들에게 당한 배신감의 아픔은 그녀의 입장에서 느끼는 두 번째 배신이자  살려주고 죽이는 기준이 자신의 살갗이 아직 내 것인지 증명하는 방법 중 하나라는 설정은 연민마저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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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생 혼자였다. 아이에테스, 글라우코스는 내 기나긴 고독의 쉼표에 불과했다 (144쪽)

 

 

신도 아니고 인간도 아닌 하급 님프 출신인 중간자적인 입장에서 섰던, 남성이었다면 조금은 훨씬 편안했을까를 생각해보기도 한 여성이란 신분과 자신의 의지를 이어가는 모습들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그런가 하면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전쟁의 이야기 속에 자신의 유리한 위치에서 들려주는 무용담 속 헬레나에 대한 평가를 통해 ‘너하고 다르지 않은 여자구나’라고 생각하는 장면은 인간의 얄팍한 존재감에 대한 위선을 꼬집기도 한다.

 

또한  엄마로서의 존재감을 부각하는 장면은 신, 인간, 님프의 그 모든 경계를 허물만큼 강한 모성애를 드러낸 장면이 아닌가 싶다.

 

자신의 유일한 혈육인 아들을 아테네로부터 지키기 위해 살아온 세월은 아들이 아버지를 그리는 장면에선 연약하고 나약한 존재인 엄마로서 비칠 뿐 강력한 마법의 주술이 통하지 않는 진한 감동을 선사한다.

 

신화 속에 담긴  여러 이야기들 속에 키르케란 인물이 차지하는 존재감은 이 작품으로 그동안 알려져 있지 않은 존재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느껴보게 한 작품이었다.

 

신들과도 함께 지내고 인간들과도 함께 지내면서 그녀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헤쳐나가는 모습은 강한 힘을 발산하는 영웅담을 지닌 영웅 못지않은 매력을 발산하도록 저자의 생생한 영감이 큰 힘을 발휘하지 않았나 싶다.

 

이 책의 전체적으로 흐르는 강한 여성의 삶을 이어나가는 데에 필요한 의지력은 그 어떤 어려운 운명 앞에서도 꿋꿋이 견디며 행복한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여성상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강한 인상을 심어준 책이다.

 

 

곳곳에 문장 속에 담긴 내용들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데에 부족함이 없는 한동안 키르케란 인물에 빠져 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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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삶에 반드시란 없다, 죽음 말고는.(3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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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는 신이 죽음의 반대말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 무엇보다 죽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바뀌지도 않고, 손에 쥘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지 않은가.
나는 평생 전진한 끝에 지금 이 자리에 왔다. 인간의 목소리를 가졌으니 그 나머지까지 가져보자. 나는 찰랑거리는 사발을 입술에 대고 마신다. (500쪽)

 

어른들의 거짓된 삶

sky-5534319_640어른들의 거짓된 삶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20년 9월

나폴리 4부작의 작가이자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작가, 엘레나 페란테의 신작이다.

 

[어른들의 거짓된 삶]은 제목 그대로 조반나라는 청소년기에 접어든 한 소녀의 관점을 통해 그녀가 알고 있었던 어른들의 세계가 생각했던 것이 아닌 위선과 불륜, 권력과 사랑, 이 외의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현실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아버지가 자신을 두고 엄마와 나눈 대화에서 빅토리아를 닮아간다는 말에 가족사에 있어 상처이자 흔적조차도 없애버린 고모를 찾아 나서면서 시작되는 흐름은 그녀가 만난 어른들의 위선적인 진실의 세계를 접하면서 이야기의 확장을 넓혀간다.

 

고모는 조반나에게 “네 부모님을 잘 봐. 제대로 봐. 네 아빠 엄마에게 속지 마”라는 말을 들려줌으로 해서 조반나가 기존에 갖고 있었던 교육에서 벗어나 자신보다 완벽 그 자체란 생각을 갖고 있었던 허상을 깨부수는 역할을 담당한다.

 

특히 지성인으로 여겼던 아버지의 불륜, 그런 불륜을 알고 있으면서도 모른척하며 아내의 역할에 충실하는 엄마의 또 다른 불륜들은 그동안 평범하고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는 조반나의 내적 심리를 뒤흔드는 잔혹한 현실로 다가서게 만든다.

 

그런가 하면 자신에게 이러한 힘든 현실을 자각하게 만든 고모는 어떤가? 그녀 또한 알고 보면 불륜을 저지른 여인이었고 조반나의 사랑의 감정 또한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상태를 갖는 힘든 여정을 함께 보인다.

 

 

***** 나는 이제 순수한 아이가 아니었다. 생각 이면에 또 다른 생각이 있었다. 나의 유년 시절을 끝났다. 아무리 애를 써도 순수함은 사라져 갔고 내 눈에 맺힌 눈물은 나의 무죄의 증거와는 거리가 멀었다.

 

 

순수함의 허상을 깨버리고 유년시절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조반나의 큰 상처는 앞으로 어른으로 성장할 때 어떤 버팀목이 될지, 차후 이어진 이야기가 나온다면 궁금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특히 사건 흐름의 매개 역할을 하는 팔찌의 등장은 어른들의 추태와 진정한 사랑을 하고 싶고 받고 싶었던 조반나의 생각을 느껴보게 한다.

 

 

성장통이라고도 할 수 있는 청소년기의 현실 자각은 부모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저버린 추악한 어른들의 진실 외면을 통해 여성의 시각으로 그려진 만큼 등장인물들이 서사를 통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해보게 만든 작품이었다.

 

 

 

인사이드 플랫폼

인사이트프랫폼  인사이트 플랫폼 – 빅데이터의 가치가 현실이 되는 순간
이재영 외 지음, 김길래 감수 / 와이즈베리 / 2020년 10월

코로나 19로 인한 세상의 변화가 차후 어떻게 받아들이며 살아가야 할 지에 대한 이야기들이 심심찮게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미 언택트 시대로 접어들었기에 예전의 시대로 돌아가기란 쉽지가 않을 것이란 이야기서부터 갈수록 발전해가는 세상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도가 그 어느 때보다도 뜨겁다.

 

4차 혁명으로 인해  빠른 속도로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모습, 이미 두 개의 축으로 이끌어가고 있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의 모든 것을 설명한 책을 접해본다.

 

경제변화

광고를 보게 되면 외출 시에 가스보일러를 켜거나 냉장고의 문을 열지 않아도 안을 들여다볼 수 있는 것, 말로 명령을 내려 노래를 듣거나 요리법을 알려주는 이러한 발전의 세태는 과거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가상의 현실이 진짜 현실로 우리들에게 다가왔다.

 

 

각 세대별로 좋아하는 채널의 상태를 짚어본 사이버 공간 상의 연구들을 보면 공감하게 되는 이유도 바로 이러한 특징들을 잘 추려서 본 것이라 하겠다.

 

경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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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20대에서 30대의 연령층은 인스타그램을 선호하고 40대는 블로그를 선호하며 50대 이상은 문자 또는 유튜브를 선호하는 특징을 접해보노라면 수긍하는 분들도 있지 않을까 싶은데, 이 책은 이러한 범주뿐만이 아니라 정치에서부터 일상의 생활에 이르기까지 현재에서 미래로 나아가는 데에 있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접할 수 있게 한다.

 

우선 정치적인 면을 보면 예전의 선거유세 방식과 함께 각종 SNS를 활용하는 방안을 이용한다는 점, 이러한 좋은 점도 있지만 흑색선전에 악 이용은 걸러지지 않은 정보들로 인해 맹점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또한 지적한다.

 

또한 보이지 않는 시대란 점을 악이용해 온라인상에서 저지르는 범죄에 대한 대가들은 좀 더 세부적인 법규의 필요성을 말한다.

 

이에 나아가 비대면 시대에 필요한 네트워크 기술을 접목한 인공지능, 디지털 플랫폼의 넓은 분포를 포함한 분야에서 이뤄질 수 있는 작용에 대해 설명한 부분들은 실무 데이터를 사용하는 기업들에겐 중요한 부분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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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시대에 익숙해진 시대, 앞으로 인프라의 사회적인 기반에서부터 산업적 구조의 변화가 바뀌어야 함을, 현재의 기반을 중심으로 미래에 대한 생각을 통해 노력이 필요한 점, 기계의 발명과 발전의 +.-를 생각해볼 필요성을 느끼게 한다.

 

 

데이터 시대에 필요한 각 부분별의 내용을 통해  학생, 실무자, 경영인은 물론 이에 관심을 가진 일반인들에게 유용할 책이다.

아킬레우스의 노래

아킬레우스노래 아킬레우스의 노래
매들린 밀러 지음, 이은선 옮김 / 이봄 / 2020년 6월

익히 알고 있는 고전의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해석해 그린다는 것은 또 하나의 모험일 것이다.

모두가 아는 이야기, 그러면서도 확실히 어떤 특정 캐릭터에 대한 연상이 떠오를 만큼의 유명한 이야기라면 더욱 그럴 것 같은데 이 작품을 읽으면서 저자의 영민함에 놀라곤 했다.

 

자신의 주 전공을 살려 이렇게 현대 감각과 함께 고전의 맛을 살려냈다니…

 

9살 난 파트로클로스가 아버지와 함께 틴타레오스의 헬레나 구혼자가 되기 위해 출발을 한 시점으로 헬레나가 선택한 사람이 메넬라오스란 점을 필두로 책의 진행은 처음부터 화자가 누구인지를 궁금하게 만든다.

 

모두가 익히 알고 있는 유명 인물의 주변에 가까운 사람, 파트로클로스를 화자로 내세웠다는 점은 다른 관점에서 다루어 볼 수 있었던 기회이자 고전 문학의 새로운 흐름으로도 읽을 수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집으로 돌아온 후 실수로 귀족의 아들을 죽이고 추방된 파트로클로스를 거 둔 곳은 프티아 왕국이었다.

그곳에서 아킬레우스와 동무가 되고 이후 아킬레우스의 엄마인 님프 테티스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우정이자 동성으로서의 사뭇 떨리는 감정으로 성장하게 된다.

 

테티스의 경고가 있은 후 아킬레우스는 케이론에게 수업을 받으러 떠나게 되고 그곳을 찾아 떠나는 파트로클로스는 곧 아킬레우스와 함께 수업을 들으며 그들만의 세상에서 성숙되고 자양분이 넘쳐나는 성장기를 맞는다.

 

어느 날 미케네에서 트로이와 벌어지게 될 전쟁을 두고 용감한 전사들을 모집한다는 소문이 들리지만 아킬레우스는 엄마의 힘으로 이를 모면하려 리코메데스 왕의 밑으로 여장을 하면서 숨어 지내게 된다.

 

하지만 오디세우스의 영리한 계획에 따라 전쟁에 참전하게 되고 파트로클로스 또한 따라나서게 되는데, 이후의 지난하고 길고도 긴 트로이 전쟁의 서막이 시작된다.

 

영화로도 이미 알려진 만큼 유명한 전쟁 중 하나인 트로이 전쟁을 통해  영웅 아킬레우스의 활약과 헥토르의 대결은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여기에 저자는  이러한 너무도 잘 알려진 내용을 아킬레우스를 사랑하는 파트로클로스의 시선을 따라 전쟁의 진행, 신들이 인간의 곁에서 응원하고 도와주며 때로는 자신의 감정을 통해 인간들의 나약함을 스스로 인정하게 만드는 일들이 두드러지게 그려진다는 점이다.

 

신격화의 대상이자 인간의 경외의 대상인 신이란 존재는 이 책에서 인간과 함께 하는 하나의 존재로 비칠 뿐이다.

 

파리스를 도와주는 신의 손길 하나로 상대방에게 해를 입히는 장면이나 예언을 통해 그대로 나타나는 결과물, 인간들의 오만한  마음들을 꼬집어 방해를 하는 모습들은 심술궂은 모습이었다가도 결정적일 때는 자신들의 힘을 과시한다는 점에서 트로이 전쟁은 인간들의 전쟁이 아닌 신과 인간들이 함께 겪는 전쟁이란 점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특히 신들이 저들이 응원하는 인간들을 지원사격하는 모습들은 익히 알고 있는 신의 존재에 대한 친근감을 더욱 느끼게 한다.

 

 

 

나약하고 타인에 대한 배려가 있었던 파트로클로스, 왕자에서 노예처럼 전락한 자신의 인생 모두를 아킬레우스에게 향한 열정과 사랑, 그 외에 모든 것을 담아냈던 그가 헥토르에게 처참하게 당한 장면은 처절하리만큼 안타까움 그 자체였다.

 

가슴속 깊이 울부짖는 짐승 같은 목소리란 상상이 될 정도의 감정 파고를 높인 아킬레우스의 복수와 울음, 그 자신 또한 자신의 미래를 알고 있었기에 복수의 날을 통해 스스로 짧지만 강한 인생을 선택하지 않았나 싶다.

 

아르킬레우스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에 있었던 동성에 대한 사랑은 지금과 비교해 보면 사회적으로도 통용되었던 흐름이 있었지만 저자가 그린 두 사람의 우정과 사랑의 깊이는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었던 그 시대의 노래가 아니었나 싶다.

 

 

– ” 내가 써두었다.” 그녀가 말한다. 처음에 나는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녀가 비석 위에 새긴 이름이 내 눈에 들어온다. 아킬레우스라고 적혀 있다. 그리고 그 옆에 파트로클로스가 있다.

” 가거라.” 그녀가 말한다. ” 그 아이가 널 기다리고 있다.”

 

 

다른 시각에서 다룬 두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고전의 해석을 현대에서 어떻게 다룰 수 있는지를 새롭게 느껴 볼 수 있는 작품이 아닌가 싶다.

 

공자의 마지막 공부

공자의 마지막공부  공자의 마지막 공부 – 운명을 넘어선다는 것
김승호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9월

성인의 한 사람으로서 공자가 전해주는 많은 이야기들은 있지만 공자가 주역에 대해서 공부를 했다는 것이 궁금했다.

 

성인군자로서 그가 평생 동안 연구하고 공부했다던 주역, 흔히 알고 있는 주역의 의미가 어떤 어려움에 처했을 때나 나의 미래 일이 궁금했을 때 재미 삼아 보는 점을 보는 분야로 알고 있었다면 이번 기회에 폭넓은 다른 의미로 읽을 수가 있을 것 같다.

 

동양에서 말하는 음. 양의 조화가 바로 주역의 구성 원소로써 두 가지밖에 없다는 사실은 인간의 세상에서도 만물이 소생하고 저무는 모든 이치들이 여기에 담겨있다.

 

공자가 남긴 유명한 말에도 이런 의미들이 포함되었다는 것을 안다면 그가 주역을 통해 평소 일상에서 느끼는 교훈들을 통해 풀어냈다는 점을 알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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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주역을 과학으로써 바라보고 연구한 점을 통해 글 속에 담긴 여러 가지 주역의 64괘에 관한 해석들을 들여다보고 읽노라면 주역에 담긴 깊은 뜻을 쉽게 알 수 있게 한다.

 

특히 자연에 대한 섭리와 함께 공존하면서 살아가는 인간의 운명, 생성과 소멸에 대한 과정이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는 과정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은 공감하게 한다.

 

상형문자처럼 보이기도 하는 64괘에 담긴 의미를 통해 우리의 운명을 넘어서는  힘든 과정이 있더라도 도전과 이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실천방안들은 거창한 목표가 아닌 나 자신만의 행복을 추구하는 삶에도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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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그동안 공자가 말하고 전해지는 말들을 곱씹어 보면 주역 괘상을 통해서 더욱 그 빛을 발하게 했다는 점에서 일상에서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운 책이다.

 

 

 

소소한 생활에서 오는 즐거움과 행복감을 느끼는 삶, 작은 것에서부터 실천해 볼 수 있는 것부터 정치에 대한 이야기까지, 고루고루 포함되어 있는 글을 통해 조금씩 천천히 일독을 통해  읽어도 좋을 책이란 생각이 든다.

 

천둥의 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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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카 로언호스 지음, 황소연 옮김 / 황금가지 / 2020년 9월

기후 재앙으로 인해 도래한 포스트 아포칼립스와 아메리칸 인디언 부족 중 하나인 나바호 족의 창조 신화를 곁들인 판타지 소설을 만났다.

 

배경은 현세를 가리키는 다섯 번째 세상이 자연의 재앙으로 무너진 뒤 북미 남서 지역, 특히 나바호족의 보호구역만이 살아남았다는 세계를 무대로 하고 있다.

 

이후 여섯 번째 세상이 오면서 살아남은 자들은 ‘디네(사람)’라 부르는 토착민인 나바호족 사람들, 그들이 믿고 있는 전설, 노래에 포함된 신과 영웅이 있고, 괴물까지 살아남았다.

 

어린 시절 할머니와 함께 자라던 주인공 매기 호스키는 알 수 없는 괴한들로부터 할머니를 잃게 되고 혈통의 유전을 통해 ‘클랜파워’라는 힘을 지니게 된다.

 

자신의 의지와는 또 다른 클랜파워, 신속, 정확, 뭣보다 피를 갈망하는 거대한 힘은 불사신이자 자신의 스승인 나예이 네이즈가니에게 거둬지면서 괴물 사냥꾼으로 자라게 된다.

 

하지만 어느 날 네이즈가니가 떠난 뒤 은둔 생활에 접어 생활하던 중 마을의 한 소녀가 납치되었단 소식과 함께 소녀를 구해달라는 요청에 의해 괴물을 사냥하러 나서게 된 그녀-

 

괴물을 만난 그녀는 송곳니가 없으며 말을 하지도 못하는, 소녀의 목을 겨냥해 사냥했던 모습을 보고 어디서 나타난 존재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게 된다.

 

이후 미남인 치유술사 카이와 동행하게 되면서 괴물의 정체와 태어난 배경에 대해 밝힐 수 있을지, 그들의 여정에 담긴 여러 이야기를 들려준다.

 

판타지 속에 나바호 인디언들의 역사와 그들의 언어, 세상이 무너지고 살아남은 자들의 겪는 척박한 자연과 물질 부족 현상, 괴물의 출현이란 다양한 요소들을 접목한 내용들은 매드 맥스를 연상키기도 하고 결투 장면들은 지금의 UFC를, 여전사의 사랑이나 연민들까지 고루고루 드러낸 작품이다.

 

미국 서부 개척시대에 온전히 자신들만의 생활을 유지했던 인디언들에게 행해진 가압적인 조치들의 모습들은 판타지 문학이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그들의 세상이 불합리한 조건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모습들이 현실적으로 느끼게 한다.

 

작가 자신의 태생을 생각한다면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리지 않고 작품 속에 녹여낸 점들로 각인이 될 만큼 인디언 역사에 대한 관심을 돌아보게 한 점과 극에 달하는 난폭한 싸움의 설정 묘사들, 자연의 변화무쌍한 모습들을 그린 점들은 판타지 속의 다른 점들을 보는 느낌을 주었다.

 

<여섯 번째 세상> 시리즈의 첫 번째 시리즈 서막을 장식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호키스가 펼칠 장대한 여정의 첫 모험인 만큼 다음 시리즈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