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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 있어요.

나여기나 여기 있어요 – 봄처럼 찾아온 마법 같은 사랑 이야기
클레리 아비 지음, 이세진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3월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 봄기운이 여기저기서 유혹을 하는 계절이다.

어디론가 떠나가고 싶게 만드는 계절, 겨울 내내 움츠렸던 기운을 몰아내고픈 이러한 유혹들 가운데 ‘사랑’의 기운을 느끼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연령대를 떠나서 누구나 한 번쯤은 갖게 되는 감정이 아닐까?

 

세상사에는 눈으로 봐도 믿어지지 않는 일들이 발생하는 것을 볼 때 사람들은 자신의 눈을 의심하게 되고 이는 그 어떤 것으로도 설명하기 힘든 것을 경험하게 될 때, 그런 가운데서 특히 사랑이 지닌 의미와 가치를 이러한 것으로 느낄 때 더욱 감동적으로 받아들여지게 된다.

 

엘자-

얼음 산 등반을 직업으로 가진 그녀는 등반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졌다 깨어난 지 6주에 접어든다.

아쉽게도 자신이 깨어났다는 의사표현 조차 허용되지 않는 신체의 불합리적인 정지는 오로지 그녀의 뇌 속에서만 이러한 사실들만 가능하게 할 뿐, 의사, 부모, 여동생은 물론 동료들까지도 전혀 눈치채지 못한다.

 

그런 그녀는 오로지 자신이 들을 수 있는 청각에 의지해 현재의 자신의 상태를 짐작하게 되고 의사들마저도 희망에 대한 끈마저 저버리려 한다.

 

티오-

동거하던 여자 친구와 헤어진  마음의 상태를 추스르기도 전에 술에 만취되어 음주운전 사고로 두 소녀를 사망하게 한 동생 때문에 병원을 오고 가는 환경생태에 관한 직업을 가진 남자다.

잘못 들어선 병원 길로 인해 엘자가 누워 있는 병실에 오게 되고 그 후 그는 자신이 모든 사람들로부터의 시선을 피하고 자신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 엘자의 병실을 드나들게 된다.

 

아무런 반응이 없는 엘자, 그녀 앞에서 자신의 모든 감정들을 말하기 시작하면서 왠지 모르게 그녀가 자신의 모든 것을 듣고 있다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고 이는 엘자 또한 마찬가지다.

다만 자신이 티오란 남자에 대해 느끼는 부분들을 표현하지 못하고 있을 뿐……

 

세상에 이런 일들이 과연 일어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서 읽게 되는 이 책은 확실이 이 계절에 딱 맞는 로맨스 소설이다.

모든 사람들이 안 된다고 했을 때 결코 포기하지 않았던 세상의 믿어지지 않는 일들을 보면 이 소설은 그런 맥락에 속하지만 특이하게도 의사들조차 생명의 연장에 대해 포기를 하고 있었던 시점에 일어난 일련의 엘자의 마지막 몸부림은 티오로 인해 그 작은 미세함을 느껴가는 과정을 통해 새삼 ‘사랑’이란 그 어떤 역경과 시련들을 모두 이겨나갈 수 있는 힘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이 소설에서는 엘자가 생각하는 모든 느낌들과 말들이 오로지 그녀의 잠재된 뇌 속에서 나오는 독백 형식처럼 독자들에게 들려온다.

티오란 남자에 대한 호기심, 그가 자신에게 어떻게 다가오고 자신 또한 그의 존재를 느껴가는지를 육체적인 몸동작이 없는 텔레파시처럼 느껴가는 과정, 그리고 이 소설엔 생명 연장장치에 대한 소재를 같이 다룬다.

그녀가 결코 겉으론 자신이 깨어났다고 말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의사들이 나누는 대화나 부모들에게 생명 포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말들, 부모들조차 긴 병간호에 지치고 차도가 없는 자식의 앞 날에 있어서 과연 어느 결정이 옳은 것인지를 두고 갈등하는 장면들은 ‘사랑’이란 로맨스 말고도 생명존중에 대한 시각을 다시 달리 보게 만든다.

 

이 책이 허구의 소설이란 것만 빼면 실제로 엘자처럼 있는 상태의 환자들 중 의식은 있으나 표현 조자 못하는 환자들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될 때면 아무것도 단정 지을 수도 없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남은 자들은 이러한 여건을 견디고 포기를 하지 말아야 할지, 포기를 해 야할 지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게 될 것 같은 착잡함을 동시에 느끼게 해 준다.

 

 

나여기1

 

엘자가 온전히 자신의 의지대로 자신이 깨어났음을 알리려 애를 쓰는 과정들은 저자의 정밀한 관찰을 거친 것처럼 보이는 섬세한 부분들이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그 생각들을 따라가게 만들고 티오와 티오의 동생이 나누는 대화는 진정한 ‘사랑’을 느껴가는 형을 바라보면서 느끼는 대화들 또한 세상에서는 여전히 ‘사랑’이 존재해야 하고 ‘사랑’이 있음으로 해서 엘자와 티오의 사랑도 행복을 이루게 되는 것은 아닌지를 느끼게 해 준다.

 

남들이 모두 안 된다고 했을 때, 단 0.000000000…. 1%의 희망만 있다면 포기를 하지 않는 사랑의 힘.

 

“나, 여기에 있어요!’라고 표현한 그녀와 그녀가 의미하는 바를 아는 티오

바로 그것이 엘자와 티오의 사랑이 결실을 맺는 부분으로 증명이 된 것이 아닐까?

살랑살랑 봄바람이 낮에는 여지없이 바깥나들이를 생각하게 하는 이때, 이런 사랑스러운 책 한 권을 통해 사랑에 빠져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별세계 사건부…조선총독부 토막살인

별세계사건부

별세계 사건부 – 조선총독부 토막살인
정명섭 지음 / 시공사 / 2017년 3월

일제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들이나 기타의 장르들은 암울했던 과거의 한 조각을 꺼내어 읽는 것이기에 매끄럽게 읽히진 않는다.

더군다나 이러한 시대에 살인사건이 발생했고, 조선인들이 연관이 되었다면 당시 조선인들의 입장에선 그들만의 살길은 막막할뿐더러 입지는 더욱 좁아진다는 사실은 뻔한 것이라고 생각되니 더욱 그렇다.

 

저자의 최근작을 읽은 작품이 《조선변호사 왕실 소송사건》이었다.

외지 부란 직업의 세계를 통해 법의 한계성과 당시의 억울함을 호소하던 장면을 잊을 수가 없게 했는데 이번에는 일제시대를 배경으로 살인사건을 다룬 책을 접하게 됐다.

 

현재의 연예인 가십이나 유행을 선도하는 풍류나 세태 등을 다루는 잡지인 통속잡지 ‘별세계’란 잡지사에 근무하는 기자 류경호에게 어느 날 육당 최남선이 찾아온다.

 

10일 후면 완공이 됨과 동시에 조선에 대한  완전한 다스리기 뿌리를 박을 상징인 조선총독부 건물 안에서 설계와 시공을 맡았던 조선인 이인도가 살해된 채로 발견이 된다.

 

그것도 온전한 모습이 아닌 사체를  전기톱으로 잘라서 여기저기 흩어놓았는데, 문제는 이 사체들이 있는 장소가 전체적으로 보면   대(大)를 연상시킨다는 점이었다.

즉 대한제국의 대를 연상시키니 일본 입장에선 보도 절제를 명하게 되고 같은 동료인 박길룡 기사는 살인자로 모함을 받게 된다.

 

이 사건을 알게 된 최남선이 류경호에게 사건의 해결을 위해 일해줄 것을 부탁하게 되고 류경호는 사건을 접근하게 되는데…

 

이 책에는 당시 1926년도의 사회적인 모습들이 저자의 글로 인해 재 탄생이 된다.

화신백화점이나 창경궁, 경복궁, 조선 당시의 육조거리가 어떻게 조선총독부가 들어서게 됨으로써 명실상부한 조선왕조가 무너져 내리는지를 세태의 흐름과 피지배자의 국민으로서 겪을 수밖에 없는 암담하고 암울한 상황을 그려낸다.

 

의열단을 엮어 이 사건을 몰아가려는 일본의 세력인 일동회에 맞서 사건의 진실을 캐려는 류경호의 추리 능력은 독자들로 하여금 조선총독부란 건물에서 일했던 조선인 건축기사가 무엇을 알았기에, 죽음을 당해야만 했는지에 대한 궁금증과 함께 조선이 일본에 의해 점차 피지배 국민으로 들어갈 즈음 처음 조선에 발을 디딘 일본인들이 바라보는 고국의 못마땅한 처사에 대한 불신, 여기에 기득권자로서 자신들의 모든 것을 지키려 하는 야망과 조선인들 사이에서 불화로 인한 사건의 일파만파는 조국을 떠나 한 개인의 입장에서는 여전히 자신만의 안위와 기득권을 지키려는 목적 외에는 그 어떤 것조차도 용납을 하지 않는 비리적인 모습들을 보인다.

 

책은 실존인물과 허구의 인물들, 일제 협력자로 당시에 활동을 한 최남선, 화신백화점 설계자인 박길룡 건축사, 일본의 A급 전범이자 국수주의자인  도쿠토미 소호 를 섞어서 그들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방식을 보여줌과 동시에 일본의 당시 정책의 일변도를 통해 보통의 조선사람들이 어떻게 살아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책이기도 하다.

 

살인사건을 토대로 벌어지는 내용들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추리소설이란 이름 대신 당시엔 정탐 소설이란 이름으로 불렸단 사실, 기생과 매춘이 성하고 남녀들의 몰래 데이트라든가 지금은 없어진 단성사란 극장 이름도 나오면서 이것도 우연일까 싶을 정도로 조선총독부가 완공됨과 동시에 한쪽에선 나운규의 ‘아리랑’이 상영이 되었단 사실들은 당시 시대의 역사를 관통하고 있는 다양한 모습들과 함께 구국운동을 위해 노력했던 인사들의 행보도 중요했지만 이렇듯 이름 없는 보통의 조선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그 시대의 흐름을 조선총독부 안에 있는  어떤 ‘비밀’의 장소 때문에 벌어진  살인사건을 통해 드러내 보인 저자의 글 구성이 인상적으로 다가오게 한 책이었다.

 

살인범의 실체를 알고 난 후의 후련함보다는 왠지 인간사에 뿌려진 이익만 바라보고 살아가는 행태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한 책이기도 했고 오늘날의 우리들이 살아가는 토대를 마련한 당시의 모든 것들에 감사함을 느끼게 해 준 책이기도 하다.

 

버라이어티

버라이어키버라이어티 – 오쿠다 히데오 스페셜 작품집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해용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3월

유쾌한 이야기 속에 따뜻함이 묻어나는 소설이면 소설, 사회파 소설가로서의 사회적인 문제점들을 직시해 글을 쓴  소설이면 소설, 한국 독자들에게도 이미 익숙한 오쿠다 히데오-

 

처음 대한 작품이 ‘공중그네’ 인 만큼 그가 풀어놓는 이야기의 장들은 기억에 남는 작품이었다.

최근에 접한 작품인 방해자, 무코다 이발소란 작품을 읽고서도 여전히 그가 쓰려고 하는 소설의 지향점은 다방면에 이루어지고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낄 때쯤 다시 들게 된 책이 바로 ‘버라이어티’다.

 

책 뒤의 말미에 밝혔듯이 그동안 각기 다른 출판사의 청탁으로 단편 형식의 짤막한 글을 쓴 것들을 모아 한 편집자의 노고로 여러 출판사의 양해를 얻어 한 권의 책인 스페셜로 내놓게 된 것이 바로 이 책이라고 한다.

 

단편 6편, 대담 2편, 쇼트 쇼트 스토리 1편으로 총 9편의 글이 실려있고 어느 것 하나 소홀히 넘길 수 없는 그야말로 다양한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가 들어 있어 읽는 재미를 주는 책이다.

 

처음 두 편인 있는 [나는 사장이다!]와 [매번 고맙습니다]는 하나의 연작 소설처럼 이어져 있고 저자도 처음엔 연작처럼 쓰려고 했던 모양이었으나 단 두 편에 그쳤다고 하는 만큼 이야기는 현재의 우리들 모습을 비추고 있다.

 

‘갑’의 입장에서 ‘을’의 입장으로 바뀐 주인공이 겪는 심리와 그동안 겪어보지 못했던 사장이란 위치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일감을 얻어오기 위해 어떤 마인드를 가져야 하는지, 그전 같으면 결코 자신의 성격에 반하는 일들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상황이라도 중소기업의 ‘사장’이란 자리가 주는 압박감과 직원을 거느리고 일하는 오너로서의 현실적인  문제들이 자신이 기존에 ‘갑’이라는 대기업에 근무할 적에 느껴보지 못했던 비애감 같은 것을 느끼며 한층 성장해 가는 이야기들을 통해 오너이자 가장인 주인공의 앞 날이 궁금해지는, 그래서  좀 더 연작 형태로 나왔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한 사람, 한 사람들이 겪는 인생의 변화무쌍함을 대변해 주듯 책에는 이해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 있어서의 행동들을 보이는 사람들로 인해 전혀 뜻하지 않게 닥쳐오는 불안감과 설상가상으로 자신이 오해를 받게 되는 일들을 줄줄이 이어진 고속도로의 정체된 상황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통해 보여주는 드라이브 인 서머, 크로아티아 인의 눈으로 바라 본 일본과의 축구 대결을 그린 가장 짧은 쇼트 쇼트 스토리는 구성 자체가 신선하단 느낌마저 준다.

 

남편의 구타와 돈 횡령으로 인해 도망쳐 온 여인이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일하던 중 다른 동료에 의해 신분이 탄로 나게 될 지경에 이르는 이야기인 더부살이 가능, 17세의 딸을 둔 엄마의 심정을 잘 표현한 세븐틴, 성장소설처럼 읽히는 여름의 앨범은 코 끝이 찡함을 전해준다.

 

오쿠다 히데오 특유의 글쓰기 방법에 대한 궁금증과 더불어 그가 고수하는 글에 대한 철학처럼 비치는 두 유명인과의 대담은 책 중간중간에 들어있어서 짧은 단편이 주는 글 외에도 독자로서 작가의 신념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소설가도 직업인으로서 자신이 심혈을 기울여 출간한 작품이 잘 팔리고 호응이 좋다면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을 누리지만 자신이 생각한 최상의 작품이라고 여겨지는 것들이 대중들에게 외면을 받을 때의 충격과 서운함을 솔직히 토로하는 글에서는 보통의 직업인들이 갖는 직업에 대한 긍지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요, 탈고를 하기까지의 시간과의 싸움과 그 가운데서 피를 말리는 창작의 고통을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의 업, 즉 악마의 길이라고 표현한 대목이 인상적이었다.

 

 

오쿠다…  아마 제 창작의 근원은 위화감일 겁니다. 텔레비전의 뉴스나 잡지 기사를 보고 이건 아니다 하고 생각하거나, 모두 이렇게 말하지만 과연 그럴까 하고 말이죠. 매스컴이 우르르 몰려들거나 모두가 열중하는 것은 어딘지 모르게 이상하기 때문에 위화감을 느끼면서 그것을 어떻게 표현할까 생각합니다. – p 32 _… 대담「오쿠다 히데오 × 잇세 오가타」

 

 

그런 만큼 독자들은 항상 좋아하는 작가에 대한 새로운 신작에 대한 기대를 하는 것이겠지만  창작이란 우물에 갇힌 소설가의 입장은 그리 즐겁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알아가는 시간도 느낄 수가 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

 

작가이면서 자신 또한 한 평범한 인간임을 드러내는 대담을 통한 오쿠다 히데오란 작가의 다른 면모를 느낄 수 있는 책이기도 했고,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통해서 그가 그동안 다른 방향으로 다양한 이야기들을 창작하려는 이유를 듣는 시간이기도 했던 책인 만큼 각기 다른 느낌의 오쿠다 히데오 책을 접하고 싶은 독자라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지적 호기심을 위한 미스터리 컬렉션

지적호기심지적 호기심을 위한 미스터리 컬렉션 – 당신이 믿는 역사와 과학에 대한 흥미로운 가설들
맹성렬 지음 / 김영사 / 2017년 3월

날로 발전하는 문명의 기술 앞에서 인간들은 그동안 무수히 많은 궁금증을 해결해왔다.

그 가운데 가장 친숙한 것이 아마도 고고학 계열에서 볼 수 있는 유물의 연대기 측정을 통해 그 시대에 연관 있는 다양한 가설의 확증을 알아가는 재미뿐만이 아닌 여러 가지 학문에 접근하는 사실로써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통해 기존에 가설이 확신이 되는 경우를 많이 봤기 때문에 이 책은 그런 범주에서 좀 더 나아가 ? 에 대한 또 다른 재미를 주는 책이란 생각이 들게 한다.

 

책의 구성은 당신이 믿는 역사와 과학에 대한 담대한 가설들이란 소 제목처럼 다가오는 문구가 호기심을 유발한다.

 

고대 신. 구대륙간 교류를 암시한 미라에서 발견된 코카인의 존재를 따라 우리가 알고 있었던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이전에도 이미 이들의 교류가 있었을까? 있었다면 어떤 경위를 통해서 이러한 것들이 당 시대에 교류 품목으로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탐구 여정을 한 편의 미스터리 해결을 위한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하고, 이미 우리가 알고 있었던 지식의 한계를 한 꺼풀 벗겨내는 데에 일조를 하는 단서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들게 한다.

 

흔히 보았다고 말하는 미 확인 비행접시인 UFO와 미국 대통령들에 얽힌 미스터리는 미 국방부와의 관계와 레이건 대통령과 이후 빌 클린턴 대통령까지 연관되는 의문점을 제시하며 이러한 사실들이 과연 믿을 만한 정황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게 하는 주제이기도 하다.

 

또,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분야인 정신분석학자들과 물리학자들 간의 인연을 다룬 내용들은 프로이트와 융, 아인슈타인에 이르기까지 텔레파시, 초심리학에 대한 이야기까지 들어 있어 다분히 흥미 위주가 아닌 우리가 실제 겪지만 믿을 수 없는 현실에서의 가능성에 대한 주제를 담고 있어 더욱 관심을 끄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밖에도 현재 우리가 알고 사용하는 전지의 발견을 한 시대보다도 더 먼 이전인 바그다드 유적지에서 발견된 고대 전지 역할을 했다고 생각되는 미스터리의 발견, 생명체의 진화에 대한 믿기지 않는 미스터리 이야기, 그 외에도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우리나라 천년고도인 경주, 첨성대를 다룬 부분이다.

 

고대전지

 

기존에 알고 있던 첨성대의 기능을 저자는 좀 더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면서 당시 첨성대의 역할을 좀 더 확장해서 넓은 시야로 돌아보게 한다.

 

첨성대의 건축 모습이 어느 나라의 영향을 받았을지, 우물 안에서 별을 관측했던 고대의 이야기를 곁들여 첨성대의 기능을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내용들은 곧 폭넓은 세계 지리 사의 이야기까지 번져 나가게 되면서 당시의 세계정세와 맞물린 공부까지 할 수 있는 유용한 내용들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천성대내부

첨성대기타

첨성대인도

마지막 이야기인 천재 물리학자 조지프슨이 자신의 주 전공인 물리학에서 초능력에 빠지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부분들은 물리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기에 읽어나가기엔 쉽진 않았지만 흘려들었던 양자학의 세계와 텔레파시와 연관 지어 생각해 보는 주장들은 전혀 이론과 실제가 맞지 않는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근거가 있을 수도 있겠단 생각을 심어준 부분이 아닌가 싶다.

 

인간들이 생각하는 역사와 물질들의 관계, 생명에 이르기까지 아직도 밝혀져야할 부분들이 많지만 이 책은 이미 이러한 가설들 위에 세워진 확실한 증거 외에 또 다른 미스터리를 제기함으로써  다른 가설의 확신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지적호기심에 대한 부분들에 대한 재미를 부추긴 책이 아닌가 싶다.

 

틀에 갇힌 확신을 벗어나 좀 더 유연한 사고력이 보태어진다면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는 지식들의 한계는 좀 더 넓고 보편적인 세계로의 나아갈 길을 열어주는 지름길이 아닐까를 생각해 보게 되는 책인 만큼 이미 알고 있던 지식에도 한번쯤은 왜?를 던져서 생각해 보는 재미도 주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무라라키 하루키를 읽는 오후

무라카키하루읽기

무라카미 하루키를 읽는 오후
유카와 유타카.고야마 데쓰로 지음, 윤현희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7년 3월

언제나 꾸준히 노벨 문학상의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국내에서의 고정 팬들은 물론이고 이 작가의 작품을 읽지 않은 사람들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이름이기에 이 저자가 쓴 책에 대해 담론을 다룬 책은 조금은 색다르게 다가왔다.

 

그의 전 작품들의 대부분이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소설만이 아닌 에세이를 비롯해 다른 사람과의 대담집을 발표하는 등의 행보는 그의 사교적인  행동을 보는 것 같기도 하지만 이 책에서 보면 문학계에서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이 없다는 사실 또한 의외로 다가오기도 한다.

 

처음 작가의 작품을 접한 것이 상실의 시대로 나왔던 노르웨이의 숲이었으니 그의 필력에 대한  활동 또한 타 작가들과 같은 활발함을 보인다.

 

유카와 유타카(<무라카미 하루키 북> 편집자, 평론가)와 고야마 데쓰로(무라카미 하루키 전문 기자, 저널리스트). 이 두 사람의 대담과 함께 별도로 각자가 생각한 무라카미 하루키에 대한 칼럼을 보는 재미, 그중에서도 음악, 영화, 달리기, 역사의식, 4라는 숫자, 색깔, 눈물들이 등장하는 요소요소에 대한 관심과 이를 문학적인 면에서 관찰한 전문가들 답게 무라카미 하루키를 이해하는 데에 많은 도움을 준다.

무엇보다 좋아하는  저자의 책을 읽었을 때와 읽은 후에 저자가 무엇을 드러내 놓고 싶어 했는지에 대한 생각들, 리뷰를 통해서 간략하게 적어보기도 하지만 이 책은 그런 범주에서 훨씬 더 깊은 대화들을 통해 독자로서의 책 읽기와 쓰기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번 점검해주는 시간을 주기도 한다.

 

책은 1979년 초기작부터 2014년 최근작까지의 작품들을 다루고 있으며 그가 초년에 출간한 책들의 내용들을 이어나가는 후작의 다른 작품들의 연관성과 그 토대를 중심으로 저자가 갖고 있는 글쓰기에 대한 생각을 통해 독자들이 앞으로 이 작가의 작품을 대할 때 무엇을 우선시하며 읽으면 좋을지에 대한 참고로도 유용하다 싶은 생각이 들게 한다.

 

총 4부로 나뉘는 대화는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를 시작으로 그가 출간한 작품 외에도 그가 작품을 쓸 때 영감을 주었거나 영향을 받은 외국 작가들, 특히 그가 번역해서 내놓은 외국 작가들의 작품들을 통해 독자들 또한 그가 써온 작품 속에 들어있는 혼'(영혼)의 연관성을 연결해서 생각해 볼 수 있다.

 

특히 [노르웨이의 숲]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반딧불이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들어가 있다.

-‘죽음은 삶의 대극으로서가 아니고, 그 일부로 존재하고 있다.’-(p35)

 

그렇기에 무라카미, 자신이 쓰고자 하는 소설론의 기본은 이야기의 ‘사실’을 믿고 글을 쓴다고 한다.(p194)는 말이 이해가 가는 연결성을 쉽게 이해할 수가 있으며 따라서 이 책에서 그의 작품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두 사람의 대화는 이전에 미처 지각하지 못했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과 작가의 이야기에 대한 철칙이라고 해야 하나?.. 이런 것들을 심층 이해하면서 따라가 읽는 책이기에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책 제목 그대로 나른한 오후에 여유를 가지고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드는 책이다.

 

 

                                                                                                                          
                                            

내 이름은 꾸제트

꾸제트내 이름은 꾸제트
질 파리 지음, 성귀수 옮김 / 열림원 / 2017년 2월

책을 읽으면서 가끔 느끼는 것이 있다.

바로 책도 나와 인연이 있기에 읽게 된다는 것. 여러 사람들이 추천해 주는 책들도 그렇고 우연하게 손에 넣은 책인데 기대 이상으로 감동을 주었던 책들은 더욱 그런 생각을 가지게 한다.

 

바로 이 책에 대한 이야기다.

처음 이 책을 대할 때는 마침 프랑스 문학에 대한 관심을 두고 있었던 터라 도서관에서 우연히 프랑스 문학 코너에 눈을 돌리다 읽게 된 책이다.

도서관이란 곳이 최신 작품을 우선시해서 바로 눈길이 쉽게 가기 쉬운 곳에 자리를 비치해 놓는 책들이 있는 것을 먼저 찾아 읽게 하지만 이 책의 경우엔 맨 밑 코너 속에 있었다.

 

당시의 제목은 ‘꾸르제트 이야기’로 나왔다.

책은 두꺼웠지만 정말 의외적으로 빨리 읽었다는 기억, 그 후에 소장하려고 찾아보니 절판이란다.

정말 아쉬움을 갖던 차에 이번에 새로 제목과 표지도 더욱 예쁘게 나오는 바람에 정말 흥분을 감출 수가 없게 한 책이다.

 

꾸르제뜨-

호박 덩이란 뜻을 가지고 있는 말, 당연히 엄마는 꾸르제뜨라 부르며 같이 살아간다.

그런데 아빠는 없다.

엄마 말에 의하면 아빠는 영계를 찾아 집을 나갔단다.

일은 하지 않고 매일 맥주 마시며 TV만 보던 엄마, 어느 날 본의 아니게 옷장 속에서 권총 하나를 발견한 꾸르제뜨는 엄마를 죽이게 되고 소년원에 가게 된다.

 

그곳에서 만난 다양한 사연을 지닌 친구들과의 만남은 가슴이 찡해오면서도 예외 없이 그 나이에 맞는 솔직한 질문과 대답을 통해 독자들을 웃기게도 하고 울게도 하는 훈훈한 장면들을 많이 보인다.

 

***** 나이가 많은 노인들은 바로그 나이와 밤이면 빼서 물 잔속에 담가 두는 틀니를 제외하면 아이들하고 비슷하다.

그들은 우리처럼 어리석은 행동을 하고 마찬가지로 잘 먹지 못한다.

시몽도 얘기 하기를, 나이란 고무줄과 같아서 아이들과 노인들이 그 양쪽 끄트머리를 붙잡고 잡아당기다 보면 결국 탁하고 고무줄을 얼굴에 정통으로 맞는 건 노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노인이 죽는다고 한다.

 

***** 사람이 아무것도 묻지 않는다고 모를 걸 다 아는 건 아니다.

 

**** 어른들 세상이 대답 없는 물음표로 그득한 것은 그것들이 입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머릿속에 꼼꼼 갇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른들 얼굴은 보면 말해지지 않는 온갖 질문들이 불행이나 슬픔의 표정을 통해 익힌다.

 

***** 얼굴에 파인 주름이라는 것도 한 번도 열어보지 못지않은 질문 상자 속을 지나가는 시간이 대신 가득 채운 모양일 뿐이다.

 

 

아이들의 눈에 비친 어른들의 말이나 행동들은 어쩌면 이해할 수도 없는 이상한 일들의 연속성을 보이기도 하고, 그것에 대해 돌아오는 답들은 여전히 어렵게만 느껴진다.

 

각기 개성이 다른 아이들의 등장은 이 책에서 꾸르제뜨와 함께 모이면서 다양한 행동과 결과물을 낳고, 저자가 아이들의 시선에 맞추어 글을 쓴다는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님에도  간결하고 어른들이 느낄 만한 공감대를 형성해서 글을 썼다는 점이 인상적인 책이다.

 

‘자기 앞의 생’의 모모나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의 제제처럼 꾸르제뜨란 아이의 천성이 낙천적이고 천덕꾸러기인 신세지만 그런 역경 가운데서도 공감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에서 이 책은 어른들과 청소년들이 같이 읽으면 참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게 한다.

 

하늘을 미워한 아이로서 자란 꾸르제뜨가 소년원에서 만난 친구들과 어른들의 세계를 통해 삶에 흠뻑 빠지다 삶에 대한 새로움을 알게 되면서  자신도 모르게 하늘을 원망하는 마음이 사라진다는 사실을 깨달아 가는 일련의 에피소드들이 성장 소설로서의 느낌을 충분히 만끽하며 읽을 수 있는 책이기에 다시 한번 읽으면서 즐거움과 슬픔, 코 끝이 찡해짐을 느끼면서 읽은 행복함을 주는 책이었다.

 

그동안 주위에 추천을 해줬던 책이기에 이번에 새로 개정이 되어 나온 책인 만큼 애니메이션으로도 나왔다고 하는데 같이 보면서 비교해 보는 것도 좋을듯 하다.

 

생일 그리고 축복

생일축복표지생일 그리고 축복 – 장영희 영미시 산책 장영희의 영미시산책
장영희 지음, 김점선 그림 / 비채 / 2017년 2월

학창 시절 아름다운 말이 들어있는 시를 읽게 되면 공책에 정자체 글씨가 아닌 무늬 글씨로 메모를 해 둔 적이 있었고, 열심히 외우던 시절이 있었다.

 

‘시’란 장르는 어떻게 보면 가장 짧은 말속에 자신이 하고자 하는 모든 의미를 포함해서 드러내 놓기에 가장 쉽고도 어려운 장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길게 늘어놓은 문장들은 읽어나가면서 그 장소, 시기, 말속에 내포된 뜻을 이해하기 쉽지만 시란 것은 읽는 이로 하여금 그 이상의 상상력을 동원하다는 것에서 더욱 읽으면 읽을수록 감동이 배가되어 나오는 글귀들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의 저자인 서강대 영문과 교수였던 고(故) 장영희 교수가 쓴 신문의 칼럼을 생각났다.

그때도 무척 시를 사랑한다는 느낌과 함께 칼럼의 내용들은 시의적절하게 시를 포함시켰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어려운 병마에도 꾸준히 활동하시다 천국에 가셨지만 이 책을 통해서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는다.

 

책은 김점선 화백의 그림과 함께 엮어 출간이 됐다.

아쉽게도 이 책의 두 사람 모두 고인이 됐지만 그래서 더욱 그들이 남긴 흔적들이 가슴에 와 닿는다.

 

당시 투병 중이던 장영희 교수가 일 년 동안 연재한 ‘장영희의 영미시 산책’을 부제로 사랑을 주제로 한 49편을 묶어 ‘생일’, 희망을 주제로 한 50편을  ‘축복’이라 분류를 했고 이것을 이번에 다시 묶어서 그림과 함께 산뜻하게 단장을 한 책으로 나오게 된 것이다.

 

시1

 

책 속의 여러 작가들의 시구들을 원본과 번역을 통해서 느껴가는 맛이 색다르게 다가온다.

읽으면서 세월 속에 쌓아 온 인생의 경험담과 자연에 대한 존경, 그리고 역시 사랑을 빼놓을 수 없는 각기 다른 주제들의 시들은 여전히 이 계절에 우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시2

시3

 

좋아하는 시들은 여전히 고전처럼 내려온다는 사실과 더불어 90편이 넘는 시에 대한 부담감은 없는 두고두고 아무 페이지나 펼쳐 읽어도 사람의 냄새가 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시들이란 생각이 든다.

원본과 번역 그리고 그림, 뒤편에 어떻게 이 시를 읽어나감에 있어 더 좋은 감동을 전해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글들이 가슴에 더욱 와 닿기에 시를 통해 이 봄날에 천천히 음미해 본다면 짧게만 지나가는 이 계절에 대한 기억을 더욱 소중히 간직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꿈은 토리노를 달리고

토리노

꿈은 토리노를 달리고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비채 / 2017년 2월

얼마 전 동계 스포츠 종목인 쇼트랙은 물론 스피드 스케이팅 대회를 TV에서 방영된 것을 본 적이 있다.

 

세계 빙상대회 월드시리즈~~ 몇 차…

이런 식으로 경기 운영방식을 각기 다른 나라에서 치르며 최종 개인 순위를 다루는 것 같은데, 사실 하계 올림픽만큼 동계에서 다뤄지는 종목은 그저 위의 종목과 피겨, 크로스컨트리, 영화 국가대표에서 나오던 점프, 알파인 스키, 김연아로 인해 더욱 보게 되는 피겨 정도다.

스노보드도 있었지..

 

피겨

 

운동이란 관심 있게 보다 보면 그 나름대로의 흥미를 유발하기도 하지만 경기 해설 방식도 무시할 수는 없다.

누구와 콤비를 이루며 열성을 쏟아 해설과 진행을 이어나가는 것을 듣는 입장에선 종목마다의 특징을 알 수 있는 기회도 되지만 이처럼 에세이를 통해서 재미와 맛깔스러운  글을 통해 알아가는 것도 재밌겠단 생각이 든다.

 

스케텔톤

 

워낙에 다작가로 알려진 히가시노 게이고인지라 그가 내놓은 에세이란 점이 눈길을 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당연히 책을 집어 들면서 같은 나라 작가인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시드니’와도 비교해 보게 되는 책이고 계절상 정 반대의 대회를 겪으면서 쓴 글들이라 작가들의 특성과 나름대로의 성격(?)을 조금이나마 들여다보는 듯한 기분도 느끼게 된다.

 

책은 처음에 작가가 기르는 애묘  유메 키치와 함께 2006년에 올린 동계 올림픽이 열렸던 이탈리아 토니노에 달려가 경기 관전과 그 나름대로 애정을 갖고 있는 운동에 대한 지식과 응원, 그리고 이탈리아에서 겪게 되는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루지

 

주된 등장의 흐름은 애묘이기에 책의 느낌은 말하는 동물로 주인과 티격태격 다투기도 하고 작가의 직업을 떠나 운동 경기를 관전하고 즐겨하는 운동 마니아로서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책의 전반부는 일본의 동계 스포츠의 현황이나 유명 선수에 대한 애정을 그리고 있고 후반부에 들어서면 토리노 동계 올림픽에서 관전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각기 개인들이 좋아하는 운동들이 있다 보니 무라카미의 경우엔 본인 자신도 마라톤을 즐겨하듯이 글에서도 마라톤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지 않고 그리고 있는 것처럼  히가시노 게이고 역시 자신이 좋아하는 스키점프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는 글은 비교해서 읽어도 좋을 듯한 인상을 준다.

 

응원

 

하긴 일본만 하더라도 이미 동계 올림픽을 치른 경험이 있는 나라이다 보니 내년에 열리는 우리나라 동계 올림픽인 평창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었고, 책의 글 내용 중 한국의 한 곳에만 편중된 운동 육성에 대한 글은 고루 평준화된 운동 지원의 방식도 필요함을 느끼게 해 줌과 동시에 우리나라 선수들의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주리라~ 하는 생각을 심어준다.

 

작가만이 그릴 수 있는 이야기들의 구성은 저자만이 간직한 운동에 대한 박식함과 유쾌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책이기에 이번에 다시 한번 동계 종목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보게 한 책이다.

                                                                                                                          
                                            

 

 

 

 

거짓말 규칙

거짓말1

거짓말 규칙
조디 피코 지음, 엄일녀 옮김 / 포레 / 2017년 2월

누구나 살아가면서 지켜야 할 것들이 있다.

통상적으로 그것에 대한 이름들인 규칙, 예절, 관습처럼 내려오는 것들, 여기에 덧붙여 일반인들보다 약간 특수한 환경에 처한 사람들이  평범한 보통의 우리들과 어울리기 위해 별도의 규칙을 정해 살아간다면 그것이야말로 말 그대로 규칙을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집에서도 자녀들에게 부모들이 집에 들어오는 시간에 대한 철칙을 세우고 생활한다는 것도 쉽게 가족 간에 맺어진 약속이라고도 할  수 있다.

 

여기 한 소년이 있다.

제이컵 헌트-

올해 18살로 고등학생이면서 3살 터울 아래인 동생 테오와 엄마 에마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청소년이다.

범죄를 다룬 [크라임 버스터스]란 드라마에 빠져서 모든 방송분을 제시간에 봐야만 하고 방송에 나오는 주인공과 대결해 누가 먼저 범인을 맞추는지에 대해 신경을 세우며, 옷장 안엔 무지개 색깔별로 옷을 진열해 놓고 목욕은 반드시 첫 번째로 해야 하는 절차, 주황색에 대해 극도의 예민함을 보인다.

더군다나 자신이 생각하는 바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을 시, 허벅지에 손을 파닥거리면서 두들기고 발작을 일으킨다.

반면 쉽게 외울 수 없는 영화 대사, 평범한 지식이라고는 할 수 없는 광대한 과학과 범죄 수사에 대한 습득 지식들, 언어에 대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자, 그렇다면 이런 제이컵은 천재?

 

천재는 천재이긴 하나 자신만의 공간에 갇혀 있고 타인과의 감정 교류를 이어가지 못하는, 오직 흑과 백만 있을 뿐인 소위 말하는 아스퍼거 증후군이란 병을 가지고 있는 청소년이다.

 

한 예로 외할아버지의 죽음을 두고 테오가 할아버지는 과연 죽은 뒤에 어떻게 될까를 물었을 때 보통 사람들은 천국이나 평안한 안식처 같은 장소를 말하면서 대화를 이어나가지만 제이컵은 사실 그대로만 말한다.

시체가 부패되고 구더기와 여러 가지 미생물들에 의해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이런 제이컵에게 싱글맘인 엄마 에마는 자신의 일생을 오로지 제이컵에게 쏟아부었고 이런 제이컵이 보다 원활한 생활을 하기 위해서 ‘규칙’을 만든다.

 

1. 자기가 어지른 것은 자기가 치운다,

2. 거짓말하지 않는다.

3. 하루에 두 번 이를 닦는다.

4. 학교에 지각하지 않는다.

5. 형제를 돌본다. 내 형제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다.

 

충실히 엄마와의 약속이자 규칙을 지킨 제이컵, 자신의 대인 관계술을 가르친 제스와의 만남은 자신에게 엄마 외에 또 다른 친구이자 친밀감을 느끼게 한다.

 

그러던 제스가 죽었다.

교수 집을 봐주기로 하면서 그 집을 방문했던 제이컵은 욕실에 누운 제스를 발견하게 됐고 동생 테오의 발자국을 보게 되면서 그는 규칙을 생각하게 된다.

즉 내 형제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으며, 틀림없이 동생이 제스를 죽였을 거란 짐작하에 사건의 흔적들을 지우고 제스의 거처를 경찰들이 발견할 수 있도록 주도면밀하게 실행에 옮긴다.

 

이쯤 되면 완전범죄의 전형적인 탄생, 더군다나 모든 죄의 전황이 제스의 남친으로 쏠리게 만들었음에도 제이컵은 거짓말하지 말라던 규칙에 따라 경찰이 물어보는 과정에서 시신을 옮긴 사실을 ‘사실대로, 진실로’ 말한다.

 

책은 무척 두껍다.

벽돌의 무게와 맞먹을 만큼 무거운 782페이지를 자랑한다.

덕분에 책을 출, 퇴근길에 들고 다니면서 읽느라 엄청 힘들었다는 사실, 1.2부로 나눠서 출간했다면 이런 책의 무게에 대한 부담감은 덜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따라서 전자책 출간은 필수라는 생각도 하면서 읽은 책이다.^^)

 

책의 구성은 제이컵, 테오, 에마, 그리고 제이컵을 변호하게 되는 올리버, 그리고 제이컵을 법에 의해 구속한 리치 경찰의 관점으로 이어 나간다.

 

누구보다 특별한 재능을 갖고 있다는 사실, 그것이 소위 말하는 재능이라고 불리는 것의 범위에 머문다면 분명 제이컵은 모든 부모들이 부러워할 기막히게 특출 난 천재에 속하지만 안타깝게도 제이컵이 가진 재능은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말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아스퍼거 증후군을 충실히 따른다.

 

한 집안에 누군가 아프면 온 가족들의 생활은 그 사람 위주로 돌아가게 된다.

여기에 머물러서 차도를 보인다면 다행이지만 영원히 자신의 안에 머물면서 결코 타인들에게 해를 끼치거나 악한 행동을 보이진 않지만 일반적인 사회생활에 있어서의 교류를 못하는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자식을 두었다면 부모의 가슴은 억장이 무너진다는 말 그 자체일 것이다.

 

책은 이미 제이컵이 제스의 시신을 옮겼다는 진술과 부검을 토대로 당연히 제이컵을 범인으로 생각하고 법의 집행 절차를 보인다.

오직 진실만을 말하고자 했으며 자신은 자폐증의 한 부분을 가지고 있지 결코 자폐아가 아니라고 항변하는 제이컵에게 가족들과 올리버는 거짓을 강요하게 된다.

 

왜?

제이컵이 정신적 아스퍼거 증후군의 증상에 따른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을 밝혀야만 집행유예를 받을 확률이 클 것이고 이것만이 오로지 제이컵이 자유의 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란 아이러니를 유발하는 촉매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세상은 오로지 거짓과 진실만이 있을 뿐이고 자신이 제스에게 한 행동에 대한 진실을 말하려 하는 제이컵의 심정, 동생이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은 한 번도 식단에 넣을 수 없으며, 장애를 가진 형을 가졌단 사실을 알고 나면 주위의 친구가 없게 되는 상황, 오로지 제이컵, 제이컵, 제이컵…

엄마의 신경은 제이컵에게 쏠려 있기에 자신이 가족다운 분위기를 그리워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타인의 가정을 들여다보는 관음증의 행동을 가지게 됐는지에 대해서도, 그 흔한 가정에서 아빠와 아들이 해 볼 수 있는 낚시조차 경험해 보지 못한 채 성장해 온 심경들이 구구절절 가슴을 파헤친다.

 

그렇다면 엄마는?

제이컵과 테오를 버린 남편 대신, 신문에 칼럼을 쓰면서 살아왔던 여린 그녀는 말한다.

제이컵이 있음으로 해서 보다 강해졌고 싸움도 잘하는  엄마가 됐지만 반대로 편파적인 인간으로 변해버렸단 사실, 특히

 

– 엄마가 된다는 건 시시포스가 임무를 수행하는 것과 같다. 뜯어진 솔기를 꿰매고 돌아보면 또 다른 곳이 벌어져 있다. 내가 입고 있는 이 삶은 딱 맞는 맞춤옷이 될 수 없을 것이다.  -p135

 

제이컵의 논리대로 따르자면 평범한 사람들이라 부르는 우리들이 오히려 더 이상한 사람들이다.

자신에게 한 약속을 저버린 같은 반 여자 친구에게 제이컵 나름대로의 행동을 보인 것은 오히려 정학 감에 속하게 되고, 이는 제이컵이 보는 세상에서는 이해를 할 수 없는 조치에 속한다.

 

책은 장애를 둔 가정에서 벌어지는 사소한 일상 하나하나의 포착을 무척 공들이고 섬세하게, 그러면서도 무심히 지나칠 수 있는 문장 속 어느 한편에 독자들로 하여금 울컥하게 하는 심정, 그 외에 장애우에 대한 대우가 선진국답게 잘 이루어졌다는 미국이라 할 지라도 슈퍼에서 발작을 일으키는 아이를 보는 시선들 속에 엄마 에마가 감당해야 하는 마음과 행동들은 우리들 현실의 이웃을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제스가 결코 죽지 않길 바랬다는 제이컵의 진실이 담긴 증언은 그것을 듣고 받아들이는 우리들 보통의 사람들은 그러면 그렇지, 네가 바로 범인이구나 라는 것으로 받아들여지지만 제이컵의 입장에선 자신과 소통을 했던 제스가 그렇게 죽지 않길 바랬다는 뜻으로 전달된 상황의 대화 소통의 부재로 인한 현상들은 과연 우리들은 ‘다름’이란 것을 정말로 관대하고 광범위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인지를 묻는다.

 

여기에 덧붙여 법에서 다루는 한계 또한 파급의 효과가 어떻게 다뤄지는지를 보인다.

제이컵처럼 정말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심문을 위한 절차와 필요에 따라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조치, 이러한 점을 악용하게 되는 정상적인 증인들의 위험천만적인 행동들이 나타날 현상들을 과연 법이란 체계는 이를 커버할 수 있기는 한가? 에 대한 고민도 해보게 되는 책이다.

 

오로지 거짓이 아닌 진실만을 말했을 뿐이었고, 자신이 좋아한 범죄 드라마에 힌트를 얻어 경찰들로 하여금 사건의 진위를 파악하게 하려 했던 행동들, 더군다나 가장 큰 원인이었던 가족이니까, 우린 형제이기 때문에 테오를 위한 행동이 이렇게 커다란 파장을 일으킬 줄 누가 알았을까?

 

어릴 적부터 거짓은 나쁜 것이라고 배웠던 우리들, 그렇다면 과연 제이컵처럼 테오가 저지른 일이 확실하다고 생각하게 되는 정황을 우리들 가족들 한 사람이 이런 경우를 당하게 된다면 과연 우리는 어떤 행동을 선택할 수 있을까?  이 또한 이 책에서 다루는 많은 부분들 중 하나인 가족애와 인간의 하나하나 모두가 소중한 존재임을 깨우치게 되는 책, 다름이 결코 틀린 것과 동의어가 아닌 하나의  일부분으로써 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면 어떻게 하는 줄을 모르고 매번 거절만 당해왔던 제이컵에게도 하나의 희망이 보이진 않을까?

 

책의 뒤편에서 다루는 ‘마이 브러더스 키퍼’는 제이컵이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간과했던 부분들을 다룬 것으로서  읽으면서 저자의 탁월한 글의 흐름에 감탄을 금할 수가 없게 하고 있어서 여전히 책을 덮으면서도 오랫동안 생각에 생각을 던져준 책이었다.

 

고루고루 균등하게 펼쳐지는 각 인물들이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그려진 글의 맥락으로 인해 우리들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왔던 것이 아니었는지, 그렇다면 이제라도 눈을 돌려 제이컵 같은 사람들에게도 다름이 있음을 인정하는 사회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로 끝을 맺는다.

 

 

개인적으로 별점 다섯 개를 그다지 주진 않지만 흡입력이 좋고 생각할 부분들이 많았던 책이라 한번 읽어보실 것을 권한다.

조선왕조 여인실록

조선왕조조선왕조여인실록 – 시대가 만들어낸 빛과 어둠의 여인들
배성수 외 지음 / 온어롤북스 / 2017년 2월

조선왕조 500년이란 흔한 말속에는 격동의 모든 역사적인 사건들을 통해 현재의 우리들이 무엇을 배우고 깨우치며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안내서 같기도 하고 교훈적인 면들이 많다.

 

비단 조선뿐만이 아닌 한국의 역사란 태동서부터 시작되는 ‘역사’란 말이 의미하는 바는 저자들이 말했듯이 우리들의 거울이며, 이 거울을 통해 어떻게 살아가야 하며 어떤 정책과 삶을 통해 평화로운 역사를 이루어나갈지에 대한 여러 의미를 깨닫게 해 준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기존 출간됐던 많은 조선의 역사, 특히 남성 중심적인 역사적인 활동 범위를 벗어나 여인들, 그것도 금수저 격인 왕비나 후궁이나 규수들의 전형적인 여인들의 삶에서 탈피한 이미 알고 있거나 몰랐던 부분들까지 현대적인 관점에서 다룬 책이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

 

책의 저자들은 현직 고등학교 역사교사 4분이 편찬한 책이다.

역사 속에서 이미 알고 있던 것에서 벗어나 교육적인 암기 위주의 교육을 벗어나 ‘왜’란 물음에 접근한 방식이라 기존에 알고 있던 역사의 내용들과 함께 현재를 중심으로 당시의 여인들의 삶을 좀 더 가깝게 조명해 볼 수 있는 책이다.

 

대표적으로 어을우동, 신사임당, 황진이, 허난설헌, 김개시, 김만덕을 다룬다.

 

시대적인 순으로 각기 다른 선생님들이 다룬 내용들이라 연차적으로 무난히 흐름에 편승할 수 있는 글의 시대 순과 함께  이 여인들의 삶에 있어서 사회적인 분위기와 그 안에서 자신만의 삶을 어떤 식으로 이루며 살아갔는지에 대한 조명은 양반 사대부의  부인으로서 살다가 근친상간과 계급의 허울을 던져버리고 노비에 이르기까지 두루 모든 남성들을 섭렵했던 어을우동의 삶과 죽음에 이르기까지에 대한 과정들로 시작되는 책의 시작은  자신을 가두었던 사회적인 반 감정에 이은 뭇 남성들에 대한 여성으로서, 여기에 덧붙여 자신이 가진 장점을 이용해 삶의 주도권자로 살아간 어을우동이란 여인의 삶에 조명한 글들 외에 우리가 전형적인 현모양처란 이미지로 각인된 신사임당의 출생과 자녀들의 교육과 삶에 뒤에 가려진 현모양처란 수식어가 사실은 정치적인 이익에 앞세운 대표적인 케이스로 남는 과정을 보인다.

 

어을우동이 뭇 남성들의 신분을 뛰어넘는 사회통념상으론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을 통해 자신만이 가진 인생을 살다 간 여성이었다면  황진이처럼  자신만의 세계에 자긍심을 가지고 뭇 여성들을 대했던 남성들을 통쾌하게 무릎을 꿇게 했던 기생으로서의 자격심과 시와 그림을 사랑했던 여인으로서의 자신의 모든 것을 통해 교류를 하고자 했던 여성으로서의 삶을 보임으로써 또 다른 조선이란 틀에 갇혀 살다 갔던 여인들의 모습들을 보는 느낌을 받게 한다.

 

한류의 원조격이라고 할 수 있는 허난설헌, 비선 실세의 전형적인 모범을 보인 김개시와 선조, 광해군과의 이야기는 한편의 인생역정을 보는 듯도 하고, 이어 기생에서 탈피해 섬에 사는 어려움을 이기고 조정에게까지 가서 정조를 알현한 김만덕이란 제주 객주 여성인의 삶 또한 제주도의 풍경처럼 한 편의 인생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이처럼 조선이란 유교사상과 성리학에 입각한 한 나라의 체제 안에서 여성들, 자신들이 가진 여성으로서 참아내기 힘들었던 과정들 속에서도 나름대로 자신만의 인생을 자신의 주도하에 살다 간 여인들의 각기 다른 삶을 통해 들여다본 역사는 지금이나 그 때나 여전히 비슷한 양상들이 이어지고 있다는 사례들을 통해 오늘날 우리가 뒤의 후세들이 지금의 역사를 어떤 평가를 내릴지에 대한 생각을 염두에 두고 정치나 교육, 생활의 일반적인 것들을 다루고 실행하면서 살아간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나은 역사로 가는 토대를 만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책의 구성은 한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기 전에 당시의 시대상을 먼저 알려주고 시작하는 글이 있기에 한 여성에 대한 삶을 조명해 볼 때 그 당시의 상황과 맞물려 그녀들이 왜 이런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해를 훨씬 받아들이기 쉽게 하고 있으며 당시에는 어떤 점들이 도덕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이 있었다 할지라도 시대의 의식과 흐름에 따라 역사적인 평가는 달라짐을 보여준 글들의 예시는 ‘역사’를 관통하고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일례로 광해군에 대한 평가가 지금에서는 조금씩 다른 관점에서 다루어진다는 점)

 

 

굵고 큰 사건들 뒤에는 이렇게 여인들의 삶이 함께 들어가 있는 역사, 더 크게도 와 닿기도 하고 작지만 그 안에서 이뤄지는 삶의 척도에 있어서 나름대로 열심히 살다 간 조선왕조 500년 역사란 말속에 그녀들의 소리 없는 외침을 들은 책이었다.

 

보너스로 뒤 편에 또 다른 여인들을 간략하게 적은 글 또한 인상적인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