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글목록: 김려령

사랑과 결혼의 트렁크

트렁크 저자 김려령(KimRyeo-ryeong) 출판사 창비(창작과비평사)(2015년05월29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요즘결혼을한몇쌍은평생토록검은머리가팥뿌리가될때까지살아가라는주례사의말이채식기도전에이혼을한다는소식을많이접하게된다.

황혼이혼까지생각한다면그들나름대로의고충이폭발한결과이기도하겠지만넓은의미로보자면그만큼사랑의의미와인내심내지는상대방에대한배려는점차희석이되어가는풍조가된것같은느낌이들어씁쓸하기도하다.

청소년소설로서만대해왔던김려령작가의이번소설은결혼과사랑의형태,그리고그의미에대한생각을던진다.

처음접한공간적배경이마치가까운미래의현실을보는것같은착각을일으키게했다.

내이름은노인지,올해로29살의끄트머리를향해가고있는결혼정보회사W&L에근무중이다.입사6년차로이곳에서도VIP전담부서NM소속이고직급은차창이다

NM이란명칭은일명(newmarriage)의약자로서W&L의비밀자회사에속한은밀한부서,이곳에소속된직원들은VIP회원의기간제배우자로근무하고있다.

,계약결혼,또는위장부부생활을원하는상대를대상으로일정기간동안계약을맺고살다가헤어지는직업이다.

한번의노(no)만하면영향을받게될상황에네번째같이산남자로부터다시재계약이들어오고다시이어지는생활,그런데그녀앞에동창인시정의소개팅으로나간자리에서만난엄태성이란남자때문에곤란을겪게된다.

법적으로간통이란제도가없어지면서찬성하는사람,반대하는사람나름대로결혼제도란것에대해생각을다시해보게되는것이아닐까하는정도로두사람간의조화로운삶은오랜기간의시간과참을성이요구된다.

여기에서보이는인지의첫사랑의동성애에대한사랑때문에실패한첫사랑의반발로엄마의구속력을피하고자들어간회사였지만여기서도진정한사랑의느낌을받을수가없는,철저한고객대응으로서의부인역할에만족해야하는사랑의실루엣만보일뿐인상황에서인지는뜻하지않는시정의고백을듣게되면서동창간의우정과사랑이어떻게자신도모르는사이에아픔의과거를잊을수가없게하는지에대한의문점해소,그리고재계약한사람에대한느낌이좋아진다는감정앞에서더이상나아가지말아야함을느끼게되는진정한사랑을찾고는있지만어느누구에게도진정으로사랑을느끼길거부하는한직장인의모습이고스란히보이는작품이다.

결혼과사랑에대한다소파격적인상황설정과동성애의사랑을다룬소설이라,작가의또다른면을보는계기를,그렇지만각사연들에얽힌사랑의형태를들여다보면그들나름대로의결혼이란제도때문에이혼하지않을수없었던사람들의사연과여전히나이는들어가지만젊은오빠의유혹에빠져자신의사랑을확신하며살아가는옆집할머니식의사랑,엄태성의스토킹비슷한행동앞에나조차도싫어했을캐릭터의출현설정들은작가의현란한글솜씨와잘맞물리면서웃음을터트리게한다.

*****이제는배우자도임대하는세상이됐구나.

고액의연회비와혼인성사자금을지불하는NM회원들에게,

이런아내는어떠신가요?하고내미는기호품이된기분이었다.

몰랐고,끝까지몰라도됐을,모르는게더나았을그런세계가,내손을그렇게잡았다.

이세계로발을들인순간부터느꼈던결혼에대한회의,그렇지만언젠가는시정의사랑을받아들일날이있을까를생각해보게하는,하지만여전히결혼자체에대한통렬한작가의현실적인글엔제도권밖에서의사랑이안전한제도권안에서의사랑보다더견고하다고는말할수없다는생각이든다.

*****"그만한재력이있는사람들이왜이런결혼을하는걸까요?"

"법적결혼을하면사는것보다헤어지는게더복잡하고피곤하거든.

상대한테치명적인실수가없으면순탄하게끝낼수가없어.

하지만,같이사는사람이싫은데더큰이유가있나.

통통한발이곰발로보이기시작하면사는게괴롭다.만나고헤어지는것에자유롭고싶은거야.그런면에서합리적이긴한데끈끈한정은없지."

그럼에도여전히우리들은사랑을꿈꾸며언젠가나와잘맞는상대가나타나길소망하면서내일을꿈꾸지않을까?

여기저기트렁크를이끌면서자신의인생에서무엇을원하고있는지에대해천천히깨달아가는인지처럼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