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 다크
하루키란소설가를모르는사람들은없을것이다.
그에겐또하나어울리는이름을붙여준다면음악애호가라고부를수있을만큼그의책들을들여다보면음반을찾아서한두번씩은접하는행동을하게된다.
이번책,또한여지없이그렇다.
‘밤’이란뉘앙스는모든사람들에게새겨진인식중에하나인암흑의세계,마술적인환상이나,어떤기분도풀어헤쳐질수있는묘한분위를선사해준다.
첵제목처럼시간대는이제막어둠이본격적으로스며들기시작하려하는pm11:56~am6:52까지의이야기를그린독특한책이다.
두자매인에리와마리의이야기가그려지는가운데(처음엔아사이에리,마리식을아사이베리로착각하는실수를…),첫장면에서부터장소에어울리는음악의장치들은여전히활력소를불어넣는다.
대학생인마리가책을읽고있는’데니스’라는패밀리레스토랑이란장소에언니에리와언니의다른친구들중한명이었던음악을하고있는다카하시가다가온다.
에리의동생임을확인하고,그렇게합석을하면서이야기를간간이나누는정도,그는자리를뜨고가오루란여인의도움요청으로러브호텔에가서중국어통역을하는일을거치면서동년배의중국여성을바라보게되는사연,그리고거기엔중국여인을폭행하고모든것을빼앗아달아난근처회사원인시라카와란뒷모습만보인남자의이야기,그리고그를뒤쫓는중국폭력단들,여기에잠만자고있는언니에리의이야기와러브호텔에서일하는사람들의다양한사연이야기가진행이된다.
모두잠든후에깨어있는사람들- 그것이모두저마다의사연들이있겠지만모든사람들이활발하게활동하고각자의집으로돌아가는’밤’에역행하듯이일하는사람들이나어떤말못한사연들에얽매인사람들의이야기는’낮’보다더욱활성화된다.
집에있기거북해나와있는마리나음악연습때문에밤에연습하고있는다카하시,그밖에같은동시간대에벌어지는사람들의활동은화자가’나’가아닌’우리’들이란설정으로진행이되는소설이다.
그렇게때문에마치감시카메라나헬기카메라처럼소리없이모든것을빨아들이는어떤미지의’우리’가잠자는듯하면서도눈이나입을움직이는에리의행동,마리와다카하시의행동반경,그밖에이리저리연루된,각사회에서자신들의영역안에서활동하는사람들의모습들이포착된드라마,혹은짧은다큐형식처럼보이는소설이기도하다.
하루키의장점중하나인이야기속에스며든각장면들에어울리는음악이있다는점이다.
예를들면,다카하시가얘기한블루스엣의파이브스폿애프터다크라든지,팻숍보이즈의젤러시,그밖에칸타타나피아노음악까지,그야말로전방위적인음악의잔치라고도할수있다.
각장소에머물며나누는대화들속이나인물들의표정,장소에국한된분위기를느낄수있는음악은다분히인위적인것이아닌자연스럽게흘러들어가는장치이며,어떤면에서는글보다오히려음악이주는그느낌을생각하면서읽게되는책이기에이책은어둠이란느낌의’밤’의활동이시작돼서새로운또다른아침을맞이할때까지의연관된사람들의모습들을통해읽는동안그시간대에나도같이따라동참하게되는,긴여운을남기는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