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여행
저자
미우라시온(三浦しをん)
출판사
블루엘리펀트(2015년05월22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방송에서접하는소식중에서유명인들의자살소식이들려올때면,자살할생각이있으면다시살결심을갖고살지~하는안타까움이들지만오죽하면그런행동밖에할수없었을까하는생각이들기도한다.
일본최초로나오키상,서점대상을동시수상한작가인미우라시온이그린인생이사랑스러워지는나무의바다,유언,첫오봉손님,꿈속의연인,작은별드라이브,SINK에이르는7편의단편을모은책을접했다.
모두공통된점은’죽음’을주제로한것이고여기엔자살이란것도들어있기에등장인물들의사연을통해과연죽음이주는영향에대한생각을해볼수가있다.
가족에충실했지만냉담한반응에한번당해보란듯이자살을계획하고자살장소로유명한곳에오게된중년의남자이야기서부터부부간의사랑과세월의흐름이가져다준서로간의오해와원망,거기에대한남편이부인에게던지는유언의내용들은실제어떤가상의일들이아닌현실어디에서나볼수있는지극히평범한사람들의사연을들여다보는듯한느낌을준다.
때론환상적인기시감에시다리는주인공의입장에서바라본죽은이와의동거생활,가족의동반자살로인한트라우마로인해삶의그어떤만남과새로운가족의계획을거부하는남자,자연사로이루어진할머니의죽음이보여주는기이할정도의죽음의시간들이일련의연상작용처럼보여준다.
개똥으로굴러도이승에사는삶이저승보단낫다는말이있듯이이책을읽다보면죽음이반드시삶에있어서명쾌한해답을제시해주지는않는단사실,제목자체가천국여행이지만책속의주인공들입장에선자신의죽음의결정과온갖겪어온풍상의잔재들을뒤로하고죽음이주는것이바로천국여행이아닐까하는느낌을받기도하지만작가자신은이를현재의삶자체가바로천국여행이아닌가하는느낌을주는글을썼기에비록자살이나각기다른죽음의형태에따른글들을통해결국은지금의삶이바로기쁨과행복을주는것이아닌가하는생각을들게하는책이다.
다른사람이보기에는˝왜?˝라고생각될정도의이유때문에사람들은목숨을버리기도한다.
괴로움이늘상대적인것은아니다.
혼자받아들이고방황할수밖에없는종류의괴로움을안고있다
책구절의윗글을읽으면서공감을하게되기도하지만결국이세상에살다가가는것자체가바로죽음에한발짝씩다가서는일이라고생각한다면오늘의바로이순간이정말소중하게느껴지게되는글이기도하다.
어떤미려한미사구나화려한필체는없지만나름대로의사색과깊은울림을주는책이아닌가싶다.
에브리맨
저자
필립로스(PhilipRoth)
출판사
문학동네(2009년10월15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그는이제없었다.있음에서풀려나,스스로알지도못하는사이에어디에도없는곳으로들어가고말았다.처음부터두려워하던바로그대로.-p188
죽음이란말을가까이서가슴속에크게와닿았던것은아마도중학교시절이었던것같다.
아버지의고향친구분인한분이암으로떠나셨다는말씀을하시던아버지는친구의죽음과아직어린아이들에대한걱정으로엄마와함께이야기를나누시면서병원으로가시던모습이떠오른다.
그때는왜그리가슴이콩닥거렸는지,죽음에대한어떤확고한이미지나뜻에대한막연한어떤두려움이있었나보다.또한혹시우리아버지와같은연세에이런일이비일비재하다고하던데,우리가족만은아니겠지?하는어떤희망적인사항을내포하고있었는지도….
그러다친.외할머니께서연이어돌아가시면서처음으로장사지내는것을보았고무덤에묻히는장례행렬까지보았다.
그당시에엄마는엄청나게우셨던기억이나고,나또한울었지만엄마의울음에비한다면그슬픔의강도는비교가안될듯싶다.
이렇듯한사람이태어나고죽는다는것에지금도그렇지만굉장한회의가들었던기억이난다.
평소가까이대화하고같이밥먹고웃고울던그모든것들이한순간의죽음이라는것앞에모두신기루같았던그느낌을뭐라표현할수있을까?
이소설에나오는화자인’나’의장례식도그렇다.
관에묻히고주위의사람들에의해흙이한줌한줌뿌려지고그것을바라보는그와관련이있던조문객들의반응들은제각각이다.
두아들을둔그의아버지는자식들에게뭐라도하나남겨줄요량으로’에브리맨’이란보석상을운영하면서자식들을키워냈고,그자신도광고계에서성공한남자였다.
세번의결혼과이혼을거치면서첫번째부인과의사이에서낳은두아들들은아버지에대한원망과경멸을지니고있고,두번째부인인피시와의사이에서낳은딸낸시만이오로지그가따뜻함을느낄수있는최소한의보금자리역할을한다.
자신의배반과실수를거치면서은퇴후한적한은퇴자들의마을에서새로운삶을살아가지만어릴적부터시작된수술은71살이된지금까지온갖몸에병을달고살아왔고지금은심장에제세박동기마저착용이된상태로살아가는노인이다.
젊은시절엔뭐든것이가능하다.섹스,사랑,남성다운활력과과시,물론그로인해그는혹독한결과를치르고오늘날에홀로살게된결과로남았지만,그래도이모든일의결과는결국그렇게될수밖에없었단것으로결론을내린다.
때때로닥쳐오는건강에관한두려움은그림을그리는교실을열어같은은퇴자의모임을만들게되지만이마저도모두같은공통의관심사로쏠리게된다.
"당은어떤가요?""혈압은어때요?""의사는뭐래요?"-p85
그는생각한다.부모의죽음을생각하고자신의건강을위해하루에일정시간수영과해변산책을하고조깅하는젊은여인에게또다른꿈을꾸며대시를하지만모두부질없고어떤뚜렷한목적을잃어버리고하루하루가그저세끼먹고다량의약을먹으며24시간을메워나간단생각에노년에드는외로움과병과점점친해질수밖에없는현실을깨닫는다.
수업에참여한한여인의자살을두고그는그녀가죽기까지죽음에대한어떤생각을했는지,마지막들이킨물맛을느꼈는지에대한여러가지생각을하면서그동안자신이지나온인생의발자취를생각하다결국엔이모든일의원인이자신이원초적인제공자였음을알아가면서드디어참을수없음을알게된다.
자신이없애버린모든것,이렇다할이유도없는것같은데스스로없애버린모든것,더심각한일이지만,자신의모든의도와는반대로,자신의의지와는반대로없애버린모든것을깨닫자,자신에게한번도가혹하지않았던,늘그를위로해주고도와주었던형에게가혹했던것을깨닫자,자신이가족을버린것이자식들에게주었을영향을깨닫자,자신이이제단지신체적으로만전에원치않았던모습으로쪼그라든것이아니라는사실을수치스럽게깨닫자,그는주먹으로가슴을치기시작했다.-p164
한생명이태어나한줌의흙으로가는데엔나이도,성별도,제한을두지않는다.
어릴적에상처는금방아물지만나이가듦에따라상처의더딘회복속도,갈수록현저히떨어지는기력,하나의병에보너스내지더블로찾아오는질병들,장성한자식들은제살길바빠부모의노쇠한육,정신적인보살핌을살필겨를없는바쁜생활….
노년에이르러서야젋었을적시절의왕성함을기억하고,다시그때로돌아가고싶은맘이굴뚝같지만세월은누구나평등하게주어졌기에노년이란말그말한마디엔많은인생의뜻을간직하며살아갈수밖에없다.
노년은전투예요.이런게아니라도,또다른걸로말이예요.가차없는전투죠.하필이면가장약하고,예전처럼투지를불태우는게가장어려울때말이예요."-p149
200페이지도안되는지극히평범한한남자의늙고병들고죽음에관한이야기를담고있는이책은다시한번씩꺼내볼때마다,즉나이가한살더해짐에따라받다들여지는강도가달리와닿는데서일말의울림을준다.
탄생이시작되는순간,이미죽음이란카운트다운에들어간단사실을인지못하고살아가는우리는이책을통해한인간의전체적인삶을통해드러나는병마과주위사람들과의관계,그리고하나둘씩친한관계의사람들이사라지는광경을보면서미래의내모습을그려보게되는책이다.
그러기에우리모두는에브리맨(보통사람들)-언젠간죽는다는사실을..
"현실을다시만들수는없어요."낸시는아버지에게그말을돌려주었다.
"그냥오는대로받아들이세요.버티고서서오는대로받아들이세요."-p13
냉철한문단과어느것하나아끼지않을수없는노년에드리운감정을이렇듯무심한듯관조적인자세로쓸수있는작가의노련미에다시한번읽어보게하는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