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이민을 생각하십니까

불과 십수 년 전만 해도 한국인의 이민 선호국 1위에 자리매김했던 나라, 그러나 계속된 이민법 개정 등으로 인해 한국인의 캐나다 행이 주춤해졌다. 그러나 아직도 한국에서 캐나다로의 이민 행렬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캐나다는 지상 천국’이라는 막연한 환상만을 지니고 고국을 떠나 오는 이들이 있는 것 같아 심히 우려가 된다.

이민의 동기는 부패가 만연하고 착하게 사는 사람이 오히려 바보취급을 받는 사회적 분위기에 환멸을 느낀 나머지 캐나다 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거나 캐나다의 우수한 교육환경을 들어 이국 땅에서의 불확실한 미래에도 불구하고 자녀들을 위해 캐나다 땅을 선택하신 분 등 다양하다.

토론토

물론 이 가운데는 문득 자신의 삶을 즐기고 싶은 내적 욕구 때문에 이민을 결정한 이들 또한 없지 않다. 명예 퇴직해 받은 퇴직금을 그나마 이자율이 높은 국내 은행에 넣어두고 이민 와 골프를 하고 여행이나 다니며 잘 정돈된 정원 한가운데서 바비큐를 즐기며 노후를 즐겁게 살기 위해 온 이들도 물론 있다.

하지만 이곳 캐나다에 아직도 막연한 환상을 가지고 오는 이들, 그것이 가장 큰 문제다. 캐나다는 복지도 잘돼 있고 그야말로 지상 천국이라고 하더라, 가장 위험천만한 생각이 아닐 수 없다.

퀘백

우선, 토론토나 밴쿠버 등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고 있는 대도시에 4인 가족이 거주를 하려면 최소한 집세로 매달 1천5백 달러- 2천달러(약 2백만 원)가량을 지불해야 한다.

캐나다는 한국과 달리 전세금제도가 없다는 것을 사전에 알아 둘 필요가 있다. 그리고 자동차는 당연히 필수적이기 때문에 아무리 싸구려 중고차를 구매하려 해도 최소 1만 불 이상을 준비해야 한다.

대부분 사람이 이미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캐나다에선 기본적 의료비는 무료라고 하지만 정부의 건강보험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는 치과에서는 사랑니 두 개만 뽑아도 기본 5백 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또 다른 어려움은 한국에서 관련 업종에서 아무리 업무처리를 잘했다 하더라도 지극히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는 자신이 전공했던 업종의 취업을 하기가 수월치 않다. 설사 어렵게 일자리를 구했다 하더라도 각종 언어 장벽 때문에 온갖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불편함이 따른다.

특히 자신의 나이를 잊어야 한다. 자신의 나이가 많다고 해서 이곳에서 윗사람 대접을 받으려고 한다면 그건 큰 오산이다. 물론 이러한 것이 한인사회에서 해당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현지인들은 막내 동생보다 어린 사람들이 자신의 이름 석 자를 함부로 부르는 것에 처음엔 당황하게 될 것이다.

또, 내가 남자인데 하는 유교적 남존여비 사상을 과감히 버려야 한다. 캐나다는 노인과 어린이 그리고 여성들과 장애인들의 천국이라는 말이 있듯이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가 특별히 보장이 잘 되어 있는 나라이다.

정부의 장관이나 당수 또한 여성인 경우가 한국보다 훨씬 많다는 것을 알아 두어야 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와는 반대로 나는 여자니까 한국에서처럼 화장이나 하고 혹은 가정에서 살림이나 꾸려나가면 되겠지 하고 생각한다면 이것 또한 큰 착각 중의 착각이다.

이곳에선 여성들도 남자들과 똑같은 사회일원의 한 사람일 뿐 아니라 캐나다 여성들은 대부분 상냥하고 친절하지만, 이곳에 오면 이들과 함께 팔을 걷어붙이고 각종 궂은일을 해야 한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Ottawa.

마지막으로 내가 한국에서는 잘 나갔는데 이런 생각을 하루속히 버려야 한다. 유감스럽게도 한국에서의 지위와 체면을 인정해 주지 않는 곳이 바로 캐나다이다.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일해야 한다.

어떤 이는 한국에서 의사생활 10년을 했다가 이곳에서 하루아침에 피자 배달원으로 일하는 이도 있고 또 변호사였던 사람이 택시 운전을 하는 경우도 있다. 어찌 됐건 이 모든 것이 우리나라와 다른 점은 직업에 대한 귀천이 우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은 곳이다.

빅토리아

교수 부인이 슈퍼마켓 등에서 막노동을 해도 누구 하나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곳이 캐나다이며, 이를 바꿔 말하면 아무리 높은 직책을 가지고 있다손 치더라도 그것을 결코 알아주지 않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최종적으로 이민을 오고 오지 않고는 당연히 자신의 선택이지만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르라 했다. 고국을 떠나오기 전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은 마음속에 존재하는 한국식 사고방식을 과감하게 버리고 와야 한다. 그 길만이 새로운 터전에서 살아갈 수 있는 지름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캐나다 이민을 생각하십니까”에 대한 1개의 생각

  1. 김 수남

    네,많이 공감을 합니다.다 맞는 말씀이시고요.이민 오시고 싶은 분들께 귀한 정보가 되시겠습니다.저는 개인적으로 하나님을 믿기에 한국에서도 좋았고 ,캐나다에서도 참 좋습니다.어디서나 하나님과 함께라는 개인 신앙이 있기에요.그래서 정말 오자마자 한국의 경력을 바로 다 내려 놓을 수 있었고 버라이어티 가게를 시작했습니다.너무도 잘 한 결정이고 늘 감사하고 있습니다.경력없이 하는 비지니스로 이 만한게 없다 싶었고 그게 정말 맞았습니다.한국에서의 ‘내가 이러했노라’라는 생각을 속히 내려 놓는 사람일 수록 더 빨리 잘 정착 한다는 말을 체험했으니 감사합니다.아이들이 모두 캐나다에 데려와 줘서 감사하다는 말을 하기에 더욱 보람을 얻고 감사합니다.
    송명호선생님 덕분에 캐나다에 대해 관심 있는 분들에게 여러모로 도움이 되어 질 것이 감사합니다.글 잘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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