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알 탄 한국인?

얼마전모방송국에서‘빨리빨리한국인’이란제목으로다룬특집기획물을본적이있다.
언제부턴가한국인들의단점중하나로흔히‘빨리빨리’기질을꼽아왔다.

그러나이프로에서는허를찔러‘빨리빨리’기질이현대사회에미치는긍정적영향에포커스를맞췄다.

“20세기를한발늦게시작한한국이변화와혁신의21세기에한국인만의‘빨리빨리’기질이

세상을앞서가는경쟁력이된상황을짚어보고자한다”라고방송진행자는기획의도를설명했다.
“한국에서IT인프라가발달한이유는한국인의성질이아주급해서다”라는

전주한미상공회의소제프리존스회장의인터뷰내용을비롯여러전문가들의입을빌어

조급증에가까운‘빨리빨리’습성이인터넷시대를이끌었다”는쪽으로몰고갔다.
이와함께우리나라는초고속인터넷사용률78%,무선인터넷가입자50만명등

세계IT강국으로떠올랐음을소개하면서‘엄지족’이란신조어가생길만큼휴대폰문자메시지에능하고,

휴대폰으로은행업무까지볼정도로신기술을거부감없이적극적으로받아들여

생활문화환경에일대혁신을몰고온근저에‘빨리빨리’가있다고마무리지었다.

대체적으로공감이간다.
그러나한껍질만벗겨보면‘빨리빨리’로인해발생되는부작용도적지않은게사실이다.
아직도건설현장을비롯한도처에서이른바‘급행료’가통한다.공기단축은곧돈이기때문이다.
최고로단시간에건설하여세계의이목을집중시켰던경부고속도로는지금땜질고속도로로전락했다.
삼풍백화점대참사나,성수대교의붕괴원인도공기단축하려다보니

자연히부실시공된대표적사례로조사된바있다.

이외에도‘빨리빨리’로인한크고작은부작용사례는많다.

이렇듯한국인과분리해생각할수없을정도로몸에밴빨리빨리문화는일상속에서는어떻게나타날까?
평범한직장인의하루를통해그속을들여다보자.

잠자는시간을빼고는일상의전부가‘빨리빨리’다.
새벽잠결에서부터‘빨리빨리’는귓전을때린다.
“빨리일어나세요.출근시간늦겠어요”
출근시간지하철,개표기를통과하자마자쏜살같이한층아래인탑승장으로몸을날리듯내리꽂는다.

이미지하철진동음을느꼈기때문이다.

목적지에도착해문이열리면직장인들이물풍선터지듯쏟아져나온다.

장애물경주라도하듯한번에두세계단씩뛰어오른다.

에스컬레이터의경우아예급한사람들을위해한쪽을걸을수있게해놓은것도

우리나라에서만볼수있는풍경이란다.
가쁘게숨을몰아쉬며회사건물에도착하여엘리베이터에오른다.

자동으로금방닫힐텐데도연신닫힘버턴을눌러댄다.

급히거래처에서류를보내기위해퀵서비스맨을부른다.‘빨리전해달라’는주문과함께서류를건넨다.
업무중화장실을드나들때도역시빨리빨리는예외가아니다.

화장실입구에서바지지퍼를내리며들어갔다가나오면서지퍼를올린다.
점심시간이되면오피스빌딩에서쏟아져나온직장인들로대로가넘쳐난다.

또급하다.절반은차도로내려서서파란불을기다린다.
정도가이러하다보니오피스빌딩인근식당들은점심나절마다한바탕속도와의전쟁을치룬다.
음식주문하고채1분이나지났을까,여기저기서“빨리빨리”를외친다.답은언제나“금방나가요!”다.

빨리먹기내기라도하듯게눈감추듯밥한그릇을해치운다.
‘빨리빨리문화’의틈새를파고든새로운컨셉의식당도최근에등장했다.

주문후5분을넘겨서나오면음식값을안받는다는것이다.

문전성시라는이식당테이블위엔타임체크메타가설치되어있어주문과동시에分秒가작동한다.
업무를마감하고퇴근시간이다.바쁘게,부산하게보낸일과를접고동료들과소주잔을기울인다.
과연이제는여유있고느긋하게한잔할수있을까?여기서도그렇질못하다.

빨리빨리바이러스는소주잔에까지전이되어잔이차있는꼴을못본다.

1시간정도만지나면소주병이쌓여가고2시간정도면술이술을먹는다.

늦은귀가시간,택시를타면또총알이다.이렇게하루가간다.

물론부풀려진표현도없지않으나전체적인틀에서그리벗어나지않는우리들의일상이다.
세계는지금속도전으로치닫고있다.
高速도성에안차超高速이어야통하는세상이다.
이러한마당에한국인고유기질인‘빨리빨리’는더이상단점이아니다.

세계가주목하고있는연구대상이다.

다만이참에부작용들은걸러내고좀더갈고다듬어서

자랑스럽게내세울수있는한국인의기질로,문화로자리잡길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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