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대에게 산이고 싶다
김홍래
내가산을좋아하는것은
산은어린아이처럼순박하고정직하며
언제나,누구에게나평등하고
무수히밟히면서도불평없이안아주는모습에선
넓은용서를배울수있기때문이며
봄,여름,가을,겨울
늘넉넉함을선사하기때문입니다
편안히잠든듯깨어있고
또침묵한다는것입니다
그침묵은무작정의것이아니라
내게진정으로느낄것은느끼게하는
그런침묵입니다
내가산을좋아하는것은
온갖영욕으로얼룩진내가슴을
말끔히지워주며
애써땀흘리며올라온사람에게만
자신의자리를비워주기때문입니다.
-김홍래시집,’나는그대에게산이고싶다’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