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봉산에서 운길산까지 ‘홀로 산행’

수종사뜰에서내려다본두물머리풍경

예봉산-적갑산-운길산-수종사-양수대교까지6시간정도걷는나홀로산행이다.
미사리에서팔당대교를넘는데만족히30분은소요됐다.
토요휴무인곳이많아서인지토요일오전도로는나들이차량들로초만원이다.
예봉산산행코스도생각보다다양하다.
그중가장많이이용하는상팔당중앙선철길굴다리밑을통과하여남서릉을타고예봉산(683.2m)을

르는코스를택했다.
나홀로산행에있어산행코스는그리중요하지않다.
머리속에그려놓은대로걷다가도언제든지마음바꿔내키는대로튈수있어좋은게

‘나홀로’만의묘미다.

예봉산정상


굴다리를빠져나와마을로들어서면싸리나무울타리로둘러싸인싸리나무집이보인다.
동동주를비롯,간단한요기를할수있는곳이다.
또하나,예봉산,운길산등산안내지도를이곳에서무료제공받을수있다.
옛날,지방길손들이배를타고한양을떠날때마지막으로삼각산이보이는이곳팔당에서임금에게

禮를갖췄다고하여예봉산이라한다.
강건너검단산자락조그만마을,배알미동도이와비슷한유래를가지고있다.
배알미동은옛날벼슬하던사람들이낙향을할때이곳에도착하면한양이보이지않기때문에

마지막으로궁궐을향해하직인사를하며절(배알)을하고또다시등극할때도역시한양을향해

절을하던곳이라고하여붙여진이름이라전해온다.

예봉산억새풀

응달진산길엔무서리가뽀얗다.마디없는장갑밖으로드러난손끝이시릴정도로

이미늦가을이라기보다는초겨울에가깝다.
나홀로산행시종종이코스를즐긴다.지난여름에만도3번이나올랐었다.
붐비지않아조용하게생각하며걷기에그만이다.
정상주변은돌무더기가있다.예전에봉화대가있던자리라고도한다.
정상에서의조망은압권이다.서쪽으로는한강물줄기를따라줄지어들어선아파트들과

아스라히도봉산과북한산도시야에들어온다.
동쪽으로는오늘산행의마지막코스인운길산이우뚝솟구쳐있다.
예봉산에서남동쪽으로이어지는산릉은북한강과남한강이합수되는두물머리방면과팔당댐에서

북서쪽으로흐르는한강에여맥들을가라앉힌뒤남쪽강건너검단산으로이어진다.

예봉산정에서본운길산

정상돌무지뒤얼기설기엮어놓은움막이있다.그곳엔항상잔술동동주가기다린다.
참새가방앗간그냥못지나치듯거푸두잔에온몸이짜르르해온다.
40대중반쯤되어보이는아주머니3명은아예이곳에터를잡기로작정한모양이다.
제법취기가오른듯SaturdayNightFever를불러가며디스코춤까지곁들인다.

산정에오른등산객들은때아닌산정공연에한바탕웃음바다를이루기도했다.
영어가예봉산에서와서엄청고생한다는동동주주인장의애교섞인시비에도아랑곳않는

아주머니3총사는무척이나용감했다.

움막속엔동동주가…

북릉을타고철문봉,적갑산(560.9m)방면으로발길을옮긴다.

멀리북동쪽진중리계곡건너로는운길산이마주보인다.

운길산오른쪽으로는유명산줄기를거느린용문산이하늘에맞닿아있다.
철문봉(喆文峰)은정약용형제가조안면본가에서능선을따라이곳에올라학문(文)의도를

밝혔다(喆)하여붙여진봉우리다.철문봉을지나20여분더가면남양주패러글라이딩활강장이나온다.

지난초여름엔이곳을지나치다가패러글라이딩대회광경을맞닥뜨린적도있다.
산아래서부터20kg정도나가는장비배낭을짊어지고줄지어힘겹게산에오르지만

한마리새가되어창공을비상할때면그무게는금새다잊는다고한다.
그러나초겨울활강장은바람소리만매섭다.활강장길목에도움막이있었다.

또그냥못지나치고오뎅국물에대포한잔쭉들이키니세상부러울게없다.

운길산을오른쪽에두고

철문봉이정표들

발밑에밟히는낙엽소리만바스락거릴뿐사방이고요하다.

예봉산에서운길산까지종주하는산행인은어쩌다한두명씩마주칠정도다.

그러다보니낙엽과맨살을드러낸나무들은더없이좋은대화상대다.

나무들이묻는다.
“가을한철꽃단장하고기다렸는데어디산을헤매다가이제서야오시는가요?”
잎사귀다떨궈낸벌거숭이나무들이뾰루뚱하게퉁박을준다.
바닥에나뒹구는낙엽들도한마디씩거든다.
“뜨거운여름햇살을온몸으로받아내가며긴긴시간,주야로곱게물들여놓았는데…”
그러고보니가을단풍은설악산공룡능선을찾아즐겼다.

여름에온뒤이제서야찾았으니퉁박을맞아도싸다.
“그래너희들마음을가슴에고이담아간다.그리고내년가을화사한모습으로다시만나자꾸나”

낙엽길

어느새운길산밑암릉구간까지다달았다.뒤돌아,왔던길을돌아보니

이미예봉산은저멀리로물러나있다.그뒤로보일듯말듯검단산도아련하다.
운길산(610.2m)정상,산마루에서내려다보이는두물머리풍경이백미다.

그러나산정에는태양집열판이주변경관을무시한채흉물스럽게버티고서있다.

용도불문하고왜하필여기에있어야만하는건지통모를일이다.
정상에서수종사까지는경사가가파른내리막길이다.

운길산에서본검단산

물위로종소리가울려퍼진다는수종사(水鍾寺).
비오는날엔운무에휩싸이고눈이오면눈꽃이장관이어서연인들이즐겨찾는곳으로도

입소문이자자하다.
사시사철다향(茶香)이그윽한이곳은세조의숨결이서려있는고찰이다.

세조는만년에지병으로오대산으로요양갔다가수로로한강을따라환궁하는도중,
이곳양수리에서하룻밤을보내게된다.
그날밤어디선가들려오는은은한종소리를따라발길을옮겼다.지금의수종사터에있는토굴에서

18나한상을발견하게된다.그바위틈에서물방울이떨어지면서종소리를내는것을발견하게된

세조는나한을모신절을짓고이를수종사라이름하였다.

수종사범종

다향에푹빠진~

500년수령의수종사은행나무

차한잔마시려했으나다향에만족하기로했다.

처마에벗어놓은등산화숫자에비집고들어갈엄두가나질않는다.
수종사앞마당에서내려다보이는두물머리의풍경은가히仙景그자체다.


수종사를내려서면곧바로가파른시멘트포장길이산아래까지2km정도이어진다.
주변경관아랑곳않고오솔길에시멘트쏟아부어만든또하나의옥의티다.

산아래마을송촌리에서국도를따라양수대교북단까지2km정도더걸어나와양평에서나오는버스에올랐다.
시계는17:10분을가리킨다.예봉산들머리에서의시간이10:40분이었으니

6시간넘게나홀로산행을즐긴셈이다.

양수대교북단초소

예봉산을바라다보며출발!집근처에오니어둠이~

*11월19일(토)에산행다녀온뒤바쁜거반,게으름반으로이제서야정리해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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