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대륙동쪽에남북으로길게뻗어나온땅,그렇습니다.韓半島이지요.
어미한반도는태안,변산,옹진반도등새끼반도를여럿품고있습니다.
여러반도중에서도으뜸으로치는곳이아마도변산반도인가봅니다.
반도로선유일무이하게국립공원간판을달아도좋을만큼산해절승이기때문이겠지요.
금요일(9/8)밤부터비올확률90%,토요일오후까지비가내릴것이란기상예보입니다.
금요일퇴근후배낭꾸려22:00까지잠실역앞으로가야만합니다.
청옥산두타산무박산행을위해산악회차편을예약해둔터였습니다.
퇴근시간임박해서핸드폰에문자수신신호가울려댑니다.
경험으로볼때퇴근무렵오는문자메일은십중팔구대리운전서비스문자이더군요.
그래서이시간대문자는대개무시해버리고마는경우가허다합니다.
집에들러옷갈아입고약속장소까지..서둘렀습니다.
잰걸음으로집으로들어서며무심코핸드폰을열어보았지요.
"우천예보로인하여금일청옥,두타산행이취소되었습니다.양지바랍니다"
"으이그~일찍도알려주네"
그래도이제라도봤길망정이지,하마트면늦은밤혼자서오지않는버스를기다릴뻔했습니다.
동행키로한山友C로부터도연락이왔습니다.
그역시산악회멜을받고선잽싸게이곳저곳다른코스를물색했던모양입니다.
내일당일코스로변산반도를가자고했습니다.
"그래까짓거꿩대신닭이다!"
졸지에행선지가東에서西로뒤집어졌습니다.
토요일아침,동트기전사위가어슴프레한이른시간대,추적추적비가내리는데도
영등포역앞은분주했습니다.
수십대관광버스가마치기차곱배처럼줄지어서있었습니다.
06시30분에출발한버스는동대문운동장,양재역을거치며예약된산객을모두태운뒤
서해안고속도로로접어들었습니다.
山友C와H는양재역인근에서버스에합류했습니다.
‘몇날몇시어디서만나어디로올라어딜거쳐어디로몇시까지하산한다’
틀속에자신을가둬버리는것같아산악회등반을기피했었습니다.
그보다더솔직한이유는왠지산악회를따라산행하는산객들은날아다닐것만같아
체력적으로도통자신이서질않았습니다.
그래서’나홀로산행’에익숙해져있는지도모릅니다.
물론누굴기다려야하거나기다리게하는따위의조바심도가질필요도없지요.
마음내키는대로발길닿는대로이동할수있어더욱자유롭지요.
산중일잔에산중오수의여유도내마음대로즐길수있어좋습니다.
늘산악회를통해산행하는친구C는원거리산행시산악회교통편을이용하는게그만이라했습니다.
산악회를통한산행은지난번주왕산에이어이번이두번째입니다.
모든점에서여전히낯선느낌입니다.
이른아침인데도서해안고속도로는가다서다를반복합니다.
비는여전히멈출기미를보이지않습니다.
산악회측에서두부반모크기의백설기를아침식사용으로준비하였습니다.
막쪄낸듯손바닥에따스한온기가퍼져옵니다.
공복이라그런지마파람에게눈감추듯뚝딱해치웠습니다.
예정시간대보다40여분늦게산행들머리인남여치매표소에도착했습니다.
다행히빗줄기는그쳤으나비구름은언제라도쏟아부을듯산정에낮게대기하고있었습니다.
12:00분,남여치매표소를통과하여산에오릅니다.
예정코스는남여치-월명암-직소폭포-관음봉-내소사로4시간코스라고합니다.
20여분간가파른산등성이를오르니좁은능선길이길게이어집니다.
빗물잔뜩머금은무성한잡목잎을스치면서바지가랭이는이내흠뻑젖어들었습니다.
서해절경이한눈에들어오는낙조대에서잠시숨고르며땀을훔칩니다.
월명암뒷봉우리에있는낙조대는서해제일로손꼽힌다들었습니다.
흔히일출은동해안낙산이요,일몰은서해안의부안낙조대라합니다.
하루를마감하는태양이진홍빛바다너머로오메가를그리며이글거리다사라지면이내사위는
어둠이내리며,더하여휘영청밝은달이라도뜨면그야말로무아지경에빠져든다는곳이라들었습니다.
그만큼이곳낙조대에서펼쳐지는일몰과월출은황홀하면서도자못장엄하다고합니다.
오늘은날씨가딴지를걸어산해절승이구름장막뒤로꼭꼭숨어못내아쉽습니다.
천혜절경을감히’꿩대산닭’운운하며무심하게찾은시건방진소인배가어찌쉽게산해절승을탐하겠습니까.
겸손함을갖춰다시찾아월명무애와서해낙조에제대로취해보리라다짐합니다.
월명암은692년(신라신문왕12년)에부설선사가창건,약1300년이넘는유서깊은고찰이라합니다.
임진왜란때,한말의병과왜경전투때,그리고여순반란군의방화등병화와인연이많은곳이라전합니다.
봉래구곡쪽으로내려섰다가다시선녀탕을돌아바윗길을오르면
변산8경중제1경이라는직소폭포를만나게됩니다.
그러나가뭄때문인지폭포수가흘러내린암벽엔물줄기흔적만겨우남아있어또한번
아쉬움에발길을돌릴수밖에없었습니다.
관음봉삼거리에이를즈음,산정에머물던비구름은소나기가되어산객들을허둥대게합니다.
산객들은너나없이숲속으로뛰어들어우비를꺼내고,배낭커버를씌웁니다.
다행히도금새빗줄기가잦아들면서산아래펼쳐진내소사전경은더욱찬연하게다가섭니다.
來蘇,즉이곳에오면모든것이소생한다는來蘇寺.
관음봉이병풍처럼포근하게둘러싼내소사에는보물277호고려동종,278호법화경절본사본,
291호대웅보전,1268호괘불탱화가소장되어있었습니다.
특히대웅보전은전부목침으로만쌓아올린신비의건축물로알려져있어더욱눈길이갔습니다.
대웅보전의연꽃잎문살의정교함은듣던바대로가히일품이었습니다.
옛건물창살연구자료1순위로언급될만큼소문자자한정교한조각문양을직접대할수있었습니다.
천왕문을나와일주문에이르는600여미터전나무숲길은다시한번내소사를각인시키기에충분했습니다.
일주문을벗어나자전어굽는냄새가진동합니다.
‘가을전어대가리엔참깨가서말’이라며붙들어세웁니다.그만큼고소하단얘기일텐데…
절대그냥지나치지못할구역인지라엉거주춤두리번거리는모양새를
눈치챈아주머니가낚아채듯잡아끌었습니다.
‘며느리친정간사이문잠그고먹는다’는가을전어구이맛좀보고가라며말입니다.
가을전어굽는냄새에’집나갔던며느리도돌아온다’는얘긴들어봤는데…
결국아주머니에게체포되어무장해제된채일잔에또일잔…
이어채석강갯바위로이동해싱싱한해산물손질하여또일잔…했습니다.
그렇게,산해절승변산반도에서몸도마음도하루도다녹아내렸습니다.
구자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