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뜩흐린날씨라눈덮힌능선이흐릿하게조망된다. 백덕산정상(1350m).
단잠유혹을뿌리치고배낭챙겨길을나선다.초겨울새벽한기에귓볼이얼얼하다.
밤새내린비는지금껏그칠줄모른다.눈꽃산행은커녕뻘밭산행이되지나않을까,걱정스럽다.
그러나영동문막휴게소부근을지나면서부터거짓말처럼빗줄기는눈송이로변했고,
이번산행들머리는백덕산정상북쪽인이곳문재터널입구다.
산간지역에밤새내린눈으로사위는이미설국을이루고있다.
여기서잠깐,큰눈에는체인형아이젠은무용지물이다.
산행내내미끄러지고구른다음,하산해서야터득한사실이다.
산을좋아만했지,관련된상식은꽝인게여지없이들통난것이다.
무식하면몸이고생한다했다.괜한말아니다.
유난히적설량이많아겨울철으뜸산행지로손꼽힌다.
초입부터가파른데다가발목이묻힐만큼눈이쌓여있어만만치않은산행을예고한다.
앞서간발자국을따라가파름이센능선눈길을오른다.
500여미터나올랐을까,지도상에표시된925봉전망대다.
아마도눈이그치고난내일이면길이나있을것이다.
북쪽으로비네소골,남쪽으로내려서면관음사와법흥사가나온다.
천년고찰이자오대산상원사,함백산정암사,양산통도사,설악산봉정암과함께
우리나라5대적멸보궁의하나로꼽히는대표적인불교성지다.
이정표를보니이제백덕산정상이그리멀지않다.
약20분여오르면묵골방면능선이갈라지는삼거리봉(1282)이다.
이제남쪽능선을따라불과5백여미터만오르면백덕산정상이다.
다시이곳까지내려와비네소골로내려서야하기때문이다.
이곳서부터정상까지는곳곳이너덜지대와급경사면이다.
봉긋봉긋솟구친눈(雪)더미속은대개너덜지대이다.
유혹에이끌려잘못디뎠다간…조심조심엉금엉금이상책이다.
그러다보니시간도더걸리고체력소모도많다.
진이빠질때쯤숨을몰아쉬며고갤들어올려다보니…눈꽃천지다.
가히환상적이다.탄성이절로새나온다.
잠시도상고대에눈을뗄수가없는,경이로움그자체다.
굴러가며,미끄러져가며천신만고끝에오른겨울산.
파란하늘,햇빛에반짝이상고대,그리고저멀리하얀능선들의너울거림까지…
한주뒤에도이처럼나뭇가지에눈꽃들이살아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