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린연녹이파리들은어느새짙푸르러있다.
축령산초입에서올려다본山景은햇살을받아싱그럽다.
그래서5월을계절의여왕이라했던가.
우측으로축령산휴양림이정표가나온다.
원점회귀산행코스라모처럼승용차를몰고나섰는데,아뿔싸!
차량진입을통제한다.그냥도로가에세워두고걸어가란다.
산아래주차장까진2km도더남았는데…
주차장은협소한데차량들은넘쳐나니도리없단다.
수리바위,남이바위를지나곧장축령산으로오르는길이다.
울창한잣나무숲길을벗어나자물기흠뻑머금은암벽이막아선다.
이’암벽약수’한모금마시려면’기다림의미학’을알아야한다.
성미급한사람들은그냥지나치는게좋을것이고.
금쪽같은약수한모금으로기운을모아축령산서릉인수리바위능선에올라선다.
능선이정표는수리바위0.32km,남이바위1.27km,정상1.99km를알린다.
능선에올라동쪽으로방향을틀어10여분능선길을따라오르다보면
실제로독수리가많이날아들었다고한다.
천마산을향해금방이라도날개짓을할것만같다.
바위아래는천길만길아찔한낭떠러지다.
수리바위에주저앉아이마의땀을훔치며멀리천마산을담는다.
바위가좋아팔베개를하고드러누워하늘을우러러본다.눈이시릴정도로찬란하다.
햇볕에달궈진바위면이온돌처럼따스해눈꺼풀이스르르내려앉는다.
땀을식혀주던능선바람은이내서늘해져등을떠민다.
바위에서어서일어나라고,입돌아간다고…
쉬다가걷고,걷다가주저앉아마시기도하며,
헥헥거리며쫓아가야할일행도기다려서보폭맞춰야할사람도없다.
신문지로돌돌말아배낭속에챙겨넣은막걸리한통이있으니
세상부러울게없다.조금더참았다가캬아~
수리바위에서10여분진행하면능선삼거리가나온다.
삼거리이정표엔0.63km를가면남이바위,축령산정상은1.35km라표시되어있다.
산비탈길은매우질척거려늘어뜨려놓은밧줄은온통흙범벅이다.
간간히휴대한산지도를펴가며진행방향을확인하는것도잊지않는다.
산길,만만하게봤다가여러번산속에서헤맨적이있는터라
오늘처럼나홀로걸을땐버릇처럼지도를살핀다.
움푹패여편안한의자처럼생긴남이바위에오르면가슴이탁트인다.
발아래수동면일대가아늑하고천마산과운길산능선이너울거린다.
세조의총애로승승장구하던남이장군,이후예종이즉위한지얼마안되어
평소그의재능을시기하던유자광이반역을꾀한다고아뢰어스물여덟나이에주살됐다.
그남이장군이자주이바위에올라앉아호연지기를길렀다하여
‘남이바위’로불리워지고있다한다.
그렇다면저아래가평남이섬은?
경기도화성에있는남이장군의무덤은또무엇인고?
또남이장군집터표지석은서울혜화동길가에쓸쓸히서있던데…
밧줄을잡고암릉을오르내리길30여분,
비좁은정상엔자그마한돌탑,그리고태극기가바람에펄럭인다.
지도를펼쳐놓고사위를둘러산세를살핀다.
운악산,명지산,연인산,삼악산,중원산,운길산,천마산..
올라본산들이라,지도에서방향을찾아산세를확인해보는맛도쏠쏠하다.
이건뱃속을채워뱃심을모은다음이동하라는신호다.
산정에서몇발짝내려오니노송그늘아래바위가널찍하다.
소풍나온것처럼모처럼도시락도준비했다.
맨밥에반찬은달랑버섯볶음과깻잎조림이나,
그맛은진수성찬이부럽지않다.
여기에막걸리한통이온전하게대기하고있으니.
아랫배가빵빵하다.뱃심이올랐다는얘기다.
산비탈을내려서면서우측은잣나무군락이다.
절고개지나서리산오르는완만한능선길이오롯하다.
절고개안부에서서리산정상까지는2.7km거리다.
축령산행만한다면이곳에서왼쪽길로빠져2.8km내려서면
들머리주차장이나온다.
서리산오르는길양편엔아름드리잣나무고목이장관이다.
이좋은잣나무숲을,그리고서리산철쭉터널을포기한채
샛길로접어들어하산할수는없는일,
두릅을,취나물을한움큼씩캐들고좋아라한다.
억새밭사거리를지나40여분올라서니서리산정상(825m)이다.
들머리에서부터서리산철쭉제를알리는현수막들은보았다.
바로전날서리산철쭉제를가졌다는데개화시기를잘못잡았나?
조용한산아래마을에선도지사방문환영현수막이펄럭이더니
웬걸,이높고깊은서리산철쭉동산에조차환영플랭카드가커다랗게내걸렸다.
날머리까지는약2km거리다.
계곡물흐르는소리가가깝게들린다.다내려와간다는것인데,
아!그러나또2km넘게포도를걸어차를세워둔외방리국도변까지가야한다.
욕심이발동하여서리산까지이어졌고,예상치못한차량진입통제로
4km남짓포도를걸었으니이래저래옹골지게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