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딴지근육이파업을선언한지꼭한달만의산행이다.
몸은따라주질않는데의욕만앞선결과,
돌아온건3주간의깁스와1주간의물리치료.
시운전?해볼요량으로무의도국사봉과호룡곡산을택했다.
발야구를하다가다쳐산행을접어야했던아쉬움때문이다.
홀로산행이못내불안했던지짝꿍도따라나섰다.
잠진도가건너다보이는영종도서남쪽끝단솔밭에차를세워두고서
말끔하게닦아놓은포도를걸어잠진선착장으로이동했다.
잠진선착장에서배에올라5분이면무의도큰무리선착장에닿는다.
그야말로손을뻗으면닿을거리다.
뻥을좀섞는다면섬과섬사이에철제빔을걸치기만해도다리가될거리다.
그런거리인데도두당승선료2천원에,대당도선료도2만원씩이나된다.
여간짭짤한게아니다.아마도다리를놓아준다하여도반대할지모르겠다.
조선시대대동강물팔아먹은봉이김선달이환생해
이곳에서배삯을긁어담는건아닌지…
그러나어쩌겠는가,무의도에들어가기위해선선택의여지는없다.
배에빼곡하게실린차량사이를비집고오른사람들도만원이다.
물고기잡는법조차잊었을지도모를
갈매기들이뱃전으로무리지어날아든다.
새우깡으로식성이바뀌어버린배불뚝이갈매기를보며
조나단리빙스턴을생각한다.
단지먹이를구하기위해하늘을나는다른갈매기와는달리
조나단은비행그자체를사랑하는갈매기였다.
무리들중조나단리빙스턴은눈씻고찾아봐도없었다.
한결같이뱃살탱탱한새우깡갈매기들뿐이다.
배에서내려서면등로입구에깔끔하게그려진섬지도가눈에번쩍든다.
섬모양이흡사춤추는무희의옷자락같다.그래서무의도(舞衣島)란다.
어릴적아버지께선뒷뜰에솔갈비가리가높게쌓여있어야
겨울나기걱정을놓으셨다.
세월은흘러이젠지천에솔갈비가널려있어도
어느누구도탐하지않는다.
그러나누구도장담할순없다.천정부지로치솟는기름값을생각하면
다시옛날로돌아가솔갈비를긁어모아밥을지어야할지도…
이런나그네의걱정을아는듯모르는듯
바닥에깔린솔갈비위로무심하게쏟아져내린다.
그늘진송림사이로시원한바닷바람이훑고지난다.
장딴지를마사지하며땀을훔친다.
무리는절대금물,시운전?이란사실을잊어선안된다.
썰물로인해실미해수욕장까지열린바닷길이뚜렷하게내려다보인다.
실미도까지걸어서건너는사람들도눈에들어온다.
비로소섬산을걷고있다는사실이실감난다.
큰무리마을사람들은이봉우리를일러당산이라한다.
당산에서내려오면실미고개다.
오른쪽길을따라1.3km를가면실미유원지다.
썰물때를맞추면바닷길이열려실미도까지그냥걸을수있다.
연둣빛산색너머파란바다는하늘과맞닿아있다.
어디서부터가하늘이고또바다인지알수가없다.
천상의정토,도솔천이여긴가싶다.
연녹색산자락에살포시파고든모양새가한폭의그림이다.
정상표시석은건들건들불안하고
삼각점시설물과녹슨철구조물또한흉물스럽다.
허술한시설물을보면서비싼배삯이머릿속에맴맴도는건왜일까?
그냥흘려버리면될일을…또오지랖이다.
어라~등로에중국집전화번호가내걸려있다.
호기심반,시장기반,휴대전화를꺼내들고’짜장면’을주문했다.
5분이나지났을까,철가방든배달맨이
저만치서헉헉거리며소리친다.
"짜장면시키신분!"
그저놀라울따름이다.
‘대한민국에서안되는거어딧니?’란말이실감난다.
호룡곡산으로향한다.
다쳤던장딴지부위에무리가가지않을까염려했으나
산에들때묵직하던느낌은오히려가뿐해졌다.
국사봉에서2.4km를걸어오른호룡곡산(245m).
호랑이와용이싸운산이라하여虎龍谷山이라는데
얕으막한산세로봐서는虎龍이눈길이나주었을까?
글쎄다.전설은그저전설일뿐이다.
국사봉찍고구름다리건너호룡곡산넘어
샘꾸미선착장까지3시간반의널널한산행을마감한다.
올망졸망한섬이있어,
연녹초목들로뒤덮힌너른산자락이있어,
눈이시리도록파란하늘과맞닿은쪽빛바다가있어더없이좋았다.
하늘과바다,연녹산자락위를두둥실떠다닌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