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푹푹찐다.말그대로찜통이다.
무정할정도로바람한점없다.
벌써며칠째폭염경보와주의보가엎치락뒷치락이다.
그러나대뇌는이에아랑곳않고四肢에명령을내려산으로내몬다.
여느때같았으면산꾼들로북적거렸을사당역1번출구가한산하다.
폭염의맹위에지레겁먹었나?산꾼들숫자가부쩍줄어든느낌이다.
사당을출발한버스는양재찍고,복정거쳐,죽전에이르는동안,
군데군데비어있던좌석은三伏炎天마다않는산꾼들로거의채워졌다.
집채만한바위들이들어찬계곡이창가로스쳐지난다.
운장산에서흘러내린계류와기암절벽이조화를이룬운일암,반일암계곡이다.
휴가철인지라계곡엔물반사람반이다.
길이뚫리기전,구름만지나다녔다고해서雲日岩,
골이깊어반나절밖에해를볼수없다하여半日岩이란다.
전북진안군주천면내처사동초입의운장산송어횟집입간판앞에멈춰섰다.
바짝다가선서봉岩頭가어서건너오라고개짓한다.
산행에앞서스트레칭으로몸을푼뒤
콘크리트길을따라다리를건너숲길로든다.
운장산2.9㎞를가리키는이정표를막지나는데
토실한토종닭한마리가덤불에걸려버둥댄다.
스틱으로덤불을헤쳐주니뒤도돌아보질않고냅다줄행랑이다.
三伏을지나는동안용케도명을부지한녀석이다.
키를넘겨무성하게웃자란산죽이팔뚝을할퀸다.걸음이성가시다.
걷기수월한곧게뻗은침엽수길도지난다.
숲에가려졌던하늘이열리면서등로에햇살이내리꽂힌다.
땡볕에노출된목덜미가따갑다.
20여분빡세게걸어오르자,안부너른쉼터다.
거친호흡을고른다음,수통을열어벌컥벌컥들이킨다.
두통을얼려왔는데그새한통이바닥직전이다.
날은독하게덥고갈길은아직먼데…
어찌나무더운지산중인데도골바람조차인색하다.
그래도산새들의지저귐이있어스르르눈꺼풀이내려앉는다.
가물가물한먼산능선들이숲사이로조금씩드러나더니
이내사방이탁트인다.운장산동봉(1127m)이다.
왜운장산을일러전북의지붕이라하는지알것도같다.
전북진안군과완주군의경계를이룬다.
운장산은조망또한뛰어나주변에견줄만한봉우리가없다.
시계가좋을땐남으로지리산주능선이,동으로덕유산줄기가,
북으로대둔산과서대산이파노라마처럼너울댄다.
등로에들어서면결코만만치않다.
주봉인중봉까지까칠한된비알이녹록치않다.
두더지처럼산죽을헤쳐가며,꼬질꼬질해진밧줄에매달려가며
20여분을버벅대다보니운장산정상이다.
운장산의정상이중봉(1127m)인데정작정상임을알리는표시는없다.
산정에는나무벤치만허허롭게올라앉아산꾼을맞는다.
잠시벤치에앉아일망무제에젖고도싶으나
고약한뙤약볕이호젓한생각을깡그리뭉갠다.
산정에서흔히맞닥뜨리는통신용설치물,이곳에도예외없이
산정한켠을흉물스레점하고있다.
서봉으로가는길은사방이탁트여가슴또한탁트인다.
상여바위를지나면서마주보이는서봉바위벼랑의빼어남은
운장산三連峰중단연돋보인다.
서봉(1123m)에올라서서,가야할연석산을굽어본다.
지나온중봉과동봉은그새저만치물러나있다.
서봉정상에도벤치가풀섶을등지고덩그러니놓여있다.
산에선보기드문,장식이가미된벤치라한번더눈이간다.
산비탈군데군데가장맛비에패여등로훼손이심하다.
응달진北斜面이라질척해쭉쭉미끄러져내린다.
거기다밧줄에두어번은매달려야하는바위벼랑도지나야한다.
서봉에서고도차를300미터나급격히낮춰야
연석산으로이어지는만항치에이를수있기때문이다.
서봉을내려서자온몸은땀범벅이다.
만항치를지날무렵이따금씩마른하늘에천둥번개가치더니
연석산위로먹구름이서서히내려앉는다.
연석산(925m)은운장산의위용에가려왕따를당했나보다.
누더기표지판만이휑한산정을뻘쭘하게지키고섰다.
사위를둘러막힘없는풍광은더없이장쾌한데…
덜녹은얼음덩이만물통속에서연신달그락댄다.
뚜껑을열어녹아내린몇방울까지털어목을축여보지만
갈증을달래기엔턱없다.
산행지도를펼쳐날머리까지등로를훑어본바,
연석산정상에서연석계곡으로내려와날머리연동마을까지2.5km다.
갈증을꾹꾹참아가며걸음을서두른다.
연석계곡이서서히모습을드러낸다.
계곡을따라조금더내려서니수량이넘쳐난다.
청정계류는바위를타고넘어沼로하얗게곤두박질친다.
땀범벅인지라청류의유혹을어찌할수없었다.
결국沼에몸을던져수질을오염시키고야말았으니…
배낭을열어여벌옷으로갈아입고서룰루랄라~하산을하는데
갑자기번쩍~우르르쿵쾅~하더니장대비를퍼붓는다.
뽀송뽀송한기분도잠시,날머리인연동마을에이르는동안
억수같은비를온몸으로받아내야했다.
결국물에빠진생쥐꼴이된채식당평상에걸터앉아
청국장한그릇에하산주일잔하고서척척한몰골로버스에올랐으니…
수질오염시킨죄값한번톡톡히치룬산행이다.
순전히올림픽경기에빠져사느라그렇습니다.
8월16일,양평용문산도다녀왔는데마냥손놓고있습니다.
낮엔업무에,저녁엔올림픽경기보는재미에푹빠져시간가는줄모릅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