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잉~위잉~’어김없이알람진동이오두방정을떤다. "오늘은또어디로행차하시나?"건성건성물어왔다. 배낭은전날에주섬주섬꾸려현관문앞에다모셔두었기에 Q:"뭘찾아간다고?" 고얀놈’메르스’때문에오늘역시도버스좌석은듬성듬성비어있다. 소백산맥이지나는충북괴산군의남동부는온통산,산,산이다. 사실’사랑산’의옛이름은’제당산’이다. 산이름을바꿔유명해진가평’연인산’처럼’사랑산’도산꾼들입에 그런데괴산군이엄선한’괴산35명산’엔아직이름이올라있지않다. 들머리(S)는괴산군청천면사기막리’용추슈퍼’.
얼른머리맡으로손을뻗어진동을멈췄다.
짝꿍이단잠에서깰세라,소리대신진동으로해놨는데…앗,실수!
"사랑찾아길떠나네~"알쏭달쏭답했다.
얼린물통만꺼내넣어살금살금빠져나오면되는데,
잠귀가밝은건지,새벽잠이없어진건지…태클이다.
A:"사랑…"
Q:"아침댓바람부터어디가아프요?"
A:"충북괴산의’사랑산’찾아간다고요!"
Q:"……?!"
도로역시평소주말과는달라도너무다르다.뻥뚫렸다.
어젠비가감질나게내렸다.오늘은다시하늘이말갛다.
몹쓸바이러스도높은습도엔맥을못춘다던데,
대지를흠씬적셔줄세찬빗줄기가그립다.
덕가산(850m),칠보산(778m),보개산(780m),군자산(948m),낙영산(681m),
도명산(643m),조봉산(642m)등고만고만한봉우리가연봉을이루고있다.
‘사랑산(647m)’도이山群에속해있다.
사랑산은남쪽화양구곡을사이에두고도명산과낙영산을맞보고있다.
2009년6월20일(토),장대비를맞아가며도명산과낙영산을걸었었다.
2015년6월21일(일),만6년만에맞은편,사랑산을찾았다.
괴산의여러명산에묻혀존재감이희미했던산이다.
그러다가1999년이산자락에서연리목(連理木)이발견되면서반전됐다.
수간(樹間)이가까운두그루의나무가자라면서줄기가맞닿아
한몸이되어버린현상을連理木이라한다.
연리목은두남녀의지극한사랑에비유되어흔히’사랑나무’로불린다.
이에힌트를얻은괴산군은산이름을아예’사랑산’으로바꿔버렸다.
오르내리기시작했고,이젠제법산꾼들발길이잦다고한다.
미처신경을못쓴건가,아니면기준미달일까,아이러니한대목이다.
날머리(G)는괴산군청천면후영리’용추교’이다.
들머리에서날머리까지는6.4km,궤적을이으니뜰채모양이다.
‘사랑’을가득건져올릴’뜰채’말이다.
이정표가따로없다.무심코걸으면지나치기십상이다.
나뭇가지에매달린리본으로감잡는다.
산높이도만만한데다이동거리도짧아서일까,마음과몸이한결가볍다.
‘코끼리바위’만나주저앉아쉬고,’코뿔소바위’만나드러눕기도하고,
‘사랑바위’만나입맞추며…
산행의묘미를더해주는기암들이느긋하게걸으라꼬드긴다.
‘사랑바위’에서의조망은끝간데없다.
대야산과조항산,군자산그리고하늘과맞닿은이름모를산능선이
아스라이너울거린다.구름도분주히움직인다.
그렇게여유작작,가다서다를거듭하며사랑산정상(647m)에닿았다.
정작정상에서의조망은’별로’다.협소해서있기도마땅찮다.
소나무와굴참나무가사방시야를가려지체없이내려섰다.
사랑산의마스코트,’연리목’을만나기위해북쪽능선길로들어섰다.
버벅대며비탈진산길을따라내려서자,계류소리가가까워지면서
산꾼들의웅성거림도들려왔다.
요상하게생겨먹은소나무를배경으로인증샷을날리느라법석이다.
그런데그모양새가낯설지않다.익숙한자태다.
개업가게앞에서흐느적거리는꺽다리바람풍선을닮아서다.
바로사랑의기운을팍팍전하는’연리목’이다.
그나저나,사랑이무슨죄인가?연리목을철조망안에가둬놓았다.
이나무틈바구니로빠져나가면아들을얻는다는설이퍼져나가한때
문전성시?를이뤄고육지책으로울타리를쳐놓은것이라는데…
어떻게렌즈를들이대도흉물스런철조망이귀퉁이에걸려든다.
영주부석사조사당처마에서자라고있는의상대사의지팡이나무역시
비슷한이유로줄곧쇠창살신세인것을…
연리목에서용세골방향으로약100m내려오면용추폭포다.
계류는널찍한반석위를미끄러지듯흘러옥빛소(沼)로곤두박질친다.
폭포는역시수량이넘쳐나폭포음이우렁차야장관인데,
산간계곡도긴긴가뭄에는어쩔도리가없나보다.
신발을벗고반석에비스듬히누운채계곡물에발을담갔다.
잠시나마무념의모드를유지해보기위해서다.
촌음을다투며아등바등하던일상이아득히멀어지는느낌이다.
또한週,요동치는세상속을헤엄치기위한숨고르기다.山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