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을에…

이가을에…

~이상봉

십자가앞에서경건하게기도드리는사람들은보았지만…

기독경을손에들고전도하겠다고

길거리를헤매는사람들은보았지만…

기쁜소식을전해주겠다고무조건찾아오는사람들은보았지만…

단상위에서성령을주겠다고떠들어대는성직자들은보았지만…

천당을약속한다는온갖교회건물들은보았지만…

그어디에서도,

성령,구원,영생,구세주,

영원히목마르지않는샘물은본적이없으니…

!그것들은도대체어디에숨어있단말인가?

그러나,나는분명히보았네.

기차소리요란한메마른철둑길가에서,

먼지투성이의시골길옆에서,

누렇게시들어가는잡초들사이에서,

가날픈잎새위에가까스로매달려있는코스모스의흔들림을.

그리고,

그옆에서있는,

내가사랑하는여인의모습을.

(199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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