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들ㅡ 허망하다

좀비들 저자 김중혁 출판사 창비(창작과비평사)(2010년09월10일) 카테고리 국내도서>소설

최근들어서몸이좀얇아진다는생각이든다.

아니아니,살이빠진,슬림한상태를일컬음이아닌

습기고일만한정적인부분이편편해진다는이야기다.

몸이아니라마음속의어떤부분이라고?

나이들어가면서점점마음과몸이하나인것을알게되나니

생각이마음아닌몸속에고인다는것을

어느순간깨닫게된다.

가령어제밤부터읽기시작한

김중혁의<좀비들>…..의시작은얼마나신선하고잘쓰여있던지

지루하기그지없는반신욕을35분이나지나도록정신없이읽었다.

안정적인문체하며독특한눈빛으로생을관조하는시각,

허그쇼크(HUGSHOCK)라는

충격을완전히흡수시켜실제로벤속에서LP판을듣게하는

정말있는가?없는가?하는기계도새로막산공처럼통통튀었다.

휴대전화의수신감도로

세상의모든것을바라보는주인공,

그래서그는첫챕터의시작도1이아닌0으로시작한다.

등장하는인물들과고리오마을의이야기도호기심을자극하기에충분했었다.

그러나이소설의중요한모티브인좀비가등장하자

좀비의등장을이미기다리고있던독자는

시작멋지던이소설이격없는무협지대로팔랑거리며추락해가는

것을바라보아야만한다.

왤까?

<이것은좀비이야기가아니다

잃어버린기억들에대한이야기다>고표지에는적혀있다.

그러나어디에도잃어버린기억들에대한이야기는없다

좀비에게도

좀비와만나는사람들에게도

묘사된좀비는중국귀신강시처럼팔을앞으로하고강시처럼뛰지는않지만

허청거리며여기저기다닌다.약하고스산한모습이다.

작가는아마도좀비를삶과죽음의임계점에서있는어떤대상으로인지한듯,

그래서삶을그리워하고

삶에서있는사람은그들을그리워하는대상으로설정한듯하나

머애를서서줄을그어보려교해도그다지선명하지않다.

우리이웃에존재하는,

눈에쉬보이지는않지만익숙한모습으로그려지지만

익숙하지도그럴듯하지도않았던것이다.

군부대의좀비사냥이랄지좀비백신등…..

글속의좀비는마치익숙한헐리웃의영화처럼구태의연하기도했다.

무엇보다좀비에게물리고

군부대에서만들어간다는백신을찾아가는과정들은

이작가가정말정말밀도있는<악기들의도서관>을쓴사람맞아?

확인하고싶을정도로엉성하기그지없었다.

그와중에주인공들의대화는티비드라마수준을넘지못하고있었다.

(문득이작가는연애를별로안해봤을거라는생각이들어옴과동시에

지문이소설의묘미중의묘미라는생각도불쑥했다.)

옛날이야기속의여우나도깨비는뭉근하고사랑스럽고괴짜다.

전래동화속의여우나도깨비는나로,우리의이웃으로쉬환치된다.

아니오히려더사람스러운그들을이용해더깊은이야기를수월하게해냈다.

그러나김중혁의좀비는지저분하고냄새나고그리고무엇보다

결정적으로사람으로환치되지않는다.

그들과의교류나기억은엷기그지없다.

고리오마을과소설의인물들을만들어내는입담과실력을지닌작가가,

오랫동안좀비를품고있다가세상으로떠나보낸다고마지막에적은작가가,

이차가운겨울날꽤여러시간을그가만든세상속으로들어가서

기대에가득찬눈빛으로여기저기기웃거리던내게

겨우

종이인형같은좀비를슬쩍보여주다니…..

초록없는겨울이라건조할대로건조한몸에

촉촉한습기라도바를요량이던날

허무하게한책ㅡ좀비들

**

zombi(e)

죽은사람을살리는초자연적인힘

마법으로되살아난시체

무기력한사람얼간이멍청이

괴짜기인

과즙이든칵테일

서부아프리카원주민이받는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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