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현대문학상 수상 시

그머나먼-2011년제56회현대문학상수상시집 저자 진은영 출판사 현대문학(2010년12월13일) 카테고리 국내도서>비소설/문학론

소통을거부하는것이최근의시경향이아닌가?

2011년현대문학상수상시집뒤쪽에서유종호가적고있다.

두세번읽어도소통가능성이묘연해지고

더불어소통이두절된불투명한장거리산문이시를대체해가는것이아닌가,

재담을노렸으되불발로그쳐작가는웃되독자는웃지않은,

시로농담하는것도흥미로운데재미없는농담이많고

전해오는정감도없고

메마른기품도없다는것이다.

(메마른기품앞에서메마른기품이주는향기를한참생각했다.)

작금의시가,

사실수상시들을읽다가

뭔놈의시들이이라고애롭다냐?

짜증을내며시집젤뒤편의수상소감일지,

심사평을좀읽으면나을까싶어서읽다가올커니!

평론가들도그렇구나…….했는데

그마지막엔

내가읽은소통불가해한‘진은영’의시는

이런대세를넘어선시라는평이붙어있었다.

하여다시책의맨앞으로가서

정감도있고소통도있고은은한슬픔도준다는

<그머나먼>을

천천히읽었다.

<그머나먼>의시작은이렇다.

홍대앞보다마레지구가더좋았다

내동생희영이보다앨리스가좋았다

철수보다폴이좋았다

국어사전보다세계대백과가좋다

아가씨들의향수보다당나라벼루에갈린먹냄새가좋다

과학자의천왕성보다시인들의달이좋다.

멀리있으니까여기서….

(략)

나는홍대앞을가보기는했지만홍대앞이주는정확한의미도모르겠고

마레지구는더군다나모른다.

(홍대다니는아들에게혹마레지구를아느냐고물었더니

모른다고해서네이버에검색을해보았더니,프랑스마레땅이어떻구저떻구했다)

더군다나마레지구보다더어려운것은시인의동생희영이다.

희영이의어떤점을이야기한것일까?

아니면그냥가까이있는동생이란존재로생각한것일까?

설마희영이는한집에살고

앨리스는동화나라에서사니

더좋다는이야기일까,

철수보다폴이더좋은이유는

철수는교과서에나오는이름이라?

하긴이시인도사십대니교과서에철수가나왔을지도모른다.

그렇다면폴은영국미국캐나다의교과서에?????

하긴폴과철수

앨리스와희영이도멀긴제법멀다.

멀고말고,

그렇다면

국어사전과세계대백과사전은?

일단크기차이가더눈에띄는데,

크면과연먼걸까?

당나라벼루냄새를좋아하는다섯째연은

갑자기평범해진다.

속은어쩔지언정

(시인도그러한가?아니면시인은진실로그러하고

범인은그러려고?의차이가비롯되는대목인가?)

누구나다

아가씨향수냄새보다는

당나라벼루냄새가좋다고이야기할수있다.

그렇지않은가,

시에서는언제나육보다는정신이

감성보다는지성이우위를점하고있으니,

나는지금시를읽고있고아마내글을읽는당신도지금은시를읽고있으니

아가씨향수보다는고아한벼루향,그것도당나라…..

아정말멀다,당나라,

중국그것도지금이아닌당나라라니…..

시는계속된다.

…보다….이좋다

그이유는다멀어서이다.

그러나나도당신도지금알고있다.

이것은시를읽어내는것이아니란것을,

시는단어로되어있는것이아니다.

시는단어뒤로숨는숨바꼭질의귀재이다.

그러니지금즉시이단어들을떠나야만한다.

그보다는차라리그머나먼속으로들어가야한다.

단어를떠나단어가빚어내는아우라의상황속으로

그러나그머나먼은어디인가?

나는당최모르겠다.

나는나의그머나먼것을찾아서떠나야하는가?

아니면시인이말하는그머나먼것을찾아야만하는가,

그머나먼것은단어들로만들어진

허공을날아다니는은하철도999일지도모른다.

이글을쓰다말고하염없이내리는봄비를하염없이바라보고왔다.

오래도록내리는봄비는

시녀처럼하염없이를거느리고있었다.

누구나다봄비속에서면,

봄비를바라다보면,

하염없게된다.

구슬픈봄비의향연은하염없다.

정처없는발길이라길없는나뭇잎속으로스며들고

어두운땅속깊은곳으로도가차없이스며든다.

도대체길없는마음속길을삽시간에찾아내는저밝은눈은

비의어디에숨어있다는말인가?

찾아낸길로거침없이스며드는봄비의힘은얼마나지대한가?

혹시

시는봄비처럼보이지않는촉수를지니고있는것일까?

그들촉수는먼저詩안에서얼키고설켜

자기만의세계를만들어내

세상속에속해있는가벼운눈들에겐쉬보이지않는

정한과소통과은은한슬픔을저만큼혼자지니고있을지도,

시를해석한다는것은

아니시를느낀다는것은

누군가를해석하고누군가를느낀다는말의다른표현일것이다.

엄마와함께살면서엄마가국물을싫어한다는것을,

아무리건더기를담뿍담은국을들여도국물이남는다는것을,

살아보고서야알았다.

나는아무리국물만담은국을먹어도건더기가남는다는것을,

엄마는말씀하셨다.

니는느그아부지닮았서야,

사실

국물과건더기속에서도

그머나먼은있었다.

물론나만아는그머나먼이다.

시인의

그머나먼과

나의그머나먼은

과연어디선가만날수나있으려나

그머나먼-011년제56회현대문학상수상시집 저자 진은영 출판사 현대문학(2010년12월13일) 카테고리 국내도서>비소설/문학론

3 Comments

  1. 느티나무

    2011년 2월 28일 at 6:32 오전

    몇번을이글을읽어봅니다.
    그런데…참어려운글로다가옵니다.
    요즘시도이렇게어려운가봐요.
    시집을잘읽을수가없어서
    그저오래된옛시집을읽고또읽어보는정도거든요.

    하지만,
    그머나먼…에서잠시머물렀어요.
    같은’머나먼’은아니겠지만,
    그머나먼같은마음으로저도길위에있었던것같아서요.

       

  2. 푸나무

    2011년 2월 28일 at 6:35 오전

    지금같이계시나봅니다.
    요즈음의시는
    신춘문예부터시작해서참어려워요.

    쉽고간결하면서도여운이있는시가있는반면
    어려운시,
    그런데여러번읽으니
    뭐랄까,
    개안(?)같은것이다가오긴하더군요.

    시를읽으면서생겨지는느낌을저절로적은글인데
    좀난삽하지요?

       

  3. bbibbi

    2011년 3월 17일 at 8:43 오후

    머나먼….이라기보다는….디프런(different)이라고해야할것같은…ㅎㅎ
    아가씨향수냄새보다는….당나라벼루냄새?
    왜,하필당나라벼루냄새일까?
    시인은,그만의세계에서감성으로시어를만들어낸다.
    먼저살다간누군가가이미썼던얘기를,
    우린,
    도용을하던….인용을하던…
    모방을하던….표절을하던….
    누구의말처럼꽃다발을만들듯엮는것뿐이다.
    똑같은재료로…다른스탈로엮는거….
    나도,
    내가할려고했던말을류시화씨가이미다해버려서詩로탄생하지못했을뿐…ㅋㅋ
    시를해석한다는것은,모호한어려움이다.
    시는느껴야하는데…
    같은정신세계를가졌다면..그제서야.가능한일이다.
    "니는느그아부지닮았서야,"…흐흐흐..워디서마니듣던소리흐흐흐…
    시인의머나먼과…그대의그,머나먼은
    과연,어디선가만날수나있으려나…하는기대는갖지말것!!
    만냘필요성도…가치도…그리고,이유마저도없음을….ㅎㅎㅎ
    해마다,산자락에단풍이벌겋게타오르는가을날쯤이면,
    신문을보고기슴앓이를했던젊은날들…
    "신춘문예공모"는꼭그렇게가을쯤이면팡빠레를울리고….
    붉은단풍만큼이나벌겋게…내가슴을타오르게했었는지…원…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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