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 메릴 스트립

인생에대한기억도영화같을거라는생각을종종하곤한다.

사람이본향을향하여떠나온길되돌아간후이생에남는거라고는겨우뼈조각

몇개이듯이영화도사람의유골같은몇장면남기고사라져가는것아닐까,

가령아주오래전에참으로가슴으로보았던영화아웃오브아프리카같은영화도

세월이지남과동시에아,아주좋았었지,사반나초원이,

그리고여인의머리를감겨주는장면이,

모짤트음악이정말어쩌면그렇게초원과어울리던지……..라는기억외에

주인공들의이름,데니스,카랜(검색해서찾음^^*)조차아득해지니

세세한것은더말해무엇할까.

좋았던것만기억되는것도아니다.

중년의사랑을그린메디슨카운티의다리가내게남겨준기억은

메릴스트립언니의원피스입은제법굵은허리였는데,

가느다랗지도더군다나에스라인도아닌허리테를

바라보며생각했었다.

그래,사랑은꼭외모에서만비롯되는것은아니지,

묵은냄새그득한된장독에서풍기는잠언같은도덕구절을떠올렸었는데,

이제그영화를기억하노라면뚜껑있는메디슨카운티의붉은다리나우아한사랑보다

꽃무늬원피스의두툼한허리가기억난다는것이다.

메릴스트립의연기에아카데미상을바친다는시드니폴락감독의극찬을받은그녀가

내게는매우익숙한이웃사촌같기도하다.

마치가까이는살지만자주얼굴은대하지않는같은라인에사는이웃같다고나할까,

아니오히려분리수거장에서심상하게만난그이들보다

어느댄친근하게여겨지기도한다.

가장최근에그녀를만난것은다우트(doubt의심,회의)에서다.

그전에그녀의나이를새삼생각하게하는맘마미아의도나를보면서

아,육십세된여인도침대위에서저렇게높게뛸수있구나,

저렇게여인스런(?)의표정을지을수있구나라는감동적인생각을하기도했다.

아마그런도나의모습이겹쳐지면서다우트에서의그녀-알로이시스수녀가더깊게

다가왔는지도모르겠다.

그녀,메릴스트립,알로이시스수녀는이영화속에서단한번도웃지않는다.

마지막장면에서믿음을확신하지못하는한장면을빼놓고는우는모습도없다.

희로애락이거의나타나지않는마치가면같은차가운얼굴,

그차가움은적어도연기가아닌,신념이없으면절대로지어낼수없는얼굴이다.

메릴스트립,알로이시스수녀를영화속에서만나면서

내손에쥐어진단단한돌멩이처럼선명하게만져지는것은

사람속에깊게거하고있는극한이기성이다.

물론이영화는제목대로사람에게다가온의심이나회의에대한스토리이다.

그러나그의심을버선목처럼한번뒤집어본다면

회의속에깊게자리하고있는것은오로지자신에대한신뢰이다.

자신의판단에대한,

자신의직감에의한,

자신의경험에의한것들이

다른사람의그어떤진실보다승할수있다는것을통렬하게보여준다.

그리고그과정중에서알로이시스수녀는치밀하게자신의의심에대한확신으로

상황을몰아간다.결국나중에는그녀의맹목적인불신앞에서진실조차맥을못추게되며

어린흑인학생의비밀을지켜주기위해플린신부는침묵을택하고떠나간다.

굳이분류해본다면미스터리드라마라기보다는지적심리극이라고나해야할

이영화의스포일러는지양해야지

다만내가만난그녀메릴스트립,

(아,플린신부역을맡은필립세이모어호프만도참따뜻하고정겨웠다.)

차가운마녀로거듭난그녀를바라보며

나는새삼스럽게내삶의여러가지부호들을바라볼수있었다.

나만의시각으로이루어진수많은판단들속에배어있을오류,

설령그오류를인식한다하더라도그불편함이싫어서회피했을것이고,

내확신을각인시키기위해서서슴없이행했을거짓의부유물질은얼마나많을것이며,

돌아보기보다는돌진을택한어리석음탓에아픈사람은또얼마나많았을것인가,

아무리인생자체가오류라할지라도

(의인은없나니하나도없다고한스승님의말씀을믿음으로,)

메릴스트립그녀의마지막눈물한방울은내게말했다.

‘누군가와의대립시

나를고집하며전진하기보다는한발짝물러서‘보라는깊고그윽한말투였다.

훌륭하지않은가,메릴,스트립,

아,그녀가훌륭한것이아니고영화가훌륭한건가?감독이?각본이?

하이메릴스트립!

5 Comments

  1. 나를 찾으며...

    2011년 3월 5일 at 1:24 오전

    매릴…을엄청좋아라하는뇨자에요..
    다우트란이영화에서정말한번도웃지않는수녀님역을
    (포스트의저두여자분.,..줄리엔줄리아에서도동반출연하였어요)
    줄리엔줄리아란영화를보고난뒤이여서그런지그느낌이
    사뭇무습다..무습다..저수녀님무섭다..이러면서보게되더군요.
    너무일방적인확신,이기적인확신이아닌가?
    정신병일수도있는건가?
    확신이깨어지면서울던그모습도잊혀지지않더군요.
    얼마나허망하였을까란생각보다
    이젠좀달라질수있을까란생각으루요.
    주변환경의지배를받고살아가는우리로서는
    이미많이지배당해온자신의환경의범주에서크게벗어날수도없겠다싶어
    크게달라지지못할것같다ㅡㄴ생각도들더군요.
    일단모든사실을의심의눈초리로먼저다가서는그녀..
    도대체누굴믿을수있을까?란의문도일었구요.
    이영활보면서다른사람들은무슨생각들을했을까?가궁금하기도했었구요.
    ‘내가저수녀같지는않을까?"라고스스로에게반문해보게되던영화가아니었나라고…
    ‘에이~난그렇지않아!!!’라고
    ‘설마내가~..그럴리없어..’라면서혼잣생각에빠지기도,.
    제가본영화라말이좀많죠?
    매릴스트립을좋아하다보니…..그러다보니..ㅎ

    느낌있는글을만난듯해서이아침잠시행복했습니다.^^   

  2. 느티나무

    2011년 3월 5일 at 11:17 오후

    매디슨카운티의다리에서,
    허리가잘록한촌부에게서도
    아름다움을발견할수있지요.푸나무님처럼.

    맘마미아에서,
    침대에서팔짝팔짝뛰기도하도,
    거침없이노래도잘부르는그녀에게더욱푹빠지게되었죠.

    다우트에서는,
    표정없는그녀가두렵기조차했어요.

    아…저역시,
    그녀를너무너무좋아한답니다.
    물론지금잔잔히흐르고있는배경음악도좋아하구요.

    아웃어브아프리카…
    그러고보면,
    푸나무와느티나무는어딘가좀많이통하고있는것같아요…^^

       

  3. 이희동

    2011년 3월 7일 at 7:07 오전

    몇년전우연히유투브에서DeerHunter의사운드트랙,Cavatina연주를배경으로영화의한장면한장면이슬라이드로지나가는영상을보았을때가기억이납니다.술취한정신에몽롱히지나가는슬라이드여서그랬는지…젊을때의메릴스트립은지금과는또다른매력이있었습니다.뭐랄까…원래(?)무지이쁜여자이구나하는..^^당연한생각에더해서,뭔가이쁘다는표현만으론묘사가안되는..어떤매력이있더군요..지금의메릴스트립의매력은바로그묘사가안되는부분이세월의흐름에따라중후한캐릭터로바뀌어가면서더짙어지고다른색깔이덧입혀진듯도합니다..여하튼,참매력있는여배우입니다…   

  4. 유인권

    2011년 11월 11일 at 12:11 오후

    명배우입니다.’소피의선택’이라는영화가아직도잊혀지지않습니다.푸나무님이비슷하지않을끼요?   

  5. 푸나무

    2011년 11월 11일 at 1:43 오후

    블로그가없으신데….
    뒤에까지
    사실별재미없는제글을열심히읽어주신것을보니
    글을무척좋아하신것같기도하고…..

    하하,두툼한허리는비슷하겠네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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