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버들치시인박남준은자장면하나를먹으면서말한다.

"사람이어떻게고생만하면서사냐"고.

"이런호강도가끔은가져봐야하는거아니냐"고

"가난함을견디는재미"도있다고말하는이원규시인

행여지리산에오시려거든

천왕봉일출을보러오시라

삼대째내리적선한사람만볼수있으니

아무나오지마시고

노고단구름바다에빠지려면

원추리꽃무리에흑심을품지않는

이슬의눈으로오시라

행여반야봉저녁노을을품으려면

여인의둔부를스치는바람으로오고

피아골의단풍을만나려면

먼저온몸이달아오른절정으로오시라

굳이지리산에오려거든

불일폭포의물방망이를맞으러

벌받는아이처럼등짝시퍼렇게오고

벽소령의눈시린달빛을받으려면

뼈마저부스러지는회한으로오시라

그래도지리산에오려거든

세석평전의철쭉꽃길을따라

온몸불사르는혁명의이름으로오고

최후의처녀림칠선계곡에는

아무죄도없는나무꾼으로만오시라

진실로진실로지리산에오려거든

섬진강푸른산그림자속으로

백사장의모래알처럼겸허하게오고

연하봉의벼랑과고사목을보려면

툭하면자살을꿈꾸는이만반성하러오시라

그러나굳이지리산에오고싶다면

언제어느곳이든아무렇게나오시라

그대는나날이변덕스럽지만

지리산은변하면서도언제나첫마음이니

행여견딜만하다면제발오지마시라//행여지리산에오시려거든//글이원규

이명박정부들어생명,평화,환경운동에앞장서는

스님과신부님들에대한대응이각박해졌는데,

한번은모처에서누가찾아와선

“두루두루몸조심하십쇼.여자문제며이런거저희가조사들어갔습니다”라고으름장을놓았다.한신부님(후일신부님이아닌명진스님으로밝혀졌다)이격노하였다.

여자문제?설사그런일이있다고치자.너희는마누라하고날마다하면서

혹시여기계신분들이평생한두번한걸걸고넘어진다고?이치사하고나쁜놈들!”

그러자거짓을참지못하는낙장불입시인이정론직필했다.

“신부님,아무리그래도틀린말하시면안됩니다.

결혼했다고날마다하는거아니에요.”

사람들이웃음보를터뜨리는데신부님과스님들은진지하게낙장불입시인에게물었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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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위는공지영작가가쓴지리산행복학교속의주인공인

낙장불입의시인이쓴시이고,

밑글은한겨레기자의글속에서만난글인데

기자가취재한글인지공지영의지리산학교에서나온글인지잘모르겠더라.

지리산시는참여러번읽은시다.

참고로나도소싯적에지리산몇번들락거린사람이다.

많이종주를하고거기서살아야만지리산이야기할수있는것아니다.

단한번이라도벼락을맞았다면

그는평생을벼락맞은사람이아닌가,

그러니내아득한젊음의시절지리산여기저기기웃거리면서

지리산의정취를가득담은사람이니

지리산에서장갑을잊었다가

다음주다시장갑을찾은사람이니,

행여지리산시를~~~읽으면서

겨우두세번서본지리산천왕봉에<선><서있다>는기분을느끼며

마치지리산을내외갓집처럼혹은내친한벗처럼정겹게여긴다하여

지리산많이가본사람이거나혹은사는이여부디날나무라지마시라,

시인의말처럼

행여,지리산에대한정한이

굳이,이슬의눈이라고생각한다.

그래도나는벽소령눈시린달빛을받으려는회한일수도있다고여긴다.

(뼈시린은그냥패스하자)

그러나,

행여,

아참지리산정령치에시비가있다고하는데,

과문해서인지그이야기를듣는순간,

詩碑는시의비이니시인이죽은뒤시는죽지않는다는것을기념하여

만드는것이아닌가,라는생각이설핏들어왔는데

가만보니이생각이<모처의나쁜놈>들이하는생각의연장이기도하는구나,

싶어서얼른버려버렸다.

요즈음들어

누군가이야기하면그이야기대로만듣고생각하는것이순리의하나가아닐까,

라는,제법괜찮은생각을하고잇기때문이다.

“돌고돌아제자리에선”기특한생각말이다.

생각의배면혹은그이면을잘따져야사유가깊은것이절대아니라는말이다.

어설픈상담공부로얻어들은이야기중의하나가,

몸의언어를알아채는것이라고하는데

몸의언어가말의언어보다더내밀한진실을품고있다는이론이다.

그런데어느순간

그몹쓸것이내안에딱자리를잡고앉아서나보다더주인행세를하고있다.

나야기본이순후한사람이라,

(대개시골에서자란촌사람들이그러하니)

사람들이야기를비교적곧이곧대로믿는,

이알흠다운(소생사전ㅡ알흠다운은아름다운속에배인민망함을눙치는사투리임)

미덕이없어지고

대신날카로운,살피는,관찰하는,판단하는,

이쓰잘데기없는것들이떡들어앉아있더라는것이다.

하여요즈음은그런훈련을자주하고있다.

그냥,그래,그렇게,

상대방이이야기하는것만알아듣고그것을믿는것,

그러나그몹쓸버릇이훈련을한다고해서금방되어지는것은아니다.

가령어젯밤아주늦은시간지리산에서사는사람들이야기를

텔레비전에서하더라.

공지영이나레이션을하고…..

늦은밤이었다.

잠이지리산처럼몰려들어오는시간이었다.

피곤이지리산처럼몸에내려앉아있는시간이었다.

슬픔도외로움도회한도나를막떠나려는시간이었다.

잠과피곤이사이좋은벗처럼내곁에앉아나를주물러대는시간이었다.

화면가득비치는지리산의정경들이

잠도밀어내고피곤도밀어내고

슬픔과,외로움,회한을내곁에불러앉혔다.

하여나는고추앉았다.

그러다가오토바이를타고누군가에게자신이만든곳감을소포로부치던시인이

(시인이만든곳감선물을받은사람은도대체누굴까?)

자장면을먹는다.

그러면서말한다.

가끔호강을해야지요.맨날고생만하며살수는없잖아요.

꼭정확한문장은아닐수도있다.하지만그런내용이다.

자장면을좋아하는시인에게그날의자장면은

호강이고행복이고호사고누림이었다.

언젠가어느환경학자의강의를들은적이있다.

그는참으로비관론자였다.

도대체수많은문제들에대해수많은,끊임없는,제기만했다.

그강의실은점차비관의장이되어갔다.

내가숨을헐떡이며물었다.

해결책은없나요?연구하시는분께서해결책을내주셔야지그렇게문제제기만하십니까?

그는말했다.

해결책이없다고

그리고살아남으려면

저시골에가서텃밭이나지으면서사는방법밖에,…..

나도충분히잘생긴나무한그루연인삼아행복할수있는사람인데,

푸르른개불알꽃바라보면서

오메!!!!

명품가방선물받은것보다더경이롭게반응하며넋을잃을수도있는데.

…….

…….

그러나,

행여,

3 Comments

  1. 유인권

    2011년 11월 11일 at 12:22 오후

    억새로이은우본대지붕…새벽에여다지문을여니켜켜히쌓인구름이….지리산운해를저는보았습니다.   

  2. 푸나무

    2011년 11월 11일 at 1:59 오후

    우본대요?
    억새로이은지붕을그렇게이름하나요?
    흠,처음듣는단어.   

  3. 유인권

    2011년 11월 12일 at 12:27 오전

    죄송합니다.제가잘못표현을했읍니다.천은사에서화엄사로넘어가는산중에"우본대"라는스님들수행처가있습니다.76년,인연이있어하루를그곳에서지냈습니다.그당시는그곳의지붕이억새로되어있었습니다.지금은아닌것으로알고있습니다.참고로저는기독교인입니다.인연이라는표현도조심스러워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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