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엄마 이야기
오늘엄마랑고모를모시고영화관엘갔다.

참고로울엄마86세시고울고모는70세시다.

울엄마는70세고모를아직한참때!!라고하신다.

그러면고모는맞아요,정말난아직한참젊어요!맞장구치신다.

나이든여인들,나이들면미모사라지듯

나이들면관계도사라진다.

하여울엄마울고모는시누올케간이아니라막역한벗이다.

엄마가우리집에사신후고모심심하면우리집나들이시다.

같이점심드시고

오십여년전의보성우산리이야기부터시작하여

엄마시집오실때이야기까지

종횡무진

여러대의타임머신이쉭쉭날아다닌다.

가만히들어보면<바람이야기>도상당히가얼차다.

바람둥이삼촌의열손가락넘는여인들의수많은스토리부터시작하여

우산리씨족촌에서바람피운아지매아제들이야기도무수하다.

소문의속성상

사랑이야기는절대아니다.

그저바람이야기다.

소문에는절대사랑이없다.

왜냐면본인의이야기가아니기때문이다.

이야기도제법외설스럽다.

내가듣기엔심히민망한데

두분의심상한표정은

아마도아주오래전묵은이야기고

남의이야기일뿐아니라너무익숙한이야기,

아니면이제여성성이사라져가는탓인가?

하여간고모는엄마침대에깔아진시트가어둡다며

밝고환한시트를가지고오셨다.

옷도그렇지만정말노인들과함께하는모든것들은밝고환할필요가있다.

그래야그환한색들이환함을따스함을

시들어가는노구에나누어주게되어

할머니가이뻐지게된다.

잘하면

혹시제눈에안경일지도모르지만

울엄마도제법이쁘고귀여운할매가되어가시는것같기도하다.

원래하얗던살성이라

보성에서사실때는맨날텃밭에서사셔서까맣게끄을리셨는데

이젠하얀살성이나타나고

또사람들보면수줍게배시시웃으시는모양이구여브시다.

무엇보다울엄마날마다총명해지신다.

기독방송보시다가좋은말나오면다적으시고

적은뒤나에게한마디꼭하시고

(사실다아는이야기거나혹은뻥친이야기가많은데..

울엄마는텔레비전이감히뻥을치리라고는전혀생각지못하신다.

그수많은선전들이전부사기며뻥인데도불구하고^^*)

아침마당이나무엇이든물어보세요를보셔서

점점상식이풍부해지시면서더불어총명해지시고있다.

무엇보다상식이풍부해짐과동시에

이것들이울엄마대뇌속에서기름역할을하는지

통찰력역시아주쎄(?)지고있다.

가령울엄마아는사람인에이가다니는교회의목사님설교를방송에서들었다.

잘아는에이의품성때문에울엄마생각하셨단다.

아이고저설교를에이가꼭듣고깨달았으믄….

어제에이의남편이우리집에오니울엄마말씀하셨다.

자네교회목사님설교하시등마하도존말씀이라이라고내가많이적었네.

에이의남편왈

아이고에이가그러는데예화가많아서설교를못하시는거래요.

에이의남편이가고난뒤웃으면서울엄마말씀하셨다.

‘목사님이지찔리는설교를항께설교못한다고즈그남편한테말해쓸거시다’

86세할매치고는참대단한통찰력아닌가

(참에이가누구냐고묻지는마시라,가족사이니^^*)

하여간고모와엄마는

‘그대를사랑합니다’를보고

나는블랙스완을봤다.

그대를사랑합니다는강풀의만화로이미울면서봤고

또만화만이줄수있는아름답고서정적인눈풍경을

굳이신산한현실의풍경으로대치하고싶지않아

영화는그냥안보고싶었다.

블랙스완이야기는…..너무길어지니생략하고

영화를보고나오신두분께물었다.

엄마울었어?

머다러운다냐?

고모는고모는안울었어?

나도안울었어.

아니아니독한냥반들이네.

니도나이들어봐라,이라고나이들믄다그것이그것이제.

그러고나서야나는깨달았다.

그분들에게는영화속할매할배같은대상이없다는것을,

쓸쓸하지만

눈물나지만

그래도그런사랑을할대상이있다는것과없다는것의

극명한차이를아주가볍게

생각했다는것을,

울엄마가장잼있게보신영화는

도시손자와시골외할머니의이야기

집으로!다.

집으로2같은영화는왜안나오나,

참울엄마는

요즈음다이어트중이시다.

울엄마표현대로라면

"아야,몸에지름이자꼬찬단말이다.’

세끼를꼬박드실때는잘체하셔서걱정이었는데

늦은아점과

이른저녁

그리고

사이사이약간의과일과몇개의사탕을드시니

오히려체하지않으셔서

다행이다싶다.

아야,내가은제이라고펜하게살아봤다냐,

해준밥묵고따땃한집에서오메

하나님이허순덕이를참마로사랑하신개비여야.

요즈음울엄마를보면

사소한일들에대한감사가

총기를더하나싶은생각도든다.

그래서나도더감사함시롱살믄쪼간더총명해지까싶기도하고…..

3 Comments

  1. Beyond the Sea

    2011년 3월 10일 at 4:57 오전

    영화를보거나책을읽는거나
    그내용에서자신과치환시켜주는요소가있어야재미난모양입니다.
    제옆에서는몇몇여자분들이우시더군요.
    잘우는저는반대로안울었습니다.
    다만,부모님을한참이나생각하게되었지요.
    치매가걸린엄마를사랑으로아버지가보살피는데
    그역활에서자식은하나도나오지않더라구요.
    왜냐면,다들사느라바쁘기때문이지요.
    거기에더해서’딸’은저필요한돈을요구합니다.
    그런실정이많겠지요.

    먼곳에홀로계신시어머님생각에
    영화가끝날때까지편치않았습니다.

    블랙스완은혼자보러갈거랍니다.
    운좋으면남편과…^^   

  2. 블루바다

    2011년 3월 10일 at 12:52 오후

    구수한사투리가정겹습니다.
    어머니와대화할수있는건정말축복입니다.
    따뜻한글잘읽고갑니다.   

  3. Elliot

    2011년 3월 30일 at 2:12 오전

    구여븐옴마^^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