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릿한 표정이래도 지어다오

절옆으로난산길초입에는언제나처럼불두화하얗게몽실몽실피어나있다.

절집기와를배경으로사진을몇장찍는다.

부처의머리와닮아서일까,

수정을못하는꽃이라서일까,

절주변에는거의다불두화무성하다..

아주옛날외갓집마당에도뭉게구름처럼피어올랐다.

우리는그때이꽃을밥티꽃밥태기꽃이라고불렀다.

보자,

조팝꽃이라고했단다산허리내려찍으며칡뿌리캘때어질어질어질머리꽃이밥으로보여조()밥꽃이라고했다아이야,그서러운조어법,조팝꽃발음할때는좀아릿한표정이래도지어다오저심심산천무덤가에고봉밥헛배만불러오는조팝꽃고봉밥고봉밥몇그릇팝꽃//조팝꽃//복효근

이팝꽃,며느리밥풀꽃,박태기꽃,

꽃의이름자에밥자가많다는것은

먹을것에대한갈함도되나

혹생명에대한외경을아름다운것에빗대어

부르는서정넘치는행위일지도모른다.

카메라를하늘쪽으로올려찍는사진은언제든별로이다.

특히나무사진찍기가갈수록어렵다는생각이든다.

먼데서그냥잡아찍으면보통의나무가되고

밑에서위로찍으면…….좀나은듯하나

본래나무와는어림도없는모습이다.

내게다가온나무는아름답고크고우아하지만

사진속으로들어온모습은평범해서

나무를바라보는마음과는달리

세번째나의눈카메라눈이그렇다는이야기로해석이된다.

급하게걷기시작한다.

벌써다섯시다.

아무리해길어진늦은봄이라지만

산을오르기에는늦은시간이다.

더군다나삼천사에서사모바위가는길은제법골이깊어쉬어두어진다.

언저리산행쪽에서등산을하기로결심한내심에는

아주치사한(?)사건이기록되어있다.

올봄나보다한참젊은여인네와한번강화고려산을갔다.

고려산진달래는진달래바다를일궈낸다.

강화백련사에차를대면가파른길을조금만올라가도

진달래바다가펼쳐진다.

나보담무려십여년이나젊은그녀

가파른그길을나보담더못오르는것이다.

오호,그것참,

속으로재미가나는데박범신은교처럼재미있더라는말이다.

그뒤교회에서마니산으로등산을갔는데

이번에는나보담십오년이나더젊은이가

등산뒷날다리가풀렸다며아파하는데

나는괜찮더라는것이다.

,이것은우디알랜의환상의그녀처럼흥미넘쳤다.

그래서나는결심했다.

이젠산을좀올라보자고,

물론그재미있는속으로더깊이들어가면

버티고있는것은다리시큰거리는것에대해걱정하는늙음이다.

그리고또내나이사십대만해도

산을못걸어도잘걸어도그게관심거리가아니었다..

오십대중반에걸치니

그게달라보이더라는것이다.

여름산은온통국수나무타령이다.

너무흔해서스쳐지나가기십상이지만

자세히들여다보면

오물고물사랑스럽기그지없는꽃이다.

나무꽃들거의그러하듯이피어나면하얗고

져가면누우런빛이돈다.

혹시산에서길을잃거들랑국수나무우거진곳으로나오시라.

장미과인데다섯장의작은꽃잎을눈여겨보면고개를주억거리게된다.

길가에즐겨피어서길을만들어주는꽃이기도하다.

여름의초입을밝혀주믄여름등롱같은꽃이다.

아카시아도한두송이보인다.

아직어린탓에그리고조금지대가높은탓에이제야몇송이피어난다.

가득피어나온산을물들이고온동네를물들이고

특히나초저녁무렵이면그위세가더욱강해져

사람의마음속을향기라는보이지않는칼날을들고

사정없이가슴을베며진군해들어오는

추억과기억을버무린지나가버린시간의실세이다.

사람다니지않는곳에누워자는사람

물론남자다.

사람도무섭고벌레도무섭고혼자서는산도무서워

에베레스트등반처럼나는못할일을

하고있는그사람이부러웠다.

그리고그리고

,여기어디쯤인데~~~~~~~하는순간

!마치요정감림하듯

털개회나무눈앞에현현하셨다.

자그마한바위위에수줍은듯

마치거지옷을입은암행어사처럼

세네송이꽃거느린채…..그리고조금떨어진곳에또한그루,

정향나무,미스킴라일락의전신,

향기를몇잔이고들이키다.

도대체공간지각력이라곤전무한이내정신

어디에꽃을기억하는회로있어세상에이산길에서

한번바라보았던꽃을찾아낸단말인가,

아위영대단하다!!!^^*

혼자막대단하게여기며칭찬할만큼

기뻤다.

가만조금더가면그바위취있었는데….

바위취라는이름의시원을무람없이연상하게하던…….

어떤절묘한플로리스트의손길보다더자연스러운흐름을견지하고있는

자태다.

벌써지고있는덜꿩나무의끝모습도조우한다.

힘들다.

어두워지는데그냥내려갈까,

오늘운동량은이것만으로도충분한데….

망설이고있는데

오메,저것이머시랑가,

나무아래웃자란잡초사이로하얀색꽃눈에딱띈다.

세상에,난생처음야생에서만나는민백미꽃이다.

수목원에서야보았지만북한산에서민백미꽃을만날줄이야,

딱세송이벗하여피어나있다.

거짓말처럼순식간에피곤이사라졌다.

그리고사모바위에다다랐다.

사모바위와비봉오월마지막날이었다.

4 Comments

  1. 해맑음이

    2011년 6월 3일 at 6:53 오전

    아시는꽃이정말많으시네요^^
    저는봐도봐도모르겠던데요.

    이팝나무(며느리밥풀꽃)…..글을보니
    예전에읽었던책박범신님의"비즈니스"에서
    우리시대슬픈자화상으로표상되었던주인공남녀가생각나네요.
    이팝나무의그설화도마음에아픔으로다가오구요.

    야생화에대한책을조금씩아껴가며요즘보고있어요.
    봐도봐도모르는것…
    그래도한번봤던야생화를책에서보니얼마나반갑던지…
    그야생화는아마평생잊혀지지않을듯하네요^^

    6월도길가오며가며눈에밝게해줄야생화천지겠죠.
    몰라서안타까울뿐~~^^
    그래도화사한날들이라서좋을것같아요^^   

  2. 푸나무

    2011년 6월 3일 at 6:59 오전

    도서관에가서도
    식물분야책은꼭둘러보거든요.
    우리동네도서관에는식물쪽책이그다지많질않아서
    아주전문적인책아니고는거의다보았어요.

    집에도도감종류로대여섯권있구요.
    그렇게봐도잘모르겠습디다.
    나무동정은더어렵구요.
    그리고이젠기억햇던꽃들도
    이름이잘안떠오르구요.

    해맑음이님도나와같은경험을하셨구나   

  3. equus

    2011년 6월 3일 at 7:19 오전

    꽃이름정말많이아시네요-대단한영!사진도잘찍고-카매라가좋은거있나?   

  4. 풀잎피리

    2011년 6월 3일 at 11:00 오전

    맛갈스런글재주가돋보입니다.
    앗~민백미꽃,얼마나좋으셨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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