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온 뒤 북한산 삼천골

오후에잠깐삼천골로나갔다.

세상에

계곡물이엄청나게불어있었다.

물은

양만큼질만큼소리도함께지니고있었다.

양만큼질만큼속도도빨랐다.

양만큼질만큼무섭기도했다.

세상만사에서무섬증을느끼게되면

그대이미늙은것이라는말을

오늘실감했다.

소리도

모습도

무서웠다.

바람에찢겨진나무들,

자연이자연스레가지치기를하는지도몰라,

사진은언제나그렇듯이

나처럼쫌스럽기그지없다.

아니카메라탓은할일이아니고,

언제나그렇듯,

작은것을아주정성들여찍을때면

가끔마음에들기도하는데

거대한것,커다란것,위풍당당한것은

지레주눅이들어있다.

사진들,

그래서주인을나타내는지도모르지,

사실차에서내려몇발자욱계곡속으로들어가서만난물은

지척이라고는믿을수없을만큼경이로웠다.

실제로는

이사진의한천배쯤만배쯤십만배쯤백만배쯤…..

경이로웠다.

사진바라보실때

꼭천만배이상을상상하시길…..,

진관사절문앞에서이세여성이막달리기를하며나왔다.

누군들그러하듯이얼굴을보게되고

음,셋다특이했다.

키크고겅중하고

걸음걸이와는다르게늙어보이고,

작고통통한…..

그리고다리를건너더니

셋다담배를피워대기시작했다.

그것도생김새와는다르게

아주멋있게,

그네들곁을지나오니정말담배연기가진했다.

음꼴값하는군,

이런이야기를속으로했는데

그것도여전히내인격의문제일까,

판단하는,

맨날숲에서배우는것이라고는

나무형님께가르침을구하는것이라고는

남을판단하지말지어다인데,

우리스승님께서도

니들보부터보랑께,

놈눈에티끌보지말고,하셨는데

아,이좋은날,

구름가득낀비온뒷날

그렇게나많은물소리와숲냄새를맡앗으면서도

왜이렇게변하지못하는거얏!

꽃은쉬땅나무다.

이름이좀거시기하지만

꽃만큼은나무꽃들중에최고로쳐도무방할지도모른다.

저평범한꽃이파리에서어디이런

새신부같은꽃이총상화서로피어나는지,

비온뒤생겨난삼천골의폭포와

쉬땅나무의경이로움을재줄수있는사람있다면

아마도그는천재일것이다.

쉬땅나무가

물을좋아한다지만

그래도내꿈중의하나가

나중에혹시주택에살게되면

담나무로이쉬땅나무를심는것이다.

8 Comments

  1. 나무와 달

    2011년 6월 27일 at 5:43 오후

    아름다운계곡입니다….

    여름철산으로캠핑가실땐,계곡근처에서텐트를치면안되지요…만약,비라도내리게되면,삽시간에계곡물이불어나거덩요.   

  2. 푸나무

    2011년 6월 27일 at 11:24 오후

    아이구파워불로거께서왕림을?^^*
    어데예,
    산엘오르려다가계곡물이불어나
    신발을벗든지
    아니면등산화를적시던지해야할대목에서돌아왔니더.
    둘다하기에는너무귀찮아서요.

    같이간사람에게
    와물소리도디게시끄럽다하니,
    시끄럽다는소음에게쓰는말이라고하더군요.^^*

       

  3. 데레사

    2011년 6월 27일 at 11:35 오후

    산속에서담배피우는사람들,북한산공기흐릴까봐걱정되네요.
    그러나그것으로그사람들이행복할수있다면그또한나쁘지는
    않는일이죠.

    북한산계곡에물이많아서좋네요.
    흐르는물만바라봐도뼛속까지시원해지는느낌입니다.   

  4. 4me

    2011년 6월 28일 at 9:32 오전

    푸나무님,북한산에이런비경이숨어있었군요.
    천배이상확대해서상상하기엔제능력이좀모자라지만
    그냥보기만해도가슴이서늘하도록좋아보입니다.
    저도너무큰것,너무좋은것,너무화려한것은무서워요.
    ㅎㅎ
    사진도접사를좋아하고먼거리풍경도좋지만
    내발바닥아래놓인작은흙먼지,자갈,모래의풍경을오래들여다보길더좋아하지요.
    이미지도,글도,음악도아주좋습니다.   

  5. 보리

    2011년 6월 28일 at 10:13 오후

    (개)쉬땅나무꽃정말이쁘죠.
    개화기가짧아많이아쉬워요.
    나중에심으실때자리넉넉하게마련해주세요.
    번식력이대단하답니다.
    다음주정도엔비원에서도활짝필것같습니다.

    계곡의물이사진으로보기에도시원합니다.
    모기만없다면저옆에눈감고앉아한참
    귀기울여보고싶네요.

    물흐르는깊은계곡이없는여기선참으로
    그리운풍경이지요.

       

  6. 푸나무

    2011년 6월 29일 at 12:46 오전

    데레사님
    사실그꼴값!이라는단어는좀그렇지요.
    저두쓰면서
    아휴~~~
    정도로순화할까.하다가
    에잇,하면서그냥써넣었습니다.

    가끔은그렇게
    글이지닌교묘함에반기를들고싶을때가…..^^*

    녜에,비온뒤의북한산계곡은
    정말심산유곡처럼여겨지더군요.

    고맙습니다.
       

  7. 푸나무

    2011년 6월 29일 at 12:49 오전

    동지를만났네요.
    아나이들어갈수록
    사람점점소심해지는건지
    무서운것들이점점많아져요.

    작은것들
    소소한것들
    속에서편안하고행복하구요.

       

  8. 푸나무

    2011년 6월 29일 at 12:52 오전

    보리님,
    그곳에도쉬땅나무있어요?
    맞아개쉬땅이던가?

    사람들이저꽃을잘모르는이유가
    피어나있는순간이아주짧아서일지도몰리요.
    한나무안에서도벌써지고있던걸요.
    비원의쉬땅나무기대만땅입니다.

    그리고모기는
    저두정말무서워하는놈이예요.
    그래서여름산에갈때는부리는모기약뿌리고가요.
    그곳에서조금눕거나노닥거리려면
    한방에설치되는모기장같은것,가지구가면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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