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들의 사원 타프롬에서

이즈음산을걷다가나무를바라보면

드물긴하지만실제로나무의시선이느껴질때가있다.

아마도나무를안아보았나요?’라는책을읽은뒤일것이다.

아무도없으면슬쩍만져보고안아보고…….

나무의시선은깊고웅숭하다.

가끔그눈초리가음험하게여겨질때도있다.

가령작은풀꽃나무들이아무자리나놓여지는대로

주어진삶에순응하며그저절박한심정으로살아간다면

나무는가지하나라도뻗기전깊이심사숙고할것같다.

판을재는눈빛이나무에게서읽혀진다고나할까,

어디를향하여나아가야하는가?어떤모습으로살아가야하는가?

사방을꿰뚫고응시한후에살짝가지를내어밀것이다.

나무의발걸음은무겁고진중할수밖에,

혹여길을잘못들었다가도다시휘어지고구부러지며

햇빛을향하여나아가는,

사람의눈이겨우두개라면나무의눈은수천수만개일지도모른다.

저수많은목피들이나무의눈일수도있다.

저수많은가지들도

저수많은이파리들은,꽃들은,열매들은,

설마눈이없다면저다지도섬세하게햇빛을찾아나설수있겠는가.

침묵한다하여/정말침묵일까?

움직이지못한다하여/정말움직이지않는것일까?

앙코르톰을지나타프롬사원가는길에가이더는여러번툼레이더촬영지라는말을했다.

옆에서누군가에게게임을영화로만들었다는말을듣고나서야

가장싫어하는장르이니알턱이있나,고개를끄덕였다.

타프롬사원은자야바르만7세가앙코르톰을만들기전에

모후의극락왕생을기리기위해세운불교사원이다.

사원의규모는앙코르유적지중가장크다고한다.

무엇보다복원을하지않았고

그래서가장먼저무너져내릴거라는데에가이더는액센트를두었다.

당시이사원을관리하기위해2,500명의성직자와12,000명의하급성직자가있었다고하니

과연그규모를선뜻짐작이나할수있을까?

타프롬사원에들어섰다.

그리고나무들을보았다.

사원이아니라……

아니사원이긴했는데

그곳은신을위한사원이아니라

나무들의사원이었다.

내가사랑하고내가관심있어하는

그리고하연모의정이깊어내마음대로연인도삼는나무,

타프롬사원의나무는

그렇게무람한

내가알던내가좋아하던내가사랑하던나무가아니었다.

나무의이름은스펑이라고했다.

Sperm정자라는뜻으로붙여진이름이라는데,정자가난자를찾아가는힘은

90분을100미터달리기하는모습으로뛰는힘이라고한다.

스펑은새의배설물에의해돌틈사이에서싹을틔운후살기위해

돌틈사이를기어뿌리를내리면서

점차저런모습으로되어갔을것이다.

주목나무도살아천년죽어천년이란말이있다.

사실나무를깊게들여다보면살아있는나무라하여온전히살아있지는않다.

나무학자들은나무의죽어있는부분을약팔구십퍼센트로본다.

나무가살아있는부분은죽은부분에비해현격할정도로작다는뜻이다.

그러나여전히나무는죽어있는부분을굳건하게지닌채살아간다.

울엄마사시던마당머리가는길에도커다란느티나무한그루있다.

그동네에는원래외갓집이있던동네라어렸을때도그나무곁을지나다니곤했는데

그나무주면에서면왠지조금쯤무섬증이들곤했다.

커다란구멍이뚫여있었는데아마그어두운구멍탓인지도모른다.

언젠가는그안에누군가가불을내서꺼멓게나무가탔다.

당연히모든사람들은나무의생명이끝났다고생각했다..

새순몇줄기몸에서내어내고조금씩많이내다가…..

지금은그늘많이드리운무성한나무가되었는데

그나무를설명하자치면뿌리바로위는커다란구멍이뻥뜷려서

사람하나충분히들어갈만하고

그리고뒤쪽으로는얇은거죽만남아있고그위로다시나무의

두툼한몸은시작된다.

사실나무는뿌리가뽑힌채땅위에나뒹글어도

나무가흙으로되기에는아주긴시간이필요하다.

죽음과삶의경계선이가장모호한존재가바로나무아닌가싶기도하다.

그러한나무니

나무의생애를

감히사람이만든건축물에비할바있으랴만,

저렇게위협적으로

저렇게무자비한모습으로

저렇게우아하고도도한승병처럼

마치거대한뱀처럼

마치무한한신이라도되듯

하늘을향하여거침없이솟아오르고땅의건물을뿌리로삼키며

이제는오히려그뿌리의힘으로사람이만든건물을지탱해주고있으니,

인간의역사와문화를조롱하는듯여겨지기조차한다.

네삶이란무엇이니?내게묻고

내삶은이것이다.선언하는,

아랫글은시크릿가든의보리님블로그에서읽은글을발췌략했다.)

<핀랜드의이스턴대학팀은자작나무숲에여러대의저속카메라를설치해서

늦가을부터이듬해봄까지알을까고나오는유충의세계를촬영했다.

놀랍게도자작나무에있던유충들이가까이있던산철쭉나무가

내보낸가스로집단사망하는장면이있었다.

곤충은자신들의씨를보호하기위해땅에다알을낳지만

먹이를위해나무의가지에알을낳기도한다.

봄에피어나는새싹이유충의먹이로는안성마춤이기때문이다.

산철쭉은가지가가늘어유충이없는데왜가스를만들어내보낸것일까?

과학자들은추론한다.

자작나무가자신의가지에있는유충이부담스러워

독개스를만들수있는산철쭉에게도움을청했을것이라고…..>

나무,

나무의사원에서는그저침묵해야하리..

통곡의방,소리는울리지않는데가슴을치면울리는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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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綠園

    2011년 7월 5일 at 12:22 오전

    바위틈이나돌같이단단한땅을뚫고뻗어나가는
    나무의뿌리를볼때마다감탄하며
    저힘이어디에서나오나의문을갔습니다.
    그러나나무의생명을위한뿌리의투쟁은눈물겹겠지요.
    나무들의80~90퍼센트는죽어있다는것정말인가요?
       

  2. 푸나무

    2011년 7월 5일 at 1:29 오전

    식물에관한책을하두이것저것잡다하게많이읽어서
    어떤책인가는기억이없지만
    살아있는나무들이
    그렇게나많이죽어있는부분과함께한다는것이
    제게도참생경한지식이었어요..

    꽃과나무를좋아하시는녹원님이시라
    좀놀라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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